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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평점 :
-20250701 이정모.
생각보다 멸종과 고생물에 진심이었다. 독서목록도 제법 되고, 모아 놓은 생명-진화 시리즈 책들도 좀 있고, 수능 생명과학1+지구과학1 선택자였답니다…두 번 다 망했지만요...흑흑
이전의 독서 목록 일부.
-대멸종 연대기
https://m.blog.naver.com/natf/221810890702
-지구의 짧은 역사
https://m.blog.naver.com/natf/222619260759
-생명의 도약
https://m.blog.naver.com/natf/222630777184
-동글동글 귀여운 고생물 도감
https://m.blog.naver.com/natf/223206864921
-이유가 있어서 멸종했습니다
https://m.blog.naver.com/natf/221572824692
빅 히스토리, 인류의 기원, 이기적 유전자, 사피엔스 뭐 이런 옛날 이야기 과학책, 인류학책까지 가져다 대면 끝도 없고… 그런데도 한 번 더 비슷한 주제를 읽기로 했다. 미리보기를 보니 일인칭 멸종자 시점으로 서술된 게 어린이들 읽기 좋아 보여서, 일단 사다가 큰어린이를 읽혔다.(반응은 시큰둥) 그러고나서 나도 소설을 읽으려다가 소설 좋은데 무서워 병 재발로, 회피스킬, 또다시 교양과학책으로 손을 뻗다보니 제법 신간이 새치기를 했구만… (묵힌 과학책 꽤 많아요 아직도…수십 권 이상임 백 권 대일수도...)
멸종된 생물 관점에서 서술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인간이 쓴 거니까 이래저래 인간 중심적일 수 밖에 없다. 그걸 내가 뭐라고 할 걸 미리 예상한 것인지, 인간 중심도 필요해! 라고 서두에서 먼저 방어한다. 하긴, 말대로 인간 아니었으면 지구에 대한 지식을 연구하지 못했을 것이고, 이런 책들도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멸종과 고생물에 관한 이야기는 ‘대멸종 연대기’에서 엄청 자세하게 본 뒤라서 이 책은 그것 보다는 좀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거꾸로 읽는-이었지만 사실 연대기 순은 아니고 이 시대 갔다 저 시대 갔다, 한다. 대부분의 지구 역사 책들이 결론은 기후 위기로 향한다. 7월 첫날 되자마자 햇살이 칼 같이 지르고 많이 덥긴 했다. 직장도 집도 에어컨을 돌린다. 여기가 시원해진 만큼 어디는 또 더 더워지겠지…
닉 레인 아저씨 책 ‘생명의 도약’ 겨우 한 권 보고는 ‘미토콘드리아’, ‘산소’, ‘트랜스포머’ 다 쟁여만 놨는데 이 책 읽다보니 아...저자 선생님께서도 그 내용 미리 스포?소개해주시는 구나...하고 참고 목록 보니 역시나 먼저 읽고 맛보기로 전해주셨다. 나의 생명+진화 콜렉션도 이번 여름에는 조금이나마 읽어야 하는데… 어린이들 오세아니아 가르칠 때 보충 자료에 월리스 나와서 ‘저 사람, 다윈과 동시대에 진화론 발전시킨 사람인데, 나 저 사람이 쓴 말레이제도 사 놨어, 그런데 안 읽음…’ 하면서 조금 부끄러웠다.
이미 사라진 생물 관점에서 인간의 말로 인간이 알아낸 자연사, 지구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건 조금 귀여운 부분도 있지만, 반복되다 보니 후반부 가면 조금 지루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스 비극처럼 달과 바다의 대화로 연극적으로 대미를 비장하게 장식하는데, 여긴 새로운 형식이군, (사실 앞부분 다른 파트에서 할아버지와 손자 등장시켜 이미 써 먹은 대화체) 하면서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인도영화 마지막에 춤추고 노래하며 끝내는 것처럼 식상했다잉…
우리 종족의 멸종을 말하는데 이렇게 가볍게 말하면 좀 죄인 같지만 그래도 매번 멸종 선배들이 호통치고 교훈주고 니들 똑바로 살아라, 하는 걸 계속 듣는 게 마냥 재미있을 수는 없었다.
+밑줄 긋기
-인간 중심의 사고도 필요합니다. 본 것에 대해 생각하고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는 생명체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뿐이니까요. 우리가 없었다면 자연사도 없었을 겁니다.
물론 인간 없는 지구를 상상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인간이 지구에 미친 영향을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주니까요. (7)
-인간으로의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뇌의 변화라기보다는 노동이며, 노동은 직립보행의 결과 손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똑바로 선 인간은 자유를 얻었고, 자유를 얻은 인간은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은 다시 인간의 진화를 촉진해 마침내 ‘슬기 인간’으로 발전시켰다. (32, 노동으로부터 해방을 꿈꾸는 조잡한 인간에게 인간 진화의 핵심을 노동이라고 말해주는 건 좀 덜 반가운 일이었다.)
-여러분은 이때 “지구를 구하자!”라고 외쳤습니다. 저를 걱정해 주시는 마음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외침에는 가슴 아픈 아이러니가 숨어 있습니다. 구원이 필요한 대상은 제가 아닙니다. (114, 궁서체로 쓴, 지구가 친애하는 인류에게 쓴 편지 중)
+과학책 콜렉션의 일부...저 중에 겨우 한 권 읽음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아노말로카리스
+매년 이맘때쯤 다가오는 호구 인증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