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뉴스]전주로의 영화여행 外

전주로의 영화여행 ●

우리나라 대표영화제로 자리 잡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는 4월 26일 그 8번째 문을 연다. 5월 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는 기존 ‘디지털 영화의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모토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젊고 재기 넘치는 신인 감독을 발굴한다'로 바꿨다. 이에따라 경쟁부문이었던 ‘인디비젼'과 ‘디지털 스펙트럼'이 하나로 통합됐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았던 ‘디지털 3인 3색'이 유럽권 감독들에게 눈을 돌리고, 단편영화를 대상으로 이와 같은 형태를 지닌 프로그램 ‘숏숏숏'을 선보이는 것도 올해 행사의 특징이다. 이외에도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선구자 피터 왓킨스의 회고전(사진), 터키영화의 특별전, 매진행렬을 자랑하는 ‘음악의 밤' 등 37개국 185편이 기다리고 있으니 준비를 서두를 것.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jiff.or.kr을 참고.

전계수 감독을 만나러 갑니다 ●
관객과 감독의 만남을 주선하는 한국시네마테크 프로그램 ‘작가를 만나다'의 4월 주인공은 ‘삼거리 극장'의 전계수 감독이다. 전 감독은 지난해 데뷔작 ‘삼거리 극장'에서 저예산으로 실험적인 영상과 장르를 펼쳐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와의 만남은 오는 14일 토요일 저녁 7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삼거리 극장' 상영 후, 창작의 비밀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 이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cinematheque.seoul.krdmf 참고.
콧구멍 속 녹차 지렁이? ●
신작 단편들을 소주제로 묶어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금요단편극장'이 판타지한 세 편의 작품들로 4월을 맞이한다. 오는 13일 서울 아트시네마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에서는 천재소녀 안에 존재하는 검은 생물체를 추적하는 ‘기프트(Gift)', 한 남자 안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려하는 미지의 존재를 담은 ‘인사이드 코퍼레이션(Inside Corporation, 사진)', 녹색행성의 녹차를 이용한 우주점령을 고발하는 ‘녹색행성의 계략'까지 세 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indiestory.com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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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극락도 살인사건

극락도 살인사건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박솔미, 성지루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시간 112분
개봉 4월 12일
때는 1986년, 인심과 음식이 좋고, 8월엔 유난히 날씨가 요사스러워 마치 극락같다하여 이름 붙여진 섬 극락도. 주민이라야 이장을 포함해 전부 17명인 이 평화로운 섬에 어느 날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외지 출신의 보건소장 우성(박해일)과 여선생 귀남(박솔미)은 나름의 추리로 범인을 잡으려 애쓰고, 마을 사람들 역시 한번씩 서로를 의심해보지만 시간이 갈수록 희생자만 늘어갈 뿐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과 소년탐정 김전일을 연상시키는 이 고립된 공간에서의 추리극은 사실 공포물에 더 가깝다. 그러나 미스터리가 국내에서 흔치 않은 장르임을 감안하면, ‘극락도 살인사건'은 충분히 발전적이다. 스릴러 영화의 미덕인 지적유희를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지만, 처녀귀신, 야사(野史) 등의 한국적인 소재를 제법 흥미진진하게 조려내 오락적 공포물로는 손색없다. 그 방식이 다소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대단원의 막이 내린 후 드러나는 반전도 예상 밖의 오싹함을 안겨줄 수 있다.

B 원래 귀신보다 더 무서운게 사람인거야 (수진)
B 실컷 흥미진진하다가 정작 뒷맛은 텁텁한 (희연)

박수진 학생리포터 treetal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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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고스트 라이더 Ghost Rider

고스트 라이더 Ghost Rider
감독 마크 스티븐 존슨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에바 멘데스, 피터 폰타
장르 판타지, 액션
시간 110분
개봉 4월 12일
인기 절정의 모터사이클 챔피언 자니 블레이즈(니콜라스 케이지)는 아버지의 건강을 담보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피터 폰타)에게 영혼을 팔고, 첫사랑 록산느(에바 멘데스)와도 이별했다. 자니는 메피스토펠레스의 숙적인 블랙하트를 제거하기 위해서 밤마다 ‘어둠이 내리면 초인적인 불(火)의 힘을 지니는 불멸의 영혼사냥꾼' 고스트 라이더로 변신한다.
만화 속에서나 등장할법한 유치찬란한 캐릭터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영혼을 팔아 악마의 자식이 되었지만, 정의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싸운다'는 기본 줄거리는 그 아무리 오락성이 목적인 영화라고 할지라도 너무 지루하고 식상하다. 조악한 CG효과에 힘입어 탄생한 고스트 라이더의 불타오르는 해골은 참으려 해도 참아지지 않는 실소를 유발하고, 이 영화를 위해 운동 꽤나 했다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복근도 영화를 살리기엔 역부족이다.

