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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정신입니다 - 마메의 정신없는 날들
마메 지음, 권남희 옮김 / 사계절 / 2021년 4월
평점 :
-20230722 마메.
이 책은 다른 중고책들 사다가 싸게 팔길래 집어왔다. 싼 이유는 위에 출판사 드림 도장이 찍혀 있어서… 창조경제! 그래도 양심적인 판매자라 정가의 46퍼센트 밖에 받지 않았다. 책을 넘기면 자꾸 녹차? 우롱차? 뭔 그런 차 냄새 같은 향이 났다. 엘리자베스 아덴 그린티 뭐 그런거라도 서비스로 뿌려준 것인가?!?! 궁금한 마음에 같이 산 나머지 세 권도 책장을 휘리릭 해 보니 같은 향이 났다. 와 이런 디테일… 책 자체도 엄청 깨끗하게 거의 새 책처럼 보고서 향 관리 까지 하는 이전 책 주인...나는 왜 이런 사람들이 궁금한지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메는 일본인 여성이고, 40대에 아이들을 혼자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냥 표지 그림 보면 범상치 않고, 실제로 그림체가 다 한다. 아즈망가 대왕처럼 네컷 세로로 이어지는 짧은 일상만화인데, 만화 속에서 직업이 여러 차례 바뀐다. 꽃집, 도시락 공장, 여기저기 외근도 가고, 뭔가 먹고 살기 위해 분투하는 장면 같은데 그런 분투는 많이 안 나오고 궁상도 안 떨고 그냥 일하면서 만난 웃긴 아줌마들(원제가 아줌마의 나날, 오바상 데이즈), 자기 친구들, 전남친, 가족들 가끔, 이렇게 깨알같이 그려놨다. 엄청 웃기거나 재밌는 건 아닌데 그냥 표정을 이렇게나 잘 살리다니… 선 찍찍 그어서 저렇게 살아 있는 사람 같이 그리는 것도 재주다 싶었다. 마메는 아이돌 좋아해서 콘서트도 가고 덕질도 하는데, 옮긴이가 마메가 BTS팬이라서 sns도 하게 되고 뭐 그렇다고 부연설명을 해 주었다. 동료 선생님 중에도 BTS좋아하고 그런 덕질하는 마음에 관한 시를 써가지고 독서 모임 중에 읽다가 울먹인 분이 있다고, 나는 그 자리에 없었는데 그 독서 모임 갔던 다른 선생님이 (대체 왜 ㅋㅋㅋ) 시 읽어보라고 메신저로 뿌려줘서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아이돌이든, 정치인이든, 예수님이든, 멀리 떨어진 인격 있는 대상을 좋아하는 마음은 다 비슷한 형태의 사랑인 것 같은데, 나는 별로 가져보지 못한 마음이라 그거 보고 있으면 그저 신기하다. 중1, 중2 이쯤에 패닉의 이적을 아주 좋아하긴 했었는데, 대학 때 수요예술무대 녹화를 교내에서 하러 왔는데 이적이 내가 버린 건~ 하면서 삑사리 내고서 아...다시 갈게요, 하고 재녹화 하는 거 보고 짜게 식었다. ㅋㅋㅋㅋㅋㅋㅋ 마침 좋아하던 선배오빠가 내가 어릴 때 제일 좋아하던 패닉의 단도직입, 이라는 노래를 아 난, 그 노래 제일 싫어해, 해가지고 또 굳이 싫어하게 된 거 같기도 하다. ㅋㅋㅋㅋ 뭐 그 오빠 노래 계속 하는 동안 공연 가거나 유튜브 보면서 곁의 사람이랑 얘가 노래가 느네 안 느네, 요즘엔 많이 늘었네, 뭐 연극을 한다고? 이러고 결국 예전의 사랑했던 아이돌들은 그냥 다 안주거리가 되고 말지만… 그래도 꾸준히 그리고 쓰고 만들고 연주하고 그거는 참 그거대로 대단한 일이 아닌가 싶다. 힘들게 만들어 놓은 거 휙휙 보고 듣고 나처럼 좋네 별로네 야부리 터는 건 일도 아니지… 창작자들 앞에 공손해 집시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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