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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지음 / 웨일북 / 2019년 8월
평점 :
-20200628 오후. 2/3쯤 읽다 포기.
같은 작가의 마약 책이 되게 궁금했다. 살까 말까 망설이다 전자책 도서관 입고되라! 하고 기다렸는데 안 되어서 동네 도서관에 상호대차 신청하니 코로나 휴관이 장기화 되어 못 읽었다. 뭔가 궁금한데 닿지 않으면 더 갈망하게 되는 법. 대신 작가의 두 번째 책인 이 책이 전자 도서관 들어왔다. 오오, 농담이래. 과학이래. 과학교양서 좋아하는 빡대가리 문돌이는 주섬주섬. 게다가 표지에 이 멍멍이 왠지 라이카 같은데.
질소비료, 도량형 통일, 플라스틱, 성전환, 우주개발, 빅데이터, 날씨, 해킹, 유전자-이 책이 다룬 주제이다.
빅데이터까지 꾸역거리고 읽다가 결국 1/3쯤 남은 즈음 이 책을 포기했다.
제목만 보면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데, 작가 또한 서문에서부터 재미있게 쓰겠다고 호언장담 했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가 없었다. 농담이라고 재치 부리며 던지는 말의 개그코드가 하나도 나와 맞지 않았다. 자신의 피씨함을 옹호하듯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하면서도 결국 하고야 마는 웃기지도 않은데다 거지같은 드립이 많았다. 그리고 다짜고짜 사례로 섹드립을 많이 치는데- 독자 머릿 속에 섹스만 들어있다고 단언해버리거나 조루타령하며 자기비하인듯 아닌 듯한 개그 하거나. 무엇보다 정보량자체가 그닥 많지도 않은데 분량 자체가 늘어지고 그러다보면 핵심도 못 짚겠고. 저자가 과학 기술과 연구자의 태도와 그 파급에 대해 나름의 관점을 가지는 점은 다 동의할 수 없더라도 좋은 부분이지만, 그런 자기 주장을 전달하는 방식이 뭐랄까 되게 구리게 느껴졌다. 책을 준비한다고 방대한 분량을 조사하고 공부한 건 알겠는데 그걸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중구난방 나열한 느낌도 아주 많이 들었다. 이게 무슨무슨위키나 인터넷 커뮤니티 흥미로운 썰, 같은 게 아니라 출판물인 만큼 독자의 소중한 시간과 참고 읽어줄 인내심까지 고려해서 적절한 취사선택과 편집이 있어야 했을 것 같다. 더구나 전자책 발간하면서 인심 쓴 건지 후한 건지 뒤에 추가 챕터를 덧붙였는데...날씨부터 추가 챕터는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물리고 질리고 정이 떨어져 버렸어.
나의 부족함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흥미진진하고 유머넘치고 재미있는 책일 수도 있지. 나에게는 아니었다네. 참고 마음을 다잡으며 몇 번을 다시 읽으려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했다네. 앞으로는 제목에서 엄청 재미있는 척 하는 책은 믿고 거르기로 했다네. 마약 책도 굳이 안 읽어도 될 것 같다네.
죄송합니다. 이런 못난 독자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