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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산만언니 지음 / 푸른숲 / 2021년 6월
평점 :
-20210802 산만언니.
그 여름의 백화점 붕괴 사고 소식은 텔레비전 뉴스와 신문 기사를 통해 끝없이 그곳과 떨어져 있던 내게도 전해졌다. 사고 후 잔해 밑에 갇혀 있다 구조된 언니 오빠들 소식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제목만 보고 막연한 궁금함에 이 책을 사서 읽었다. 저자가 겪은 힘든 삶과 고통과 이후로도 끊이지 않은 참사 희생자와 생존자들에게도 애도와 안타까운 마음을 느낀다. 모두가 그간 겪은 힘든 감정들 신체적 정신적 고통 조금이나마 덜어지고 앞으로는 나은 삶을 살길 진심 기원한다.
그렇지만 책으로 읽는 기분은 복잡했다. 딴지일보 연재분이나 블로그 연재로 이 글들을 마주했다면 그 허심탄회함이나 구어체 같은 표현이나 ‘사실, 참고로’, 하는 군더더기에 조금 더 관대했을 것 같은데, 간간히 직접 겪은 사람 아니면 쓸 수 없을 참신한 표현이나 비유가 와닿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문장이나 책 구성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이건 책을 처음 내는 저자 보다는 출판사가 더 다듬어 줬더라면 하는 마음이다. 힘든 일 겪은 사람의 토로를 보면서도 문장 타령하는 나새끼가 싫기도 하고.
이런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충분히 공감할 준비가 되었는지 돌아본 뒤 읽는 게 우선일 것 같다. 지금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읽는 내내 나는 이 글을 왜 읽는가, 자주 묻게 되었다. 나의 부족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