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자의 시선
김태한 지음 / 노랑램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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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의 시선》 김태한 지음 #노랑램프 #신간 #표지배경도지하철 #릴레이독서챌린지

나 역시 둘레둘레 세상을 돌아다니며 오만가지를 구경하고 눈에 담는다. 세상 참견은 내가 다 하는 양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시선은 어디까지 닿아 있었을까.

저자는 세상을 천천히 관찰한다. 외국인이 다른 나라로 돌아가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공항버스비를 해결하지 못해 난처해하는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하고, 식당에서 서운함을 느낄 만한 일이 있었음에도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방문해 음식을 먹기도 한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쳤을 장면에서 저자는 타인의 사정을 헤아리고, 자신의 마음까지 들여다본다. 그의 센스와 세심한 배려 덕분에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진다.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주로 외관을 보았던 것 같다. 그러나 저자는 한 사람의 행동을 바라보며 그 사람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타인을 관찰한다는 것은 단순히 남을 유심히 보는 일이 아니었다. 타인의 삶을 거울삼아 나를 돌아보는 일이기도 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경험은 쌓인다. 문제는 그 경험이 지혜가 되기도 하지만 아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내가 겪어본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내가 아는 것이 정답인 양 행동하다 보면 어느새 꼰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타인을 판단하기 전에 내가 놓친 것은 없는지, 내 생각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책에서 만난 문장, “철저히 나부터 행복할 것.” 타인을 배려하는 일과 나를 돌보는 일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다. 나를 소진하면서까지 누군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내 마음을 채우고 내 삶의 중심을 바로 세워야 다른 사람에게도 기꺼이 나눌 수 있다.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을 산다는 것은 타인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타인의 삶을 함께 존중하는 일일 것이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나보다 상대를 챙기는 일이 있다보니 나에게 꼭 맞는 말이다.

세상을 관찰하는 일은 결국 나를 관찰하는 일로 이어진다. 오늘 내가 지나친 사람과 장면들 속에도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고, 쉽게 판단하지 않고, 그 시선 끝에서 나 자신도 돌아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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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넘은 가지
김영호 엮음 / 아가페출판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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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넘은 가지》 김영호 엮음 #아가페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인종도 문화도 다른 낯선 땅에 터전을 잡고, 그곳에서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간다는 것. 켐브리지연합장로교회(켐연장)는 지난 30여 년간 유학생과 연구원, 이민자들을 말씀과 기도로 훈련하며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 왔다.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구원하고, 훈련시켜 세상으로 파송하는 교회다.

해외에 있는 교회에는 유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며 정이 들고, 이제 막 공동체 안에서 자리를 잡아 갈 때면 학업을 마치고 떠나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사람을 세우는 일에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클 텐데도 그들을 다시 세상으로 내보낸다. 교회 안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을 섬기도록 보내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담장 넘은 가지’의 의미이다.

이 책은 김영호 목사의 이야기만으로 채워져 있지 않다. 교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삶을 고백하며 공동체가 함께 일궈 낸 신앙의 시간을 들려준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 속에서도 하나님을 만나고, 서로를 세우며, 각자의 자리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척 멤버인 배용수님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병명조차 알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캐나다로 이주한 뒤 제대로 진단받고 6개월 만에 나았다고 한다. 삶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내가 생각한 시기나 방식과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하나님의 이끄심으로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고 있다.
정용근님의 솔직한 고백도 좋았다. 지식이 많고 질문이 많은 사람일수록 납득할 만한 답을 얻지 못하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왜라는 의문으로 시작하여 의문만 품다가 끝나는 경우가 있기때문이다. 나 역시 모든 의문에 명쾌한 답을 얻어야만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방언기도를 하거나 하나님의 직접적인 음성을 들은 경험은 없지만, 지금까지의 삶이 하나님의 이끄심이 아니었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어떤 말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고, 당장은 알 수 없던 일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믿음이란 모든 것을 이해한 뒤에야 갖게 되는 확신이 아니라, 아직 알 수 없는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걸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교회는 사람을 모으는 곳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람을 세우고, 그 사람이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 누군가를 섬기게 해야 한다. 한 교회에서 시작된 작은 시냇물이 여러 사람을 통해 강을 이루듯, 신앙의 열매는 교회 담장 안에서만 맺히지 않는다. 담장을 넘어 뻗어 나가는 가지처럼 각자의 삶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것. 이 책은 한 공동체가 오랜 시간 사람을 세우고 보내며 만들어 낸 신앙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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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과 함께 아모르 파티 - 슬픔과 실패의 일상에서 다시 읽는 룻기
구미정 지음 / 비아토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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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과 함께 아모르파티》 구미정지음 #비아토르
#여성신학자의시선 #철학과신학 #나도아모르파티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말들이 많다. 니체의 명언을 좋아한다. 그의 문장은 때로 가슴을 후벼판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도 그렇다.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 찾아올 때도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니체의 철학으로 성경 속 룻기를 새롭게 읽히기도 했다. 남편과 두 아들을 잃은 나오미는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고, 남편을 잃은 룻은 시어머니를 홀로 두지 않고 낯선 땅까지 동행한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두 여인에게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룻은 이삭을 주우며 생계를 이어가고, 보아스를 만나면서 두 사람의 삶에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결국 보아스와 룻의 결합은 새로운 생명의 계보로 이어진다.

