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rd League]꿈꿔라, 한번도 절망하지 않은 것처럼

스타만들기 Life With Mikey
감수성이 예민한 한 친구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꺼낸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곧 ‘배우되기’가 가진 매력을 설명하다가 이내 포기의 손을 들었다. 배우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 일까.
마이클 J. 폭스가 ‘백튜더 퓨처’로 한창 날리던 시절, 그의 또 다른 영화 ‘스타만들기’를 우연한 기회에 봤다. 키가 작지만 묘하게 찡그린 얼굴이 매력적인 마이클 J. 폭스는 아역배우로 이름을 날렸지만 성인이 된 이후론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한 채 건들거리는 아역배우 에이전시 마이클 채프먼으로 등장한다. 사업의 성공 여부가 달린 중요한 쿠키 광고에 쓸 아역배우를 찾던 그는 ‘앤지’라는 품팔이 소녀를 알게 되고, 앤지를 광고에 내보내 대박을 낸다. 연기가 무엇인지, 배우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재능과 끼가 넘치는 앤지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지만, 곧 시련이 닥친다. 너무도 상업적인 쇼비즈니스계의 생존논리가 마이클과 앤지를 흔들어 놓는다.
영화 속에서 마이클은 단단히 꿈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어렸을 적 감당할 수 없었던 성공을 등에 진 채로 바닥까지 내려가 버렸다. 처음에는 재기를 위해 노력했겠지만 세상 그 어디에서도 그의 편을 찾을 수 없었다. 앤지의 성공은 마이클의 어린 시절과 무척 닮아있다. 마이클은 혼란에 빠진다. 자신의 삶을 투영하듯 앤지의 삶을 들여다본다. 앤지는 어린아이기에 무수한 꿈을 꾼다. 그 꿈은 모두 가능성이 있다. 단지 가능성일 뿐이지만 꿈을 꾸는 앤지는 아름답다. 마이클이 앤지의 성공 앞에서 머뭇거렸던 것은 어쩌면 무모한 꿈들을 보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두려움 없는 소망들은 그를 더 두렵게 만든다. 하지만 꿈꾸지 않는다면, 삶은 멈춘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고 했던 어느 시구처럼 꿈꾸자. 미친듯이 꿈꾸자. 꿈은 온전히 인간의 것이고 그 인간은 절망을 알기에 꿈을 꾼다.
유희정프리랜서 elegy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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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음악처럼]포기하지 않는다면, 추억들도 겁낼 것 없어

금지옥엽 金枝玉葉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것에 무심한듯했던 부모님이 기척도 없이 방문을 열었다. 나는 전화벨 소리에 반쯤 깨서는 인도에 다녀왔다는 친구와 통화 중이었다. “야, 뉴스에서 장국영이 죽었댄다.” 벙찐 채로 걸어 나간 거실 텔레비전에서 그가 묶었던 호텔이며, 자료화면들이 스쳐지나갔다. “어머.” 충격보다는 공허, 허무에 가까웠다. 장국영은 영화배우라기보다 예술가에 가까웠다.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까닭에 그의 팬을 자청하지 않았던 나이지만 찬란했던 홍콩영화의 한 때를 추억하려고 애쓸 때마다 만우절에 죽어버린 그가 떠오른다. 그리고, 4월이 시작될 때마다 장국영의 영화와 각종 홍콩영화들로 가득 메워져 있던 동네 비디오가게 한 벽면이 떠올라 코끝이 슬쩍 시큰하다.
슬픈 추억이 다스려질까 하는 기대에 기쁜 기억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소심하게 뒤적이다가 ‘금지옥엽’을 꺼내들었다. 그의 영화 중 드물게 슬프지 않은 영화였다. 비틀즈의 ‘Twist and Shout’ 를 열정적인 라이브로 선보이는 장국영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에서는 끝날 때까지 또 몇 번의 라이브가 펼쳐진다. “변화무쌍한 한 평생동안 묵묵히 사랑이 찾아오길 기대하지. 몇 개의 길 모퉁이를 돌아도 매번 실망하고 말았어. 이별한 후에도 여전히 사랑의 로맨스를 갈망하는 건 달갑지 않았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긴 밤 공허한 바람에 실려 오는 추억들도 겁낼 것 없어. 바람 속에서도 웃으며 노래하지. 널 만나게 된 걸 감사해.” 부부싸움을 멈추게 하려고 시작한 ‘금생금세(今生今世)’이건만 가사가 너무 애틋하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원영의와 유가령의 듀엣곡 ‘미래안거(眉來眼去)’가 아련하게 흐르다가 가장 유명한 장면이 등장한다. 원영의를 피아노 의자 옆에 앉히고 부르는 ‘추(追)’. “아름다운 모습은 환상 같기도 하고 거짓 같기도 해. 누구도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 수 없겠지만 난 사랑이라고 말하겠어. 성공도 실패도 모두 너보다 중요하진 않아.”
남장을 한 가수지망생을 사랑하며 내적갈등을 겪는 매니저를 연기했던 장국영은 ‘금지옥엽’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랑노래를 부른다. 장국영은 예술가이기보다 사랑을 노래하는 사람이었고, 홍콩배우이기보다 열심히 만들어졌던 홍콩영화 그 자체였다. 나를 대신해서 열정적으로 사랑을 하고, 삶을 살았던 장국영을 잃은 것이 이제야 많이 슬프다. 그가 줬던 기쁜 기억들이 슬픈 추억을 더 슬프게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의 노래처럼, 추억들도 두렵지 않으리라.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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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달콤한 백수의 사랑 만들기

