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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아스무까에스 톨리마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제법 긴 휴가 중이다. 아침에 드립커피 내릴 여유가 생겨서 캡슐 커피 머신은 거의 놀고 있다. 솔직히 머신으로 룽고 뽑아 먹으면 맛이 없다. 특히 스타벅스 캡슐은 커피를 먹는 건지 담뱃재 우린 물을 먹는 건지 모를 탄맛이 난다. 네스프레소 오리지널 캡슐은 맛이 여러가지라 처음에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싶었는데 자꾸 먹다보니 그게 그거 같다. 그나마 에스프레소로 먹거나 데운 우유에 샷 넣어서 라떼로 먹을 때는 먹을 만 하다. 호환 캡슐 중 일리 커피가 있는 걸 알고 해외직구로 에스프레소/룽고/디카페인 에스프레소 세 종류를 60캡슐 샀는데, 신세계였다. 혹시 머신 구매 고민하시는 분은 네스프레소 말고 일리 머신을 사십시오... 커피 꼬꼬마라 뭘 몰라서 제일 조그맣고 싼 기계 사고 회한의 읍소 중...
알라딘커피 상품평에 캡슐 커피 타령해서 죄송합니다. 이것은 원두를 팔기 위한 빌드업이었습니다. 지난 달은 신제품 출시를 쉬어가던 알라딘에 새 원두가 나왔다. 콜롬비아 커피는 워낙 수입 많이 하니까, 인스턴트 커피 원료도 대부분 이 동네 것이고 제일 무난하게 여기저기서 먹을 수 있는 커피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신제품이잖아...그리고 새해 첫날 10만원 넘게 알라딘 질러버리고 이달엔 더는 책 안 살 거야!!!하고 있는데 알라딘느님께서 오랜만에 리뷰 적립금을 하사해서 큰꼬맹님 중고책 네 권, 작은꼬맹님 스티커북 두 권, 그리고 내 커피 한 봉다리를 샀다.(봐봐 내 책은 안 샀어...)
벌써 재작년이네. 이웃님 한 분이 서재 뜸하시다가 낙동강 근처에서 커피 농사 짓는 글을 올리셔서 아니, 요즘 뭐 하신다더니 이런 일이! 하다가 픽션인 걸 알고 머쓱했던 적이 있다. (무슨 다단계 같은 외국인한테 사기 당해서 졸지에 커피 키우는 이야기였던 듯...) 인간은 자기 앉은 자리가 제일 편한 줄 모르고 다른 삶을 넘보길 좋아하는 존재이다 보니, 눈 안 내리고 일년 내내 따뜻한 나라에서 커피 열매 따다 씻고 말리고 까불리며 살면 어떨까, 하는 망상에 젖어들었다. 겉모습이 있고 손에 잡히고 심지어 먹을 수 있는 데다 잠과 피로를 잊고 노동이든 여흥이든 힘내서 할 수 있게 돕는 마법의 약, 커피를 만드는 삶이라니! 육체 노동의 고단함에 절어보지 못한 먹물 새끼의 허영심인 걸 이내 깨닫고 하던 일이나 잘하기로 다짐했다...
아스무까에스는 콜롬비아 톨리마 지역의 커피 조합 중 한 군데라고 한다. 회원 모두가 여성이라는데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정말 생활력 강해 보이는 언니들이 단체샷을 올려 놓았다. https://asocafeterosurtolima.wixsite.com/asocafe21/asmucaes
톨리마에는 아스무까에스 말고도 많은 커피 농장이 있는 모양이다. 콜롬비아 자체가 커피로 먹고 사는 나라라니까. 물론 같은 나라 안에서도 정글 곳곳에 숨어 코카인 재배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도 꽤 많은 걸 보면 같은 중독자를 양산하는 농업이라도 커피 농가는 제법 생산적인데다 양심적이다.
꼬맹쓰들 책이 먼저 오고, 오후에 커피 봉다리가 따로 도착해서 한 숟갈 내려 보았다. 적당히 달달하고 약한 산미가 있는 무난하고 신선한 커피였다. 아직 12월에 산 부룬디 뭉카제도 다 못 마셔서 번갈아가며 마셔야겠다. 쟁여놓은 캡슐이랑 콜드브루랑 믹스커피랑 아주 커피 부자인데 하루에 두 세 잔 이상은 마시지 않으니 제법 오래 먹겠다. 다음 달에 새 원두 안 나오면 알라딘 디카페인 콜드브루 도전해봐야지.
맑은 정신으로 책을 읽...는 대신 큰꼬맹이가 졸라서 슈퍼마리오 오디세이 하러 가야겠다...마신 커피가 아깝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