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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평점 :
-20211213 전하영 김멜라 김지연 김혜진 박서련 서이제 한정현.
2017년 처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은 이후 2016년도 작품집으로도 잠시 거슬러가고 그렇게 6권째 또 읽었다. 올해는 혹평이 많아 구매를 참았더니 연말에 전자도서관에 올라와서 읽어 보았다.
그 4년 가까이 습작을 하다 올해는 단 한 편도 쓰지 못했다. 끼적끼적 조금 하다가 접은 글이 여러 편 되었다. 그냥 읽다가, 독후감 쓰다가, 가을부터는 뭔 바람인가 수학을 푼다. 교과서를 풀다가 이비에스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피디에프를 받아서 수능특강을 풀다, 오늘은 한 달 조금 못 되어 수능특강 수학2를 완강하고 이게 뭐라고 신났다. 아직 어려운 문제는 한 번에 풀지를 못하고 선택과목 미적분이 남아 있는데 하여간에 내년에는 기필코 이과생으로 거듭나겠다!!
소설에 인색한 한 달을 보내다 이달에는 어쩌다보니 다시 소설을 읽고 있었다. 이과생 한다더니 사실은 수학이랑 과학이 지겨웠는지…어느새 소설 읽고 있어…
나는 소설을 사랑하는데, 그래서 열심히 소설 쓰는 작가들도 좋은데. 올해 젊은작가상은 그닥 잘쓴 작가도 눈에 띄지 않고 재미도 없고 소재도 정체된 느낌이고 작가 한 명도 건지지 못한 기분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더더더더더더 잘 써줬으면 하는 욕심. 바람. 기대와 실망.
전하영-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문학동네』 2020년 가을호
소설보다에서 이 소설 읽고 괜찮다 했는데 지난 주 토요일 새벽같이 건강검진 간 길에 대기하는 틈틈이 두 번째 읽었다. 아, 그때 좋다 했던 거 같긴 했는데 이런 소설이었나? 싶게 새로워서 이렇게 새까맣게 까먹을 거 뭘 그렇게 읽나 싶기도 했다. 하여간에 대상작 답게 그나마 잘썼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상은이 언니가 너무 일찍 철들어서 부른 노래를 젊은 날엔 뜻도 모르고 불렀다. 그런 기분이 자꾸 드는 소설이었다.
김멜라-나뭇잎이 마르고…… 『문학동네』 2020년 겨울호
오…읽은지 좀 되었다고 벌써 기억 안 나…아, 앙헬과 체. 주인공들 지칭이 특이하고 장애 가진 주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이었다. 다양한 인물을 다루는 건 좋은 일이고 용감하고 과감한 일이기도 한데 늘 어렵다. 당사자성, 도구화의 위험, 납짝하고 전형적이기 쉬운 인물 묘사, 읽는 이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읽을 준비가 되었나. 읽고도 말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소재들.
김지연-사랑하는 일…… 『언니밖에 없네』, 큐큐, 2020
이 소설 덕에 이번 수상집이 기사화 되고 미친놈들이 댓글 테러도 많이 하고 그랬던데 덕분에 읽기 오래도록 미루기도 했는데. 하여간에 더 잘 썼으면 좋겠다. 82년생 김지영 읽었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다. 유쾌하게 쓰려고 애쓴 거 같은데 나는 유쾌하게 못 읽겠더라.
김혜진-목화맨션…… 『에픽』 2020년 10/11/12월호
공간에 관한, 거기에 두고온 잃어버린 마음들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순미나 만옥 모두 아주 착한 사람들 같다. 이 소설 좋았다.
박서련-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자음과모음』 2020년 가을호
지난 달 읽은 호르몬이 그랬어에 실린 소설보다는 나중에 쓴 거라 훨씬 나아졌고, 엄마를 욕으로 쓰는 무리들에 늘 둘러싸여 쌤 아오가헤 알아요? 박카스 알아요? 이딴 토나오는 성희롱이나 당하고 사는 환경이라 게임에 관한 소설이 더 관심이 가고 잘 읽혔다. 한때 게임 열심히 했지만 롤이나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처럼 요즘 가장 잘나가는 게임 나온 무렵부터 도태되기 시작해서 이제는 게임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려서… 엄마 캐릭터가 희화화 된 건지 연민을 가지고 보라는 건지 나랑은 역할 수행이 영 다른 인물이라 다른 엄마들은 다 저런데 나만 계모 뺨치게 엉망진창 육아인가 싶기도 하고 혼란스러웠다. 그나마 재미있는데 또 엄마 캐릭터나 아들 캐릭터나 너무 전형적이어서 아쉬움도 많았다.
서이제- 0%를 향하여…… 『악스트』 2020년 1/2월호
영화 하다 잘 안 된 사람들 중에 소설쓰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아, 전하영 소설가 검색하다 보니 이 분도 영화제 프로그래머 했던 기사를 찾아내서…봉곤이도 그랬고 상영이도 그랬지. 둘다 소설에서 영화 이야기 많이 나왔지. 이 소설은 아예 통으로 영화 이야기이다. 소설느낌 보다 뭔 씨네 잡지 실을 칼럼 기획 영화 에세이 이런 느낌인데…표제작으로 소설집도 냈던데… 나도 영화 좋아했었는데 올해는 애들 문화체험의 날 옆에서 ‘하늘을 걷는 남자’ 꼽사리로 본 거 외에는 혼자서는 진짜 한 편도 제대로 본 게 없다. 이터널 선샤인 본 게 작년인가…어쩌다 이런 삶이 되었나…
한정현-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 『문학동네』 2020년 봄호(『소녀 연예인 이보나』, 민음사, 2020)
무슨 이야기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너무 미어터지고 매끄럽지 않았다. 수성 같은 인물 특히나 너무 작위적이고. 퀴어에 관한 소설이 이 책에만 최소 셋. 사랑의 지평은 넓고 거기에 관한 이야기가 점점 더 넓어져야 하는 건 맞지만 역시나 좀 더 잘 써 달라고…잘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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