Failure To Launch
감독 톰 튜이
출연 매튜 맥커니히, 사라 제시카 파커, 캐시 베이츠
장르 로맨틱 코미디
시간 96분 개봉 4월 7일
훤칠한 외모에 끝내주는 매너, 트립(매튜 맥커니히)은 여자들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에게는 단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 바로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거부하는 것이다. 절대로 나가지 않겠다는 트립과는 달리 철없는 아들 때문에 황혼 인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부모는 급기야 연애 전문 컨설턴트 폴라(사라 제시카 파커)를 고용한다. 폴라는 예상대로 능숙하게 트립을 유도하지만, 성공했다고 확신할 때마다 벌어지는 엉뚱한 사건들은 그녀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독립하기 싫어하는 매력남 에피소드는 진부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치고 꽤 신선하며, 매튜와 사라의 연기 또한 안정적이다. 그러나 영화가 무난할 수 있었던 이유가 전작에서 그들이 보여줬던 연기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하겠다. 때문에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와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의 벤자민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B 캐리와 벤자민의 사랑 만들기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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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에이트 빌로우

Eight Below
감독 프랭크 마샬
출연 폴 워커, 브루스 그린우드, 문 블러드굿
장르 드라마, 모험
시간 120분 개봉 4월 6일
혹한의 겨울을 앞둔 남극,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을 찾으려는 지질학자 데이비스(브루스 그린우드)를 위해 제리(폴 워커), 그가 돌보는 여덟마리 썰매개가 조사에 나선다. 급격히 나빠진 날씨로 데이비스가 사고를 당하고, 병원이송이 시급해 개들을 챙기지 못한 채 기지 철수가 이루어진다. 남겨진 채 주인을 기다리는 여덟마리의 개들은 남극의 혹독한 겨울을 맞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에이트 빌로우’는 1983년 이미 일본에서 ‘남극이야기’란 제목으로 만들어 진 적이 있으며 대단한 흥행을 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이야기의 사실성 덕분에 미국판 리메이크버전도 여전한 감동을 내포한다. 광활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 이외의 생물 간의 우정묘사는 흠잡을 데 없고, 능수능란한 표정연기를 구사하는 개들은 웬만한 연기자 못지않다. 인간이 떠난 남극에 남겨진 그들이 보여주는 고난과 극복의 과정은 대단하지만, 지나치게 감동적인 에피소드들은 감상주의의 함정으로 유도한다.

B 어쨌든 멍멍이들은 정말 사랑스럽군요

이수빈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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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달콤, 살벌한 연인

감독 손재곤
출연 박용우, 최강희, 조은지, 정경호
장르 멜로, 스릴러
시간 110분
개봉 4월 6일
서른이 넘었다. 곁에 남은 것은 지긋지긋한 허리디스크와 무수한 책 더미. 대학 강사하며 번듯하게 살아온 것 같지만 연애한 번 못해본 것이 요즘처럼 아쉬웠던 적은 없었다. 착잡한 대우(박용우)에게 꿈같은 여자가 나타난다. 가벼운 여자들에게 체질적으로 거부반응이 일던 그는 몬드리안의 그림을 좋아하고, 이탈리어어를 배우는 고상한 미나(최강희)에게 제대로 빠져든다. 대우의 어설픈 작업에도 의외로 넘어오는 이 여자, 정말 사랑스럽다. 그녀 집에 있는 사람도 들어갈 만큼 거대한 김치냉장고와 외출 뒤면 어김없이 묻혀오는 정체모를 흙을 제외하면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의심은 금물이다. 하지만 의심한다는 것은 사랑의 증거이기도 하다. 막 사랑을 배워가는 대우지만 워낙 습득능력이 뛰어난지라 과감한 키스법은 물론이요, 고차원적 사랑에 따르는 ‘의심’까지 배움의 영역을 넓혔다. 연인의 뒤를 캐기 시작한 순간부터 대우의 사랑은 ‘달콤’과 ‘살벌’을 오간다. 그 묘한 조합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은 단연 박용우의 연기력이다. 전작 ‘혈의 누’에서의 우수에 찬 눈빛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소심하고 깐깐한 성격에서부터 사랑에 빠져든 뒤의 고조된 감정, 비밀을 알고 겁먹는 나약한 모습까지 목소리 톤의 고저를 수시로 바꾸며 캐릭터를 변주한다.
그와 함께 손재곤 감독이 만들어낸 독특한 대사와 구성은 제대로 맞물린다. 2000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됐던 비디오를 너무 많이 보다가 감독이 된 킬러이야기 ‘너무 많이 본 사나이’를 연출할 때부터 그의 비범한 발상에 주목했어야 했다. ‘재밌는 영화’의 각본을 쓰던 능력을 곁들이고 로맨스에 대한 철저한 해부지식을 덧붙이니, 영화가 스릴러와 코미디, 멜로 사이에서 탁월한 균형감각으로 줄타기하며 논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다. ‘연애당사자들의 우주적 사건들’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사랑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느라 미나의 비밀을 매개로 간간이 빛을 발하던 블랙코미디가 무색해진다. 대우의 연인이 조금 더 달콤해지는 동안 영화의 끝 맛은 아쉬움에 씁쓸해진다.
B+ 사랑할 때 참아야 할 한가지 일 (수빈)
B+ 정말, 달콤, 살벌하네 (영엽)
이수빈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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