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밀양 Secret Sunshine

밀양 Secret Sunshine

감독 이창동
출연 전도연, 송강호
장르 드라마
시간 142분
개봉 5월 24일

Synopsis
신애(전도연)는 아들과 함께, 죽은 남편의 고향인 밀양에 살러 가는 중이다. 도중에 차가 고장 나자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카센터 직원을 기다린다. 곧 도착한 카센터 직원 종찬(송강호)은 신애와 신애의 아들을 차에 태우고 밀양으로 향한다. 신애가 종찬에게 묻는다. “밀양이 무슨 뜻인 줄 알아요?” “뭐 뜻보고 삽니꺼? 그냥 사는 거지예.” “비밀 ‘밀’에 볕 ‘양’, ‘비밀스러운 햇볕’이라는 뜻이에요.”

Viewpoint

프랑스의 소설가 장 그르니에는 말했다. 저마다의 일생에는, 특히 그 일생이 동터오는 여명기에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한 순간이 있다고. 우리는 흔히 ‘새롭게 시작되는 삶’을 밝게 떠오르는 태양에 비유하곤 한다. 어둠이 걷히고, 눈물 가득한 두 눈에 ‘비밀스러운 햇빛’이 비치면, 그 서러웠던 눈물도 밝은 빛을 머금고 반짝이며 빛난다. 영화 ‘밀양’도 신애의 잘려진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다가, 곧 검푸른 물웅덩이에 ‘비밀스러운 햇빛’이 비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우리가 이것을, 감히 시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익히 잘 알고 있겠지만 이창동 감독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무척이나 즐긴다. 그리고 그의 영화를 놓지 못하는 관객들은 엄밀히 말하자면 ‘감정의 마조히스트’임이 틀림없다. 건드리기만 해도 부서질 것 같은 연약한 인물들이 힘들게 걸음을 떼고, 애벌레처럼 등을 웅크린 채로 온몸을 부르르 떨며 눈물을 쏟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가슴 속에 시퍼런 멍이 생겨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창동 감독은 신작 ‘밀양’을 통해 더 잔인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네가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이쯤에서 한 가지 오해를 풀어야 한다. ‘이런 사랑도 있다’며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두 남녀의 아주 특별한 사랑이야기’라던 홍보카피문구는 100% 거짓말이다. 이 영화는 남편을 잃고, 심지어 아이마저 잃고, 혼자서 모든 고통을 감내하며 삶을 살아내야 했던 한 여자의 이야기일 뿐이다. 여기 온갖 거짓과 상처와 불행에 맞서기 위해 때론 오열하고 때론 자해하고 때론 광기를 부리거나 악랄한 척 하는 한 여자가 있을 뿐이다. 그녀에게 어떤 사람이 다가왔고, 그 사람이 그녀를 어떻게 사랑했고, 그녀가 어떤 종교를 가졌고, 어떤 신을 믿었는지 따위는 하나도 중요치 않다. 우리는 신애의 남편이 정말 바람을 피웠는지, 신애의 남편이 왜 죽었는지, 신애가 어떤 연유로 밀양이라는 마을에 오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 그대로의 상황과 사람을 그저 보여줄 뿐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이 영화는 섣부른 희망과 용서를 언급하지도 않는다. 세상 모든 일에는 면역이 생기기 마련이므로, 이제는 관객들도 어지간한 고통에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만큼은 예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배우 전도연이 연기한 신애라는 인물의 날 선 감정과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신음소리는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중추적인 힘이다. 또한 이것은 짙은 페이소스를 유발시키며 우리의 심장을 고통으로 마취시킨다. ‘더’ 힘들고 ‘덜’ 힘든 장면이 없다. 눈물조차 말라버린다.
지난 5월 16일부터 열린 제 6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국제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이성적인 분석이 불가능(혹은 불필요)한 영화다. ‘어떤 영화’라고 규정짓기가 힘들다는 것이 더 큰 이유일지 모른다. 그러니 그저 ‘비밀스러운 햇빛’을 맞으러 가라.

The Hardest State

‘가장 불행한 상태’란 언제일까. ‘가장 불행한 사람’을 꼽을 수 있을까. 아픔도 고통도 다 상대적인 것일 뿐, 절대적인 기준에 맞춰 우위를 가릴 순 없다. 영화도 마찬가지. ‘가장 힘겨운 영화’가 무엇인지, ‘가장 불행한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꾸준히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들이 있다. ‘21그램’ ‘바벨’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어둠 속의 댄서’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 배우 중엔 제니퍼 제이슨 리(사진)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조지아’에서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언니의 그늘에 가려 늘 실패자로 살아가야했던, 싸구려 술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돈을 버는 알콜중독자 새디를,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에서는 남자들에게 짓밟히는 가련한 창녀 트랄라를 연기했다. 물론 이런 영화들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때로는 고통도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큰 힘이 된다. 행복의 반대말이 꼭 불행은 아니듯이.
홈피 www.secretsunshine.co.kr

A+ 난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 그저 힘겹게 견뎌냈을 뿐이다 (희연)
A 치밀하고 교활한(영리한), 여우같은 화법 (호영)
A 구원은 없다 (수진)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472&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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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19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랄라님, 밀양 소개 잘 보았습니다. 꼭 보고 싶은 영화에요. 기다리고 있어요.

뿅뿅 2007-05-19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는 기대가 되더라구요^^ 저도 기다리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