룻기를 읽을 때면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여성 신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룻기는 조금 다르다. 거대한 기적보다 서로를 향한 돌봄과 선택에 주목한다. 나오미를 향한 룻의 마음, 룻을 배려하는 보아스의 행동, 상실 속에서도 다시 삶을 꾸려가는 나오미의 모습이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다. 룻기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나 해피엔딩이 아니라, 무너진 삶을 서로 붙들어 주며 회복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자는 룻기의 장면마다 니체를 비롯한 철학자와 작가들의 사유, 문학과 예술의 이야기를 연결한다. 그래서 더 좋았다. 성경과 철학을 함께 읽는 일은 내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이기도 하다. 익숙한 말씀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룻과 나오미의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헤세드, 곧 인애와 신실한 사랑은 신앙을 추상적인 언어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고, 자신의 몫을 조금 내어주며, 타인의 삶을 일으켜 세우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각자의 삶을 우선하는 개인주의와 핵가족 시대다. 가족의 형태는 작아지고 관계는 느슨해졌지만, 그렇다고 서로의 돌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각자도생의 시대이기에 서로를 보듬는 마음이 더 절실하다. 룻과 나오미의 이야기는 혈연을 넘어 한 사람의 곁을 지키는 일이 어떻게 다른 삶을 일으켜 세우는지 보여준다. 고통을 무조건 받아들이거나 불행을 아름답게 포장하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절망 속에서도 다른 사람의 손을 붙들고 다음 걸음을 내딛는 것,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아닐까. 누구의 손을 붙잡고 가는 것은 어려운 것이지만.

여성 신학자의 시선은 조금 더 따뜻하다고 해야 할까. 강한 자의 성공보다 상실한 자의 회복을, 개인의 성취보다 서로를 살리는 관계를 바라본다. 현시대에 더 필요한 이야기라고 보는 건 더욱이 철저히 개인주의적이고 철학과 신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룻기는 오래된 성경 속 이야기를 넘어 오늘의 삶을 비추는 질문이 된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내게 주어진 삶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갈 길을 찾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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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꼭 읽어야 할 추천도서 100 ㅣ 메이트북스 청소년 2
김진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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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꼭 읽어야 할 추천도서 100》 김진형 지음 #메이트북스 #청소년추천도서

중학교 3년 동안 읽어야 할 필독서 100권을 소개하는 책이다. 어릴 적 나는 공부와 책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책을 좋아하게 된 것도 꽤 늦은 나이였다. 그래서인지 책에 큰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책을 읽히고 싶다. 눈으로라도 읽다 보면 언젠가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남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책과 완전히 담을 쌓고 살았던 것은 아니다. 아빠가 사주셨던 전과와 명작동화, 명작도서, 백과사전을 알게 모르게 펼쳐 보았다. 테이프로 들었던 낭독동화와 낭독책도 기억난다. 당시에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경험이었겠지만, 어쩌면 그런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책덕후를 만든 발판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고 해서 읽기의 경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이제 아이가 중학생이 되기까지 일 년 남짓 남았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혀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목차를 훑어보니 문학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이 고르게 담겨 있다. 내가 읽었던 책들도 눈에 띄어 더욱 믿음이 갔다.

독서에도 편식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익숙하고 좋아하는 분야만 읽기보다 여러 장르를 식사하듯 골고루 접해야 한다. 문학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인문과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 성장소설은 비슷한 고민과 감정을 따라가며 공감하기 좋고, 비교적 쉽게 책 읽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데 꼭 특별한 비법이 필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먼저 읽기 좋은 책을 골라주고, 천천히 다음 책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것. 나의 어린 시절처럼 지금 당장 책에 관심이 없더라도 그 경험이 훗날 어떤 씨앗으로 남을지는 모를 일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길잡이 삼아 조금씩 독서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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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 - 내 삶에 내렸던 아름다운 소나기들
차석용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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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 차석용지음 #열린책들

차석용 회장의 에세이다. 나는 오히려 자기계발서나 성공담이 담긴 책일 줄 알았다. 28년에 걸쳐 여러 기업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맡아온 인물이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소개를 보고, 어떤 생각으로 자신의 삶과 기업을 이끌어왔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리더는 성향도 중요하지만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는 리더십이란 “수많은 선택과 실패를 거치고, 그에 따른 책임을 감당하는 동안 조금씩 생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리더십을 타고난 자질이 아닌 경험과 책임의 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인상적이다.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주어진 자리보다 그 자리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기업을 이끌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한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고 수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오른 이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까. 어떤 마음으로 실패를 견디고,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감당할까. 성공의 결과보다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지켜온 태도와 판단의 기준을 들여다보는 일이 흥미롭다.

제목인 《하심》은 제목을 보고 많은 걸 유추하기도 했다. 일하심, 사랑하심 요런 뜻인가? 하지만 마음을 낮춘다는 뜻이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자신을 낮추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경험이 쌓이면 자신의 판단을 확신하기 쉽고, 성취가 많아지면 타인의 의견을 가볍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을 낮춘다는 것은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에게서도 배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일일 것이다.

나는 성공한 사람들의 기본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은 배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업 경영의 방식이 그대로 개인의 삶에 적용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판단에 책임을 지는 자세, 실패를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성취 앞에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진취적이고 다른쪽으로 과감히 방향전환을 하는 대범함을 배워야한다. 거창한 성공의 비결보다 일상에서 어떤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맡은 일을 해내며,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는지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결국 삶은 매일의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다. 지금 내가 어떤 사람이냐보다 앞으로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는 일, 많이 아는 것만큼이나 계속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는 일. 《하심》을 통해 성공을 바라보는 시선뿐 아니라 나 자신의 태도도 함께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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