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인생 꽃밭 - 소설가 최인호 10주기 추모 에디션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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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인생꽃밭 #최인호지음 #열림원

소설가 최인호 10주기이다. 최인호의 문학은 대중과 가까운 문학으로 익히 내로라하는 드라마를 쓴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쓴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화되어 한창 인기를 끌었다. 내가 보거나 들었던 작품중에는 고 이은주와 이서진이 주연으로 한 정말 인상깊었던 <불새>, 현재까지 짤로도 회자되며 웅장했던 음악이 귀에 선명한 <천국의 계단>, 그리고 어릴 적 티비에서 봤던 <고래사냥>까지 내가 모르는 영화와 드라마가 힛트를 치며 그의 작품은 연일 대박이었다. 그래서 그랬던걸까 순수문학을 하는 작가로 남을 것인가. 대중이 좋아하는 작가가 되려는 것인가의 선택의 기로에 섰었지만 과감히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대쪽처럼 자신의 갈길을 걸어갔다. 남의 눈치 안보고 자신이 가고싶은 길을 가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좋다.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으며 역사소설이나 종교소설로 확장하였다.

단편작품이나 중단편을 쓸때에 마음만 먹으면 단숨에 한권의 작품을 일필휘지로 <술꾼>을 두시간만에 완성하기도 했다는데 탁월한 천상 글쟁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왜 작은 일에 분개하는가라는 주제에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소개해본다. 어느 식당을 가서 종업원이 불친절 했을때에 그리고 만나는 상대가 나에게 무례하거나 거만한 상대앞에서는 최인호의 아내는 불쾌한 내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친절하게 공손하게 대하니 상대의 태도가 바뀌더라는 것이다. 아내의 행동으로 상대가 자신이 한 행동을 곱씹어보며 무례함과 거만함이 잘못된 것인 줄 알고 행동을 고친다. 가게에서도 일할때에 알바애들이나 나에게 반말로 일관하거나 거들먹거리는 손님이 있는데 나도 더욱 친절히 더 신경써서 대접해드리면 계산하고 나가실때에 확실히 표정부터가 다르다. 음식점에서 맛난 음식을 드시러 온 것도 맞지만 좀 더 친절히 대하고 신경쓰면 좋은 기분을 드시고 가는것과 같은거다. 외부에서는 나에게 무례하거나 거만하고 함부로 말하면 두번정도는 그러려니하고 웃으며 넘긴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데 세번째에도 그러면.. 아예 마주칠자리를 만들지 않는다. 싸우려달려들지 않고 그냥 조용히 넘어간다. 그리고 속을 다 드러내지 않고 참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내 에너지를 뺏겨가며 시간뺏기고 싶지 않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마인드가 아내분과 어쩜 이리 같은맘인지 읽으면서 몇번을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에게 최대한 친절히 대하되 그것이 바뀌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 철저히 무관심하는 것이 나의 정신건강에도 아주 좋다.

작가의 서재라하면 거실이나 방한쪽을 꽉꽉채운 책장을 상상한다. 하지만 최인호의 책장은 소박하기 짝이없다고 했지만 천권에 가까운 책장을 정리하는데 마음을 내려놓고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짐작이 간다. 책을 읽고 싶어서 사지만 당장 읽지 않으면 소장용이 되어버린다. 언젠가 저 책은 꼭 읽어야지 하면서 하루, 일주일, 한달, 세달, 여섯달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다보면 일년이 넘어가는 게 부지기수다.

P.265 내가 할 일은 볼테르처럼 태우고 태워서 따끈따끈하게 잘 구워진 군밤을 만들어내는 일인 것이다.

최인호 작가는 군밤을 만들어내는 것에 매진했다면, 나는 그 군밤을 예쁘게 까서 맛있게 먹어야겠다. 나에게 책만큼은 그냥 종이가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소통도구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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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
김상래 외 지음 / 멜라이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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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시간을안아주고싶어서 #이설아지음 #정지우지음 #외9인 #멜라이트

모든 시절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듯 읽으면 읽을수록 어릴적 기억, 한창때의 기억, 얼마전의 추억이 떠올랐다. 좋았던 안좋았던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것까지 세세하게 떠오르며 나는 어떤 마음을 갖고 살아가고 있나도 생각하게 되었다.

