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누이
싱고 지음 / 창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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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30 싱고.
볕이 잘 드는 천장이 높고 커다란 도서관에서
이 책 정말 좋아. 했지.
시 읽어주는 누이야? 했더니 넌 못 알아 들었지.
나는 또 하나 집에 모셔 읽었다.
글도 그림도 좋고 실려 있는 시들도 다 좋았다.
마주 보고 정말 좋았어. 하고 싶지만.

—————
차심이라는 말 있지
찻잔을 닦지 않아 물이끼가 끼었나 했더니
차심으로 찻잔을 길들이는 거라 했지
가마 속에서 흙과 유약이 다툴 때 그릇에 잔금이 생겨요
뜨거운 찻물이 금 속을 파고들어가
그릇 색이 점점 바뀌는 겁니다
차심 박힌 그릇의 금은 병균도 막아주고
그릇을 더 단단하게 조여준다고......
불가마 속의 고통을 다스리는 차심,
그게 차의 마음이라는 말처럼 들렸지
수백년 동안 대를 이은 잔에선
차심만 우려도 차맛이 난다는데
갈라진 너와 나 사이에도 그런 빛깔을 우릴 수 있다면
아픈 금 속으로 찻물을 내리면서
금마저 몸의 일부인 양
(손택수 ‘차심’ 전문)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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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07-31 2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걸 마흔 넘기면 확실히 깨닫게 되는데_ 음 근데 저는 타인들한테 관심 많은 거 같은데?

반유행열반인 2020-08-01 02:4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막 서로 스토킹하고... ㅋㅋㅋㅋ

북깨비 2020-08-01 09:11   좋아요 1 | URL
오. 확실히 저도 마흔 넘고 깨달음이 온 것 같아요! 그래도 남들은 뭐 읽나~ 에는 아직도 엄청난 관심이 쏟고 있습니다만.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08-01 09:50   좋아요 1 | URL
마흔 넘어 본 다음 정말인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ㅋㅋㅋ저도 관심 많아서 ㅋㅋㅋ

수이 2020-08-01 10:24   좋아요 2 | URL
북꺠비 / 남들이 뭐 읽나 이거에 관심 있는 건 북깨비님이 북깨비님이셔서 그런 것도 있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싶어요. 전 마흔 전에는 정말 세상에서 나 혼자 잘난 척 살았는데 그게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인지 알고 (물론 사업을 말아먹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ㅋㅋ) 한층 겸손해졌어요. 그래도 가끔 재수없이 군다고 절친들은 그러지만 -_-

수이 2020-08-01 10:26   좋아요 1 | URL
반유열 /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한번 바닥에 닿고 다시 치고 올라올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시 치고 올라오지 못해서 영영 괴로워하다 이 세상 뜬 선배님들도 많아서 생각하면 괴롭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