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길

Roman Pro Zeny
감독 배창호
출연 배창호, 강기화, 권범택, 설원정
장르 드라마
시간 95분
개봉 11월 2일
대장장이 태석(배창호)은 이십 년 넘게 무거운 모루를 지고 장터들을 떠돈다. 다음 장을 향하던 태석은 길에서 서울에서 내려온 여공 신영(강기화)를 만난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러 가는 길이라는 그녀를 태석은 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주기로 한다. 길을 가던 중 태석은 신영에게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태석은 신영이 자신의 친구이자 원수인 득수(권범택)의 딸임을 알게 되면서 신영과 함께 득수의 장례를 치르러 멀고 먼 눈길을 함께 걸으며 길을 떠난다.
배창호 감독은 80년대에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등의 작품으로 작품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그의 2004년 작 ‘길’은 제작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뒤늦게 개봉되는 작품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개봉이 늦춰진 이유 중 하나는 아무래도 이 작품이 독립영화로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배창호 감독은 ‘길’에서 자신이 평소 애정을 가져왔던 한국적인 문화와 자연을 담고 싶었다고 하는데, 그것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서 이번 작품을 흥행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독립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길’은 독립영화이지만 웬만한 상업영화 못지않은 때깔을 자랑한다. 배창호 감독의 의도대로 영화에서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등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담아낸 그야말로 환상적인 한국의 절경들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풍경들은 단순히 아름다운 이미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외로움이 주가 되는) 인물들의 감정들도 섬세하게 잡아내 더욱 인상 깊다.
‘길’은 70년대를 살아가는 현재의 태석과 50년대 과거의 태석을 번갈아 보여준다. 아름답지만은 않은 태석의 과거는 그의 등에 업혀진 모루와 같이 무거운 고통의 무게로 다가온다. ‘길’은 용서와 사랑에 대한 영화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을 담은 로드무비이다. 태석은 점점 고향에 다가서면서 20년 동안 짊어졌던 고통을 서서히 덜어낸다. 사람이 사람을 용서로써 보듬고, 그리고 그를 사랑하기에 이르는 태석의 삶은 깊은 울림을 안겨준다. 다만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퍽 통속적이어서 다소 촌스럽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B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35&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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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데스노트

Death note
감독 가네코 슈스케
출연 후지와라 타츠야,
마츠야마 켄이치
장르 스릴러, 판타지
시간 126분
개봉 11월 2일
법관을 꿈꾸는 천재 대학생 라이토(후지와라 타츠야)는 법의 한계를 느끼며 회의에 빠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이름이 적힌 자는 죽는다’는 데스노트를 주은 후, 스스로를 ‘정의의 신’이라 생각하며 범죄자들을 처형한다. 의문의 연쇄사망사건이 일어나자 경찰청에서는 명탐정 L(마츠야마 켄이치)을 고용하여 ‘키라’라고 불리며 구세주라 일컬어지는 살해범, 라이토와 맞선다.
영화는 선과 악, 범죄와 정의의 경계를 오가는 인간군상을 드러내고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을 내비친다. 만화 혹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그렇듯 ‘데스노트’도 만화적 상상력의 영화화에 대한 한계와 이미 원작의 결말이 나온 상태에서 영화만의 즐거움을 어떻게 안겨줄 것인가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관객들은 그저 또 한번 실망하기를 원하지 않을 뿐이다. 오바타 타케시의 인기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졌으며 2007년 1월에 후편의 개봉이 예정되어 있다.

B ‘흥미진진’과 ‘눈 가리고 아웅’을 동시에 경험하는 신기한 시간

정재은 학생리포터 jmanduj@naver.com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36&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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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잔혹한 출근

감독 김태윤
출연 김수로, 이선균, 고은아
장르 코미디, 범죄
시간 108분
개봉 11월 2일
밖에서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가정에서는 자상한 남편으로 통하는 동철(김수로), 알고 보니 주식투자 실패와 사채 이자 때문에 피가 마른다. 사채 이자 갚으러 목숨 걸고 뛰어가던 중 우연히 만난 만호(이선균)의 처지도 자신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둘은 얼떨결에 유괴를 저질렀지만 이게 웬일? 108번이 넘도록 전화를 해도 아이 부모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다시, 이번에는 핸드폰을 무려 3개나 가진 부잣집 딸 유괴에 성공하곤 좋아하던 찰나 동철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동철아, 네 딸을 유괴했다!”
유괴범의 아이를 유괴한다는 신선한 소재와 김수로라는 배우의 코믹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빈틈이 많은 연출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아버지들의 마음, 경제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사회적 압력에서 생기는 괴리감이 절절히 녹아 있어 예상외의 무게를 가진다. 코미디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도 딸을 구하기 위한 아빠의 잔혹한 출근을 보며 마냥 웃을 수는 없을 듯.

