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웨딩크레셔

Wedding Crashers
감독 데이빗 돕킨
출연 오웬 윌슨, 빈스 본, 레이첼 맥아담스
장르 로맨틱 코미디
시간 118분
개봉 3월 1일
선남선녀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는? 정답은 결혼식이다. 이혼전문변호사 존(오웬 윌슨)과 제레미(빈스 본)는 결혼식이라는 결혼식마다 참석해서 파티를 즐기고, 미녀를 유혹해 하룻밤을 즐기는 웨딩크레셔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 정치인 클리어리의 딸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파티에 참석하게 된 둘은 그의 아름다운 딸들에게 반하지만, 작업의 명수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만만치가 않다.
‘웨딩크레셔’는 굉장히 미국적인 방식으로 웃기는 코미디다. 간혹 과장되거나 선정적인 유머가 신경 쓰이지만, 그런 점이 주목받기 전에 재빨리 장면을 전환하는 재치가 돋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뒤죽박죽 상황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건 안정적인 배우들의 연기다. 특히 빈스 본과 오웬 윌슨의 콤비플레이는 합격점이다. 세계 각국의 결혼식 풍경을 보는 재미도 한 몫.
B 부담 없이 보기엔 손색없는 코미디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리뷰] 앙코르

Walk The Line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호와킨 피닉스, 리즈 위더스푼
장르 드라마
시간 136분
개봉 3월 1일

‘앙코르’의 원제 ‘Walk The Line’은 60년대를 풍미했던 뮤지션 쟈니 캐쉬의 히트곡명이다. 애틋한 사랑을 노래한 이 곡은 100명 이상의 뮤지션들이 리바이벌 할 만큼 감동적이었고, 쟈니 캐쉬는 U2, 밥 딜런, 폴 매카트니에게 찬사를 받을 만큼 대단했다. ‘앙코르’는 그의 삶을 그의 삶보다 더 열정적으로 보여주며 또 다른 찬사를 보내는 영화다.
마초적인 아버지 밑에서 형을 잃고, 심지어 밥 값 못하는 니가 죽었어야 했다는 말까지 들으며 살아온 삶이었다. 첫사랑인 줄 알았던 여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직장도 구했지만 머릿속엔 언제나 음악, 가방 속엔 언제나 음악잡지 뿐이었다. 꿈인 듯 기회가 왔다. 그러나 약에 중독되고 삶은 다시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다.

전기적 스토리가 가진 에너지는 ‘처음 만나는 자유’ ‘아이덴티티’의 감독 제임스 맨골드에 의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인간 내면의 외로움과 고통에 대한 드라마틱하면서도 진지한 응시의 태도가 ‘앙코르’에도 변함없이 묻어난다. 얼굴만 봐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흡입력을 가진 배우 호와킨 피닉스의 클로즈업이 영화의 2분의 1을 차지하고, 그가 부르는 저음의 블루스 음악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한순간도 관객의 외도를 허락하지 않는다. ‘앙코르’는 쟈니 캐쉬의 음악보다 그의 삶에 더 집중한다. 따라서 엘비스 프레슬리, 로이 오비슨, 제리 리 루이스 등 록큰롤 선구자들의 무대가 재현되는 것은 하나의 재미이고, 강렬한 드라마에 녹아들은 호와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의 라이브가 가슴을 울린다.
영화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Folsom Prison Blues’는 쟈니 캐쉬의 온갖 감정과 전 생애를 압축하고, ‘앙코르’의 대미를 장식한다. 쟈니 캐쉬는 수감자들의 요청에 응해 1968년 폴섬 교도소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가졌고, 영화는 그 열광의 순간을 포착한다. 그리고 저 멀리 한 여자가 있다. 사랑하는 이의 프로포즈를 서른 아홉번씩이나 냉정하게 거절하며 자신의 인생을, 마음을, 한 남자를 이끌어야 했던 준 카터의 눈물이 짙붉은 색의 엔딩 크레디트 위로, 관객의 가슴 속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이미 살아진 혹은 살아낸 삶 그 자체가 주는 위로의 카타르시스이자 그 안에서 발견되는 ‘열정’에 대한 간절하고 애틋한 향수다. ‘앙코르’는 호와킨 피닉스에게 밀리지 않는 갈색머리의 새로운 리즈 위더스푼을 보여줬고, 골든 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A 삶의 고통을 위로하는 열정의 무게감, 그 찬란한 드라마 (진아)
A 열정적 음악에 취한 인생의 감동적 비틀거림 (수빈)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픽업]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
감독 이안
출연 제이크 질렌홀, 히스 레저, 앤 해서웨이, 미쉘 윌리엄스
장르 드라마
시간 133분
개봉 3월 1일

Synopsis

잭(제이크 질렌홀)과 애니스(히스 레저)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여름 한 철 동안 방목하는 일을 맡는다. 밤낮으로 함께 생활하면서 둘은 미묘한 감정을 느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헤어진다. 4년 뒤, 재회한 그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깨닫지만 이미 가정을 꾸린 후다. 그로부터 평생에 걸친 잭과 애니스의 힘겨운 사랑은 시작된다.

