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좀 식혀야지 하고 읽게 된 책인데, 왠걸? 재미있다!산책하다 만난 너구리에게 맛동산 나눠주고 지켜보는 훈훈한 즐거움이다.흔한 꽉막히고 답답한 욕쟁이 할매가 아닌 폴리팩스 부인은 굉장히 귀엽고 매력있다.분위기는 가벼운데 내용은 은근 무게있는 작품이다.어릴때부터 스파이가 되고 싶었던 폴리팩스 할머니는 무작정 CIA 건물을 찾아간다.마침 CIA에서는 멕시코로 보낼 파견자를 찾던중 폴리팩스 부인을 채택하게 된다.마냥 신나있는 할머니는 멕시코로 건너가 납치를 당하게 된다.내용이야 다른 서평가들이 잔뜩 썼을테니 난 이만 생략하기로 하고.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게 번역과 오타인데,아주 매끄럽게 번역되어 술술 읽혔다.이미 고인이 된 작가의 단권 소설인줄 알았는데, 시리즈물이어서 놀랬다.스토리도 캐릭터도 굉장히 매력이 있어서 또 놀랬다.아무 기대없이 들어간 동네미용실에서황금손 미용사를 만난 기분이라 할까?
미미여사의 뜨끈뜨끈 최신작 단편소설이다.솔로몬의 위증 후편이라고 볼 수 있겠다.132p 밖에 안되어서 속독으로 1시간이면 완독할 수 있다.그런데 이렇게 얇은 책이 만원이나 받는다니진짜 날강도들 ...그나저나 이 작가의 현대물은 뭔가 엄청나게 낯설다.한 중학교에서 재난대피 체험캠프를 하는 도중, 학생과 교사 사이에서 사건이 일어난다.학생들은 교사가 폭언으로 상처를 주었다 하고, 교사는 자신은 그런 적이 없다며 극구 부인한다.이 사건을 위해 사립탐정과 변호사가 손잡고 해결에 나선다.억압하는 자와 억압받는 자의 조합은, 아무리 계산해도 마이너스밖에 나오지 않는 음의 방정식이다.워낙 짧은 호흡이라 딱히 리뷰하기도 뭐하지만, 사회파 소설가답게 메세지를 던져 놓았다.강자와 약자의 상하관계문제는 인간이 창조된 이후 늘 존재해왔던 문제이다.조금더 살 좀 붙여서 더 탄탄하게 내용을 다루었으면 좋았을텐데.미미여사도 이제 힘이 다해가나보다.
사전을 만들고 편집하는 출판인들의 이야기이다.한국 아침드라마처럼 일상속에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섞인 영상을 보는 것 같다.시작부터 끝까지 내내 소소하고 나긋나긋하게만 흘러간다.네이버 평점이 높아서 보았다가 절반만 읽고 덮었다. 소재는 좋았는데 흡인력이 아에 없다...ㅋㅋㅋ다만 사전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보냈다.말과 글의 세계는 망망대해와 같으며, 사전이라는 배를 만들어 바다를 건너는 편집자들의 이야기.사람이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와 말에는 만가지의 힘이 실려있고 작용을 한다.또한 같은 단어라도 현대에 맞게 다시 편찬해줘야 하는 등등 여러가지 문제들.그쪽 사람들도 참 힘들겠더라.
내가 좋아하는 가가형사 시리즈!히가시노 게이고가 잘하는 인물 관계 비비꼬아 놓기. 일명 N각 관계를 제대로 볼 수 있다.이성으로 좋아하는 오빠 동생. 동생과 결혼하는 남자. 그 남자를 좋아하는 두 여자. 그 남자에게 빚을 진 남자.결혼식에서 남자는 비염 약을 먹고 죽게 된다.그리고 세명의 용의자는 진실을 감춘채 서로 심리전쟁을 펼친다.아무 생각없이 읽었는데 이런, 누가 범인인지 안알려준다!오로지 독자가 읽고 추리해야만 하는 신선한 소설.뒤에 추리해설을 도와주는 몇 페이지를 읽고도 난 모르겠다.그만큼 대충 읽은거지... 꼭 꼼꼼하게 읽으시길 바란다.
YTN 외교통상부 담당 기자가 쓴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일대기 자서전이다.세상에는 안티가 없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유재석이 그러하고, 손석희가 그러하고, 반기문 총장이 그러하다.이유인 즉슨 실력과 인품을 고루 갖추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둘 중 하나 갖추기도 힘들다.반기문의 유소년 시절에는 나라가 흉흉하여 먹고 살기 바빴지, 꿈이란 뜬 구름잡는 일과 같은 것이었다.더군다나 시골 촌놈이 서울 아이들과 경쟁하기란애초에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이다.그런 시골구석에서 태어나 순수하게 배움의 즐거움을 깨달아 공부에 온 마음을 전부 주었던 아이는,꿈이라는 씨앗에 계속 물을 주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웠다.그 순수한 에너지는 하나 둘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끌어 당기었고, 천천히 외교관이라는 미래를 설계해 나간다.이 책은 단순히 반기문의 일생을 요약한 것이 아니라 꿈을 잃고 포기한 청소년들에게 바치는 자유이용권이다.반기문은 정말 단순히 공부만 했지만,공부뿐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투자하고 쏟아붓는 열정을 권면한다.그 노력의 시간들은 결코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 반드시 돌아와 조명한다.물론 이건 다 옛날에나 해당되지, 지금은 택도 없다는 반박심도 든다.자식이 영재인 줄 알았던 부모님도 돌아설 때쯤, 자녀들도 재능에 의심이 드니까 말이다.개천에서 용나올 만큼 대박성공은 필요없으니께 그저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우리는 성실하게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