B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아닌 예상치 못했던 영화의 무거움 (희연)
C+ 절절함이 점점 설교조로 다가온다 (동명)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37&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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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의 발견]소진된 젊음

시드니 루멧 감독의 ‘허공에의 질주(Running On Empty, 1988)’
10월의 마지막 날은 가을과 겨울이 마치 바톤 터치를 하듯 자리를 넘겨주는 날이다. 11월이 되면 우리는 그 해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비로소 체감한다. 10월의 마지막 날 유명을 달리한 한 젊은 스타가 있다. 70년대에 태어난 세대들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아름다운 청년의 사인은 마약 과다 복용이었다. 리버 피닉스가 출연한 많은 영화들이 모두 다 좋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는 보는 사람의 시선을 끊임없이 끌어당기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미모라든가 재능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영화 속에서 대체적으로 과묵한 인물로 등장하는 그의 눈은 언제나 무언가를 호소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어둡고도 형형한 눈빛을 접하면 그 무언의 호소에 답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상처와 비밀을 간직한 채 누군가와의 소통을 간절히 원하는 그 눈빛은 리버 피닉스를 어느 누구보다 특별한 배우로 만들어 주었다.
시드니 루멧 감독의 88년 작 ‘허공에의 질주’는 일관되게 사회적인 이슈를 영화화해 온 루멧의 수작 중 하나다. ‘허공에의 질주’의 원제인 ‘running on empty’의 원래 뜻은 ‘다 고갈되어 가는, 소진되어 가는’ 쯤으로 번역할 수 있다. 반전운동가인 부모와 함께 끊임없이 신분을 바꾸며 도피 생활을 하는 십대 소년 대니(리버 피닉스)는 피아노에 재능이 있다. 그러나 그의 재능과 사생활은 가족의 안위를 위해 희생되기 일쑤다. 관심도 없는 야구팀에 들고, 언제나 눈에 띠지 않는 구석자리에 앉아있는 대니는 새로 이사 온 마을에서 작은 변화를 겪는다. 한 소녀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루멧 감독은 이 영화에서 반전운동가의 열렬한 투쟁을 보여주는 대신 그들의 지리멸렬한 도피 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을 들춰낸다. 대의와 평범한 삶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면서도 결코 원칙을 저버리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 속에서 루멧은 진정한 인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리버 피닉스는 히피 생활을 했던 자신의 실제 과거와 공명하는 대니 역할에 기막힐 정도로 잘 어울린다. 그는 영화 속에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영화 속 연인인 로나 역을 맡은 마사 플림튼과 실제로 연인이 되기도 했다.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는 대니의 어머니인 애니의 생일 파티 장면이다. 조개껍질 목걸이나 종이 악보 등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마음의 선물을 주고받은 대니의 가족들과 로나는 함께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영화 속에서 언제나 위험과 긴장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유일한 망중한을 그린 이 장면은 역설적으로 소진되어 간다는 영화 제목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비로소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살게 된 대니와, 외로운 죽음의 길로 접어든 리버 피닉스의 고단한 삶의 대조적인 뉘앙스 때문일까.
최은영 영화평론가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38&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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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해석이 되나요]남자의 사랑

‘데미지(Damage)’의 스테판

10월 30일은 루이 말 감독의 생일입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순전히 우연인데 이런 우연한 연관성이 주는 기쁨은 의외로 크게 다가옵니다. 몇 년 전, 케이블 TV에서 이 영화를 처음 접했던 느낌처럼요. 지리멸렬하게 복제되는 사랑의 이미지들 속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영화였습니다. 이렇게 오로지 우연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순간을 동경합니다. 조언없이 좋은 영화를 발견했을 때나 공부한 부분만 시험에 나올 때의 환희 같은 것 말이에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찌릿찌릿해져요. 그리고 이런 ‘찌릿’함은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에도 찾아옵니다. 안나와 인사를 나누는 스테판, 그녀에게 전기충격을 제대로 받습니다. 몇 마디 주고받지 않았는데도 이미 모든 신경이 마비되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 우연은 너무 가혹하군요. 그녀는 아들의 약혼녀거든요. 그렇지만 스테판에게 이토록 크게 소용돌이치는 감정은 처음입니다. 평온했던 바다가 거대한 풍랑을 만나 흔들리듯 그녀를 원하는 마음을 도저히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남자의 사랑’이란 이런 걸까요? 사랑에 빠진 이 남자, 눈도 멀고 귀도 멀었습니다. 앞의 일을 내다볼 수 있는 이성이란 것은 하늘 위로 둥둥 떠올려 보내고 오로지 한 사람만을 원할 뿐이에요. 스테판은 가슴이 시키는 데로 합니다. 계산은 없습니다. 마지막도 생각 안 해요. 그냥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랑을 할 뿐이죠. 그런데 우리는 어땠나요? ‘날 우습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쉽게 보지는 않을까, 믿기는 할까, 어차피 헤어지면 그만인데….’ 수 백 번도 더 망설였습니다. 겁쟁이였죠.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강한 척 해야 했고 애원하느니 아무렇지 않다는 듯 돌아섭니다. 그렇게 하는 게 멋있는 건 줄 알았어요. 묻으면 묻힐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사랑을 얕잡아 봤죠. 충분히 지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마음은 크나큰 계산 착오였습니다. 내 심장은 그를 알아보았고, 내 눈은 그를 쳐다보고 있으면서도 사랑한다는 그 말 한마디가 무엇이관데 이리도 시리게 만드는 걸까요?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스테판의 마음은 상처투성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부럽습니다.
눈물을 보일지언정 널 지울 수가 없노라고, 그립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니까요. 그래요. 계산하지마세요. 아무리 아파도 드러내세요. 사랑은 표현이니까요. 스테판은 비록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 해서는 안 될 사랑에 빠졌지만 ‘남자의 사랑’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를 욕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의 스테판을 보세요. 그는 그저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였을 뿐입니다. 눈치 채셨나요? 안나는 그에게 첫사랑이었습니다. 온 세상과 등 졌대도 사랑을 품고 있는 그가 부럽습니다.

정재은 학생리포터 jmanduj@naver.com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39&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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