Viewpoint

카우보이가 등장한다. 주요 배경은 푸른 초원과 산이다. 동성 간의 사랑을 다뤘다. 이러한 표면적 요소들만 보았을 때, '브로크백 마운틴‘은 오해의 소지가 참 짙은 영화다. 가뜩이나 전형성이 강한 서부 영화에 절대로 등장하지 않을 것만 같던 동성애자의 출현은 작품을 향한 관객의 예측을 혼란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로크백 마운틴‘이 골든 글로브, 베니스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선전하며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게 된 것은 이 영화의 숨은 저력을 입증해준다. 그것은 파격적인 로맨스나 뛰어난 스토리 때문이 아니다. 간격을 두고 그들을 좇는 시선의 진솔함 때문이다.

영화는 줄곧 잭과 애니스의 삶을 조명하지만, 특별히 그들을 이해한다거나 이해하길 강요하지는 않는다. 단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뿐이다. 상대방에게 느끼는 감정이 우정 이상의 무엇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감지하면서도 애써 그것을 부정하려는 태도는 그들을 불운한 연인 이전에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집단의 일원으로 인식시킨다. 이처럼 사회에 별다른 문제없이 편승한 두 사람에게 닥친 평범하지 않은 감정은 안타까움을 유발하며 영화로의 자연스러운 몰입을 돕는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게 됐을 즈음, 둘의 감정이 마음먹은 대로 생겨난 것이 아니듯, 운명 역시 뜻대로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개인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사회의 벽 속에서 잭과 애니스의 사랑은 하나의 장애물이 되고, 심지어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 동성애자로 의심받아 성기가 뽑힌 채 죽어있던 한 남자의 비참한 죽음을 본 이후 애니스는 사회에 저항하는 개인이길 거부한다. 사회의 규율에 따르는 것이 곧 살기 위한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때문에 평생 사랑해도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 말할 수 없었던 그들에게 마음껏 함께 할 수 있었던 브로크백 마운틴은 돌아가고 싶은 이상향이 된다. 산은 그리하여 오랜 시간 등장하지는 않지만, 작품 전체를 어우르며 마음의 안식처, 돌아가고 싶은 낙원의 역할을 맡는다.
여느 연인들의 사랑과는 달리 길고도 가늘게 이어지는 잭과 애니스의 인연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아도 오랜 세월 지속된 그들의 사랑을 입증하려는 듯 더욱 애틋하다. ‘와호장룡’에서 리무바이(주윤발)와 수련(양자경)의 몇 마디 대사만으로도 오랜 시간 그들이 쌓아왔던 연정을 예측할 수 있게 했던 이 안 감독은 이번에도 압축된 감정을 풀어내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장면, 브로크백 마운틴과 잭의 옷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던진 애니스의 한마디 ‘I swear(맹세할게)'는 두고두고 여운을 남긴다. 세대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를 펼친 히스 레저의 변신이 무척 인상적이며, 제이크 질렌홀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 역시 매우 만족스럽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노팅 힐’ ‘맨하탄’ 등에 이어 또 하나의 로맨틱한 영화 속 명소가 탄생되는 순간이다.

할리우드가 주목한다, 이 안 감독
이 안 감독은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몇 안 되는 아시아 감독 중 한 명이다. 가장 특이할 만한 점은 그가 대부분의 동양 감독들처럼 한 장르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센스 센서빌리티’처럼 이걸 정말 대만 사람이 만들었을까 싶게 서구적인 것도 있으며 ‘와호장룡’처럼 철저히 동양적인 작품도 있다. 그러나 이 안의 영화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언제나 드라마였다. 위장 결혼을 소재로 동성애와 부모와의 갈등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결혼 피로연’, 세 딸과 아버지의 관계를 음식 문화를 통해 그린 ‘음식남녀’ 등은 인간의 희노애락을 진솔하게 풀어낸 수작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발전도 거듭하고 있는 이 감독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홈피 www.brokebackmountain.co.kr

A+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로맨스다 (영엽)
A+이제는 카우보이들도 사람을 울린다 (수빈)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CineSpecial] Heath Ledger

