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도 차별이 되나요? - ‘나는 괜찮다’고 여겼던 당신을 위한 인권사회학
구정우 지음 / 북스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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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1 구정우.

3월에 내가 고민하고 어린 친구들과 이야기 나눠야 할 주제는 인권이다.
사회학자인 저자가 최근의 인권 이슈와 논쟁점을 11가지 주제로 골라 모아 정리해주었다.
책 첫머리에 저자가 개발한 인권감수성 테스트가 소개된다.
https://skku.asia.qualtrics.com/jfe/form/SV_3KOhsiwuah9fXc9?Q_JFE=qdg
테스트에서 묻는 특정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지가 전체적인 인권감수성 점수나 다른 질문의 답변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나는 무려 94퍼센트가 나왔다. ㅋㅋ그렇다고 내가 인권감수성이 엄청 높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인권에 대한 책 몇 권 읽고 당위적인 걸 가르치다보니 내 생각이나 가치관과 상관 없이 어떻게 답변하면 점수가 높게 나오는지 알기 때문에 나온 결과일 것이다.
책에서 다룬 주제들에 평소에 관심이 많았다. 난민, 재소자, 양심적 병역거부, 페미니즘과 미투와 성인지 감수성, 동성결혼, 표현의 자유와 혐오표현, 장애인, 공정한 채용과 스펙쌓기, 노동조합권, 일터괴롭힘.
전부 뜨겁게 논쟁하고 대립하면서도 이게 답이다! 라고 쉽게 짚기 어려운 권리 충돌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인권이라고 하면 어떤 당위와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사회구성원 간에 끝없이 논의하고 옳은 방향을 향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서술도 반드시 이래야 한다-보다는 한 쪽에서 펼치는 주장과 근거를 제시한 뒤 반대쪽 의견은 또 어떠한지 보여주며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물론 읽다보면 저자가 어떤 관점을 지지하는지 뚜렷하게 보이는 주제도 있긴 하다.
인권이 무엇인지 누구도 떠먹여 줄 수 없다. 다른 의견들을 끝없이 들어보고 생각해보는 것이 나와 내 주변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지, 보장 받기 위해 어떻게 주장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거기에 맞서는 이들에게는 어떤 근거를 들이댈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민감한 부분이 많지만 인권에 대해 가르치고 배울 때 논쟁해 볼 만한 최신의, 다양한 주제가 잘 제시되어 있었다. 세부적인 주제에 대한 다른 책을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효과도 있었다. 다만 이 책은 각 주제에 관한 참고도서를 많이 소개해주지는 않는다.

시대가 바뀌고 이 책에서 논쟁이 되던 것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인권으로 보장받는 날이 온다면, 참 좋겠다. 그 때는 개정증보판으로 새로 등장한 인권 이슈를 다루게 되겠지. AI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할 것인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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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0-03-01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도서관에서 지나다닐때마다 어쩐지 계속 눈에 밟혀서, 꼭 한 번은 읽어봐야지 하고 있었거든요.
반님 눈에 먼저 들었네요.

반유행열반인 2020-03-02 11:19   좋아요 0 | URL
syo님이면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지 않으실까요. 내용 자체는 어려운 게 없어서요. 답이 없는 어려운 문제들이라 문제지요.

공쟝쟝 2020-03-02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놀라운 반님의 인권감수성! 저어 요오즘의 신천지 혐오(?)에 대해 반님의 고견이 궁금합니닼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03-02 11:09   좋아요 1 | URL
고견 아닌 오견?인데요ㅎㅎ어느 종교가 전파 지점이 되었느냐는 그저 운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 댓글을 종교인들이 싫어합니다.) 학기 중이었다면 각급 학교가 대유행 거점이 되었을 거고 마스크 안 하고 침튀며 말하는 저야 말로 바이러스 공장장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