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올리버 색스 지음, 김한영 옮김 / 알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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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 -20170804
최낙언 감각 환각 착각을 보며 이 책이 많이 언급되서 보고 싶었다. 그 전에 훨씬 이전에 나온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도 읽긴 했지만 이게 2012년의 비교적 근작이어서...
시각 환시의 대표 사례인 샤를 보네 증후군, 감각 박탈 후 겪는 환각, 흔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후각 환각, 환청(정신분열증과는 구분되는), 파킨슨증 환자의 지각 오인, 변성 상태-로 적어 놓고 실제로 자신의 약물 중독 체험담, 엘에스디, 암페타민, 이것저것 골고루 의존하다가 느낀 환각 무용담(나는 사실 지적으로 뇌과학적 신경학적으로 호기심이 넘쳤을 뿐이야, 글쓰기의 재미를 환각상태에서 어떤 책을 감명 깊게 읽고 그가 글 쓴 맥락을 따라가다 느끼고 나서는 암페타민 끊었어 ㅋㅋ라는 엄청난 합리화와 자기방어가 돋보인다.), 편두통 전조로서 나타나는 무늬, 신성한 질환 같이 환각을 수반하는 간질 발작, 반쪽 시야 환각, 섬망(헛소리를 하는 사람들 로 되어 있는데 님포매니악에서 주인공 아버지의 임종 직전 모습이 딱 섬망에 대해 엄청 생생하게 그렸달까..), 잠들락 말락 깰락 말락 할 때 느끼는 입면, 출면 환각, 갑자기 잠들어버리는 기면증이나 가위눌리는 것 같은 수면마비(렘수면 상태에서 갑자기 깨면 나타난다 함), 슬픔으로 나타나는 유령 환각, 임사 체험이나 유체이탈 같은 도플갱어 환각, 전에 어느 수업이지 약과 건강인가 거기에서 엄청 인상 깊게 다룬 유령통증, 여기서는 환상지라고 하는 감각..(환상지가 오히려 의수 의족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다양한 감각과 감각의 오인, 뇌의 작용 또는 역작용으로 인한 독특한 체험들을 다수 소개하고 있다. 참 재미있는 작가이다. 한편으로는 환각이 미술, 음악, 문학, 영화에서 엄청나게 많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예술의 근원이 우리의 뇌가 맛이 간 것을 보고 느끼는 이상함, 황홀감, 아름답다고 느끼는 마음이라고 하면 뭔가 허탈하기도 하지만 나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들도 재미있는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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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0-03-07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끝.˝을 보고 굉장한 안정감을 느끼는 스스로를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제가 요즘 쓰고 있는 글의 95퍼센트가 저렇게 끝납니다. 스페이스 두 칸 땅땅 그리고 ˝끝.˝

반유행열반인 2020-03-08 05:03   좋아요 0 | URL
공문식 글쓰기 ㅋㅋ이 년 전 글 복붙으로 마니아 포인트 올리는 얍싸비에요 ㅎㅎㅎ

무식쟁이 2020-03-18 21:54   좋아요 1 | URL
끝 뒤에 있는 저 점.
아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반유행열반인 2020-03-18 22:22   좋아요 0 | URL
ㅋㅋㅋ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