히스 레저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
1979년 4월 4일, 오스트레일리아 서부 해안에서 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을 좋아했던 부모는 소설의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이름을 본 따 아이에게 ‘히스’라는 멋진(거기다 문학적이기까지한!) 이름을 선사했다. 정돈 안 된 금발머리와 장난기 어린 눈을 가진 아이는 연극을 좋아하고 하키를 잘 하는 평범한 소년으로 자라났다. 그러나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소년이 훗날 수많은 평단의 극찬을 받고 누구나 특별하길 원하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그리고 반드시 주목해야 할 스타로 거듭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히스 레저, 이 매력적인 스타의 탄생은 어쩌면 예정되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그를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이유,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를 다뤄보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나 싶다.
프로페셔널 01
사실 히스의 존재가 선명하게 각인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그전까지 그는 촉망받는, 가능성이 있는 배우가 확실했지만 ‘브로크백 마운틴’의 에니스 델마처럼 두드러지는 역할을 맡지는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에니스 델마가 그의 첫 게이 연기는 아니지만)‘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열 가지 이유’의 매력만점 괴팍남, 그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던 라이언 필립을 제치고 주인공으로 낙점이 되었다는 문제의 작품 ‘패트리어트’, 자연스럽고 쾌활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사 윌리엄’까지. 호평을 받았던 받지 않았던 간에 히스의 연기가 문제되는 상황은 거의 없었다. 다만, 그가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 만한 역량의 작품이 없었을 뿐이었다.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스토리의 등장인물은 아무리 히스 레저라 할지라도 ‘그저 그랬던 영화’ 속으로 흡수되기 십상이었다.
그러던 도중, 그는 이 안 감독이 ‘브로크백 마운틴’을 영화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게이 카우보이들의 사랑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주제 때문에 몇몇 배우들은 꺼려했던 이 역할을 히스는 기꺼이 잡았다. 적어도 그에게는 에니스 역을 놓치는 것이 그 역을 맡는 것보다 더 위험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드디어 엄청나게 복잡하고 외로운, 복합적인 남자의 내면을 연기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히스는 이 기회를 백분 활용하여 자기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더 이상 히스 레저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 남자를 평생 사랑했던 고독한 카우보이 애니스 델마 만이 있을 뿐이다. 거의 입을 열지 않고 읊조리는 허스키 톤의 말투, 불같은 정열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외적으로 표출하지 못하고야 마는 비련의 캐릭터는 수많은 씨네 피플을 열광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심지어 ‘브로크백 마운틴’의 원작자 애니 프루는 영화를 본 후 “이제 에니스 하면 히스 레저가 떠오른다.”고 말했을 정도로 그는 캐릭터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모든 성공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히스는 언제나 배역을 신중하게 선택해왔다. 어떤 배역을 원하거나 맡을 경우 한 발 떨어져서 살펴보려는 태도는 그가 역할에 대한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 결과, 히스 레저는 모든 작품에서 겹치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잭과 콩나무’ 이야기를 진실로 믿던 ‘그림 형제’의 그 순진한 동생과, 눈길 한 번 주고 뭇 여성들을 사로잡는 ‘카사노바’ 역할의 그를 중첩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곧 그의 이 세 작품 ‘브로크백 마운틴’ ‘그림 형제’ ‘카사노바’가 동시에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진출했는데도 전혀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덕분에 히스 레저는 레드 카펫을 세 번이나 밟게 됐다.
자유로운 영혼 02
자, 지난해의 성공으로 그는 이제 명실상부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끊임없는 수상행렬은 1월의 골든 글로브에 이어 3월의 오스카 시상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진정한 신데렐라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깼는데 갑자기 집 앞에는 레드 카펫이 놓여있고, 황금 마차가 준비되어 있다. 히스 레저는 많은 이들의 박수갈채 속에서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그 길을 따라 마차에 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젠 이러한 현상에 익숙해졌을 법도 한데, 그는 아직도 정신이 없다는 말로 일관한다. 이것은 히스가 할리우드 스타 시스템에서 여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스물여섯 살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목장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말을 뒤로 탈 수도 있을 정도로 말 타기에 능숙하다는 그의 말로 미루어 보아, 히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일 수도 있겠다. 이는 상에 대한 그의 코멘트에서 다시 한 번 입증된다. 하나의 연기 또는 하나의 영화가 다른 작품과 비교되고 경쟁되는 것이 아직은 낯설다는 그는 수상식 시즌이 다가오면 불편해진다고 한다. 수상을 바라는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그리고 어쩌면 권위 있는 시상식의 최연소 수상자라는 영예로운 기록을 남길지도 모르는 이 시점에서 히스 레저의 발언은 때 묻지 않은 그의 순수함을 드러내어 주는 동시에 수상에만 연연하는 일부의 관습을 향한 속 시원한 직격탄이다.
로맨티스트 03
최근작 ‘카사노바’에서 보여준 히스 레저의 열연은 꽤나 신선했다. 거기에 등장하는 카사노바의 모습은 습관적으로 우리 모두가 떠올릴 법한 호색한이 아니라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여자를 존중할 줄 아는 젠틀맨이었다. 그 역할에 너무나 잘 어울리던 히스를 떠올리며, 과연 현실 속 그의 사랑관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실제로 그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함께 출연했던 미셸 윌리엄스와 공식적인 연인 사이다. 인터뷰 답변마다 ‘미셸과 나는’을 꼭 덧붙이는 이 남자는 요즘 미셸과의 사이에서 얻은 딸 마틸다와 함께 꿈같은 생활을 영위 중이다. 히스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미셸을 만났다는 것은 초현실적인 일이라고 설명하며,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은 작품이라고 말한다. 할리우드 대신 브룩클린에서 살고 있다는 것, 사랑하는 두 여자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다는 것에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는 그의 모습에서 스타도 행복한 이유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그는 진정한 로맨티스트다.
무한한 가능성 04
얘기를 끝마치면서 히스 레저의 필모그래피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본 결과, 그는 매우 영리한 배우 같다. 히스가 출연한 대부분의 영화에서 그의 외모에 대한 잔상은 희미하고, 이미지는 강렬하게 기억된다. 이것이 그의 강점이다. 사실 꽃미남들이 넘치는 할리우드에서 외모만으로 주목받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너무나 잘 생긴 톰 크루즈조차도 한정된 역할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유로 비난받아 왔지 않은가. 이 치열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히스 레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는 끊임없이 진보하고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히스는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 올라야 할 첫 번째 고지에 올랐다.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될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물론 스물여섯의 나이에 그 이상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모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믿고 기다려볼 만큼 히스가 현명하다는 사실은 입증된 지 오래다. 그의 속엔 그가 얼마나 많을지, 또 얼마만큼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가면을 우리에게 선보일 것인지 그 무한한 가능성을 주목해보자. 기대해도 좋을 정도로 그는 아름다우니까, 바로 위와 같은 이유로.