P.136 정해놓은 상위 목표에 도달하지 않아도, 매 순간 온 마음을 다해 원하는 걸 선택하고 움직이다 보면,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길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기를 쓰고 용을 쓰며 살았을때가 있었다. 그때에는 좋은 선생님을 왜 만나지 못했을까. 조금 더 현명했더라면 다른 길을 갔을텐데라며 지나간 시간을 후회속에서만 지냈다. 용기는 없었고 투덜대기만 했던 지난 날. 그렇다고 현재처럼 열심히 성실히 살지 않은 것도 아니었는데 마음의 태도가 그때는 후회와 신세한탄속에서 살았던 것 같았다. 자신감은 있는듯하나 자존감은 없는 사람으로. 어떻게든 나를 포장하기 바빴고 변론하기 바빴던 지난날들. 하지만 돌아보면 그때의 나도 참으로 애쓰며 살았고 열심히 살았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하나로 연결되어 현재의 내가 되다.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인생의 시절을 이렇게 솔직하게 써내려간 글들을 보며 겹겹이 씌운 나의 가면이 한겹씩 벗겨지며 10대때 20대때의 나로 돌아가본다. 영원님의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오! 아하!를 연발하며 읽었다. 시간이란 무엇이지 현재라고 하는 1분 1초도 과학적으로 '순간'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이 쪼개지지 않는 최소단위가 있단다. 이것도 신기했다.

P.120 우리가 시간이 흐른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시간이란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 접점'일 뿐이라고 말한다.(중략) 무대 위의 연주자들은 역동적으로 움직이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관객들은 객석에 앉아 가만히 바라본다.

오늘은 이 쪼개지는 순간순간을 마음속에 담아내기 위해 43세의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이 순간이 지나서 10년뒤에 나는 지금을 어떤 나로 추억할까. 없어졌던 기억까지 끄집어 내어주는 나의 시간을 안아주었던 순간이었다.

#신간 #나의시간과순간을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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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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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알베르카뮈지음 #코너스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저번에 읽었을때와는 또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주인공 뫼르소는 공감능력부족에 무기력하고 표현능력이 저하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냥 아는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어머니의 죽음에 통곡하는 울음도 살아있을적에 잘해주지 못한 마음도 없는 그저 어머니가 죽기만을 바랬던 사람마냥 어머니가 죽고난 후에의 모습을 보려고 하지도 않고 그저 그 시간만이 무난하게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무심한 사람으로 비춰졌다. 상복을 입었지만 그에 걸맞지 않는 행동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 큰 충격을 주었다. 뫼르소가 어떻게 자라왔길래 사랑과 공감이 없는 냉혈한으로 자라왔을까 생각했다.

소설의 매력은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보여준다는 것이고, 책장을 넘기며 봤던 소설을 다시보는 것은 이전과는 또다른 시각으로 데려다주기도 한다. 좋으면 좋은거고 싫으면 싫은거다라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자기자신의 의견이 결여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것 같았던 뫼르소이다. 여자친구인 마리에게도 사랑하는지 좋아하는지에 대한 표현도 없고 자신에게 표현을 하니 물흐르는대로 끌려가듯이 받아들이는 사랑이라니. 아무표정없이 세상에 섞여있지 않은 무언가 다른세계에 사는 사람같아서 제목이 이방인인가 생각이 들었다.

P.33 일요일이 여느 때와 똑같이 지나갔고, 엄마는 이제 땅에 묻혔고, 나는 다시 출근할 것이며, 결국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초반에는 이방인으로 느껴졌던 뫼르소는 정신보다 육체가 지배하는 사람같았다. 익숙한 생활에 리액션이 결여된 무반응과 같은 그의 일상에 사람을 죽인 후에 완전히 뒤바뀌어버린 생활이 그의 침잠해진 정신을 번쩍 깨운 것 같았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또다른 세계인 감옥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어리둥절하고 상황파악이 늦은 뫼르소는 재판이 진행되고 나서야 자신이 왜 이곳에 오게되었고 평범하게 누리던 것들이 없어지면서 그리워하게 되었다. 뫼르소에게 햇빛, 태양, 온기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되었는데 특별한 일 없는 일상, 나태함 그것이 행복이었던거다.

살인자인 뫼르소를 대변해주는 주변인들이 뫼르소의 있는 그대로를 얘기해주고 있지만, 그가 얼마나 도덕적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데. 모든 만남이 우연이었다고 말하는 뫼르소를 비롯한 주변인의 말들을 믿어주지 않았으며 계획으로 치부하며 코너로 몰아가는 말들에 크게 당황한 듯 하였다. 살인을 저지른 뫼르소를 바라보는 시선. 당연히 도덕적이게 볼이가 누가 있을까 싶었다. 부조리, 도덕, 무심함 여러 단어가 떠오르게하는 작품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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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루이비통 - 제주를 다시 만나다
송일만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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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루이비통 #제주를다시만나다 #송일만지음 #맑은샘

제주에는 아이가 크기전에 삶이 여유롭기보다는 제주의 숨결과 자연경관과 바다를 느끼고 싶어서 몇번을 방문했었다. 제주토박이 부모님의 윗세대부터 그 윗세대부터 살아왔고 작가의 고향인 제주도는 작가에게 어머니의 숨결이고 사랑이다. 제주도는 배롱배롱한 빛이며, 느리게 변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곳이다.