D 완전압박, 어이상실 (희연)
D “쟈니!”를 부를 때마다 대답했다. “그래잔다!” (호영)
D 자멸의 길을 걷는 과잉액션 (수진)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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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나카타니 미키, 에이타, 이세야 유스케
장르 코미디, 뮤지컬
시간 129분
개봉 4월 12일

Viewpoint

부푼 꿈을 안고 도쿄로 상경했으나 현재는 무료한 백수생활 중인 쇼(에이타)는 25년 전 집을 나간 뒤 행방이 묘연해진 고모 마츠코(나카타니 미키)가 공원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녀의 유품을 정리하기위해 마츠코의 집을 찾아간다. 마츠코를 일컬어 ‘냄새나고 혐오스러운 여자'라고 했던 이웃들의 말대로 그녀의 집은 구더기가 들끓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쇼는 호기심 강하게 자극하는 마츠코의 흔적을 하나 둘 따라가면서 그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접하게 되고, 그녀의 삶에 강한 연민을 느낀다.
전작 ‘불량공주 모모코'로 엉뚱한 발상과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스타일을 보여주었던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은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으로 스크린을 또 한 번 오색찬란하게 물들인다. 전자레인지 안에서 팝콘이 톡톡 터지는 것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색색깔 물감이 스크린이라는 도화지에 ‘확' 번지는 듯한 느낌이다. 동화책을 펼쳐놓은 것 같은 특유의 영상은 원색의 향연을 펼치며 끊임없이 시각을 자극하고, 마츠코의 일생을 세분화해서 압축해놓은 참신한 뮤지컬 넘버들은 적재적소에 등장하며 기분 좋게 청각을 자극한다.
내레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조카 쇼의 시점에서 바라본 마츠코의 일생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가슴 찡한 드라마다. 그녀는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죽은 물고기처럼 무정한 세상 속 폭력, 불륜, 매춘, 살인 등에 격렬하게 휩쓸렸다. 사람을 너무 쉽게 믿었고, 마음이 너무 여렸고, 외로움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었고, 지나치게 사랑(오로지 남자에 의한)을 원했던 그녀는 이용당하고 버림받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하지만 이런 무거운 신파조의 이야기에 키치적인 상상력과 코믹함이 잘 가미되어있어서 전체적으로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절한 무게의 이야기가 되었다. 변사체로 발견된 마츠코의 사망원인과 살인범을 추적하는 과정에서는 여느 추리소설 못지않은 궁금함을 유발시키고, 마츠코의 일생을 따라가다 진실한 삶의 가치와 이유를 발견해가는 조카 쇼의 모습에서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제30회 일본아카데미영화상 여우주연상, 최우수음악상, 편집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 내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B+ 혐오스럽다기보다 ‘치열하지만 찬란했던' 마츠코의 일생 (희연)
B+ 테스, 보바리부인, 홍도를 잇는 비극적 사랑찬가. 그러나 마츠코의 노래엔 유쾌함이 있네! (수진)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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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천년학

천년학
감독 임권택
출연 조재현, 오정해
장르 드라마, 멜로
시간 106분
개봉 4월 12일

Synopsis
선학동을 찾아간 동호(조재현)는 달라진 선학동의 모습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동호가 가난이 싫어 선학동을 떠난 뒤 눈이 먼 채로 소리를 계속 배웠던 송화(오정해)는 동호의 결혼 소식을 들은 후 그를 피하며 전국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송화의 뒤를 쫓던 동호는 선학동에 다다라서 더 이상 송화를 찾을 길이 없게 되자 아름다운 학이 노닐던 그 옛날의 선학동과 송화를 떠올리며 북을 친다.