Filmography

2005

카사노바 Casanova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
그림 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 The Brothers Grimm
로드 오브 독타운 Lords of Dogtown

2003

네드 켈리 Ned Kelly
씬 The Sin Eater, The Order

2002

포 페더스 The Four Feathers

2001

몬스터 볼 Monster’s Ball
기사 윌리엄 A Knight’s Tale

2000

패트리어트 늪속의 여우 The Patriot

1999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10 Things I Hate About You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
자료제공 백두대간, 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랑도 해석이 되나요] 영원한 사랑에 대한 단상

‘베를린 천사의 시’의 다니엘과 마리온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우리 모두는 그 사랑이 영원하길 바랍니다. ‘영원’의 사전적 의미가 무엇이든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영원한 사랑이란 언제까지나 오직 서로만을 바라보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동화책의 마지막과 비슷한 형태의 사랑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원하지만, 운 좋은 극소수의 연인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이 특권은 어떤 사람들에겐 사랑을 시작할 수조차 없게 만드는 동기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상대방과 영원한 사랑을 할 수 있는 확률은 굉장히 낮다는 것, 영원할 수 없다면 언젠가는 이별을 겪어야 한다는 지극히 이성적인 결론에 도달하는 순간부터 사랑은 두려운 존재가 되기 때문이죠. 이별의 아픔은 사랑의 희열보다 더 견디기 힘든 존재임이 분명하니까요. 결국 가련한 누군가는 사랑을 수식하는 ‘영원’이란 단어에 스스로 속박되고 맙니다.
영원이란 개념에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는 아마 천사일 겁니다. 그들은 영원을 살아내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다니엘은 스스로 영원을 거부합니다. 창조 이전부터 존재했던 그가 그것을 포기하려는 이유는 서커스단의 공중그네 곡예사 마리온 때문입니다.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랑을 위해, 모든 이가 원하는 영원이란 특권을 버리게 되지요.
다니엘이 일말의 후회 없이 이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비단 시간의 공허함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눈을 마주치고, 손을 맞잡는 행위, 연인을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순간의 기쁨이 의미 없는 연속보다 얼마나 소중한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을 테지요. 연인의 사랑스러운 모든 것을 그대로 내면에 받아들이는 과정, 그 순간의 영원성을 깨달았던 겁니다.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일’도 ‘영원’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이 왜 그제서야 생각이 난 걸까요. 보이지 않아도, 말로 표현할 수 없어도 존재의 흔적은 영원하다는 바로 그 공식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결과가 어찌되었든, 그 이후로 마리온과 다니엘이 행복했으리란 무모한 추측도 전혀 사실무근은 아니겠군요. ‘영원한 사랑’이 무엇인지, 이제야 좀 알 것 같습니다.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