제목이 눈에 먼저들어와서 차례대로 봤어야했지만 어머니의 루이비통인 어머니의 구덕이 눈에 들어왔다. 물질할때에 필수로 가지고 다니는 통이다. 물질을 하면 물질이 생기는 신통방통한 구덕이다. 구덕의 종류도 다양하고 대나무로 맹글어서 매끌매끌하다. 제주도의 해녀는 여인네들은 구덕을 몸에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덕과 함께 어머니의 삶도 삼남매를 교육시키고 한 가정을 이끌어갔을것이다.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를 키울때에도 바구니처럼 애기 구덕에 삼베보자기를 펼쳐서 뉘여 흔들며 아이를 키웠더랬다. 마치 그리스도가 탄생한 구유가 떠올랐다.

여느 동네를 방문하게되면 동네입구의 쉼터를 찾게된다. 마을입구에 크디큰 느티나무나 아니면 이렇게 제주시골어귀에 있는 폭낭(쉼터)를 찾는다. 한가로이 마을사람들이 삼삼오오모여서 나뭇잎이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와 마을언저리의 풍경들을 보며 눈을 쉬게 하는 힐링존이라고 하겠다.

내가 물고기와 해산물이 가득한 횟집에서 일해서 그런지 더욱 정겹고 정겨운 제주도의 향기이다. 가을이라 그런건지 억새풀이 억수로 많은 중산간의 바람불때에 억새풀소리는 바닷소리만큼 시원시원하겠지. 제주는 귤도 유명하지만 제주를 떠올릴때에 제주를 상징하기도 하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때에, 첫째가 돌때에, 둘째가 태어난 후에 가 본 제주도는 박물관이나 유명관광지(어디든 볼것이 가득한 제주지만)만 다녔었는데 제주토박이인 작가가 보여주는 제주를 보고 있노라니 아름답고 정겹고 볼거리많은 제주도는 몇번이고 가고 싶은 곳. 너무 관광지로의 변모가 아쉽기도 한 곳이다.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아름다움이 유지되어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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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우울 - 우울한 마음에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다
이묵돌 지음 / 일요일오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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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우울 #이묵돌지음 #일요일오후 #이유없이우울한마음에대하여

우울은 모두에게 존재하지만 우울이 수면위로 올라오냐 아니냐에 있다고 생각하는 건 나도 저자와 같다. 우울한 마음이 들때면 어떻게든 떨쳐내버리든가 외면해버리기 일수였다. 우울한 마음을 계속 갖고 있으면 축축쳐지는 마음에 몸도 함께 아픈 것 같은 마음이 들기때문에 우울을 정면에 두고 보기보다는 우울과는 마주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 컸기때문이다. 작가는 왜 우울함이 생겨나 뿌리깊게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을까 싶어서 읽어내려갔다. 자라 온 환경때문일까, 순탄치 않은 학교생활때문일까, 글쓰니로써 넉넉치 않은 형편때문일까.

작가는 우울한 마음을 깊숙히 숨겨놓지 않고 그 우울함을 안고있다. 우울함이 깊어지면 지독한 독감처럼, 우울함이 얕아지면 가볍게 지나가는 감기처럼 여기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병원에가서 몇번을 상담해봐도 해소되지 않았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내 안의 우울과 궁금증은 나만이 풀 수 있는 것이지 어느 누구도 풀어줄 수 없는 것이다. 터놓을 수는 있지만 해소할수는 없다. 읽으면서 작가는 자신의 현실을 더도말고 덜도말고 꾸밈없이 얘기한다. 남들이 볼때에는 다 그렇게 산다며 배부른 소리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게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작가에다가 여행도 다니고 여느 사람과 못지않게 우울감을 가지고 있지만 최선의 우울을 가지고 있는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다.

극도로 우울했던 적이 있지만 오래 우울한 마음을 두지 않는다. 내 한몸만 챙기는 솔로였다면 침잠함을 즐기며 무기력하게 20대후반에 그때처럼 나를 내려놓고 살았겠지만. 어떻게든 애쓰며 가족과 부대끼며 살아야하기에 우울은 저기 저 깊은 어둠속으로 밀어넣는다. 우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작가도 최선을 다해 우울한 감정을 받아들이며 자연스레 살아가고 있다.

우울도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 작가는 말했다. 우울할때에는 우울하자. 하지만 나는 조금만 우울하고 극복하겠다. 우울을 오롯이 느끼고 다시 극복하겠다. 극복을 해보려 노력했지만 작가는 다 소용없다고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방법으로다가 우울을 다시 올라온다면 다시 저 언저리로 떠나보내겠다.

#우울 #우울총량의법칙 #사람마다우울의크기도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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