Viewpoint

영화나 소설이나, 오늘날의 우리는 현대적 감각에 너무 많이 치우친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문득 멍해질 때가 있다. 우리 관객이 한국적인 정서를 맛본지도 오래다. 장르적·정서적 대세는 시기에 따라, 취향에 따라, 혹은 자본에 따라 언제나 바뀌기 마련이라지만 한국적 정서(단순히 옛날 것이 아니라)를 가진 영화는 그런 흐름에서마저도 벗어나 그야말로 ‘나와야 나오는' 독특한 것이 되었다. 하도 들어 지겹겠지만 천년학은 임권택 감독의 백 번째 영화이다. 그러나 그 놀랍고 고귀한 숫자보다도, 우리나라의 풍경을 가장 아름답게 찍는 거장 감독 임권택이 ‘서편제'의 동호, 송화, 유봉을 다시 스크린에 들여놓은 것 자체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서편제'가 소리꾼의 한과 열정을 다루던 영화인 데 반해 ‘천년학'은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판소리가 어우르듯 달래주는 영화다. 송화의 소리는 송화의 마음을 따라간다. 어릴 때 한 이불 덮고 자던 동호의 발이 슬쩍 송화의 발을 건드릴 때 불렀던 심청전 한 대목은 그녀가 자기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노인과 한 이불을 덮고 있을 때 어김없이 시작되고, 동호가 중동으로 떠난다고 했을 때는 어디든 따라가겠다는 소리 구절로 그를 향한 마음을 담아낸다. ‘천년학'에 등장한 판소리를 통틀어 가장 이 영화다운 소리는 매화 꽃잎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풍경을 뒤로 송화가 자기를 아껴주던 노인의 임종을 지키며 부르던 ‘꿈에서 나고, 꿈에서 살고, 꿈에서 죽고, 모두 다 부질없다'는 대목이다. 이 압도적인 장면에서 느껴지듯 ‘천년학'은 몽환적인 느낌이 다. 아름다운 사계절의 자연풍경과 노을 속에 융화되듯 담긴 두 사람의 모습은 강렬함 보다는 ‘꿈'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임권택 감독이 이제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던 사랑은 끊임없이 따라가고, 쉴 새 없이 이별하고, 처절하다기보다는 아름다우며, 이룰 수 없으므로 한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이다. ‘서편제'보다 재미나 그 속에 담긴 혼이 덜한 것 같고, 덜 인상적이라고 느껴진다면 아마 이런 부분의 차이점 때문일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천년학'과 ‘서편제'의 연장선적 관계를 명시하면서도 ‘천년학'만의 정서가 완성됨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겠다. ‘서편제'를 만들 당시 함께 완성하고 싶었던 ‘선학동 나그네' 이야기를 그때 만들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비주얼적인 면 때문이었다. CG 기술로 완성한 마지막 장면에서 선학동의 유려한 모습과 선계를 나는 듯 날아오른 두 마리 학은 감독의 오랜 염원을 담고 멋지게 펼쳐진다. 최근 큰 조명을 받고 있는 음악감독 양방언을 비롯, 그가 “모여!” 하면 모이듯 그의 곁에 오랫동안 함께 했던 임권택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조명, 세트, 의상, 촬영을 책임졌다. 심도 있는 연기를 맡은 오정해와 조재현도 제 몫을 다 한다. 무조건적인 의미부여와 노장의 숭고함에 대한 헌사도 지나치면 고깝겠지만, 제작 과정에서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의연하게 우리 앞에 선 ‘천년학'은 단순한 평가대상으로서의 영화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일심동체, 영원한 영화판의 소울메이트들

‘둘이서 한 마음' 으로 찍은 영화가 벌써 열 작품이 넘는다. 81년 ‘만다라'로 처음 만난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의 놀라운 동반자적 관계는 어지간히 마음이 맞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 점심 메뉴를 고르는 거 하나에도 이견이 생겨 토라지기 일쑤건만 두 거장의 이러한 20년이 넘는 연대는 신기하기까지 하다. ‘아비정전'으로 처음 인연을 맺어 ‘동사서독'‘타락천사'‘화양연화'‘해피투게더'‘2046'까지 함께 한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과 왕가위 감독의 관계도 유명하다. 30년의 세월동안 오로지 일본의 3대 거장 중 한 명인 오즈 야스지로의 작품만을 촬영한 아츠타 유우하루도 있다. 그 외에도 ‘바톤핑크'로 만난 후 코엔 형제의 거의 모든 영화를 촬영한 로저 디킨스,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숱한 대작들을 헤쳐나간 촬영감독 야누즈 카민스키 등 부럽기 그지없는 끈끈한 영화판의 소울메이트들은 더 좋은 “영화 내일”을 향한 기분 좋은 발견이다.
홈피 www.beyondtheyears. com

A ‘둘 중 누가 더' 랄 것도 없이 이청준과 임권택이 좋다면 (호영)
B+ 옛 것의 정취와 한이 서린 소리가 한 마리 학이 되어 날아오르다 (희연)

손호영 학생리포터 in_azur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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