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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 사도신경 강해설교 ㅣ 그리스도교문헌총서 2
토마스 아퀴나스 지음,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사상과문화연구원 편찬, 손은실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3월
평점 :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의 대가답게 이해하기 쉬운 삽화를 통해 비유를 들어 풀이하는 방식이 아니라 성경 말씀으로 다시 말씀의 의미를 해석하는 정공법을 택한다. 성경의 권위에서부터 시작되는 사도신경 강해는 그러므로 오히려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서문에서 그는 믿음이 가장 필요한 이유로 네 가지를 꼽는데, 믿음을 통해 하나님과 연합되고, 우리 안에서 영생이 시작되며, 믿음을 통해 현재의 삶이 인도되는 동시에 믿음으로 우리가 숱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은 어리석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에 대하여도 우리 지성의 불완전함을 성찰하고,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는 진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하며, 누군가의 말은 어떻게 믿는지 반문하면서 믿음이 없으면 우리 삶 자체가 구성될 수 없다는 점을 되돌아본다면 보이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을 믿지 않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무엇보다 오직 한 분 하나님이 계시며, 만물의 통치자이며 섭리하시는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데 우리가 다수의 신을 생각하는 이유로 네 가지 이유를 든다. 인간 지성의 연약함,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인간을 향한 아첨, 자녀와 친족을 향한 육적인 사랑, 악마의 악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한 분이시고, 모든 만물을 지으시고 통치하시며 섭리하신다는 데 대한 인식이 흔들리면, 자칫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악마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믿는 마니교 같은 오류가 생길 수 있으며, 세상이 영원하다고 믿거나 또는 하나님이 선재하는 질료로 세상을 창조했다고 하는 생각에 빠질 수 있다는 데 경각심을 준다. 하나님의 창조에 대해서 믿으면 하나님의 위대성을 인식하게 되고, 감사의식이 생기며, 역경 가운데에도 인도되고, 피조물을 바르게 사용하는 데까지 인식이 미칠 수 있게 되며, 마침내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으로 인도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또한 하나님이 아버지이자 그리스도가 참된 아들이심을 믿어야 하는데, 그리스도가 선한 사람들과 차이 없는 방식으로서의 하나님의 아들이라거나 예수님이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던 것이 아니라 피조물로 만들어졌다거나 영원이 계시지 않다거나 또는 하나님과 한 본질에 속한 것이 아니라는 식의 오류에 대하여도 성경 말씀으로 반박한다.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신, 성육신하셨다는 것에 대한 잘못된 이해도 지적한다. 예수님이 동정녀에게 태어나신 것은 동의하나 하나님의 뜻을 행함으로써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자격을 얻었다거나, 참된 육신을 가진 것이 아니라 외견상으로만 육신을 취한 것이라든지, 그리스도의 몸이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잉태된 것은 별도의 천상의 육체를 가지고, 다만 마리아를 통과할 뿐이라는 주장, 예수님께 영혼은 없다는 것 등 다양한 이단적 생각을 구체적인 성경 구절을 통해 배격한다.
하나님의 신성이 아니라 철저히 인성이 죽는 죽음을 경험함으로써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구원을 얻게 하신 십자가 사건을 바라볼 때, 사랑과 인내, 겸손과 순종, 땅에 속한 것들에 대한 경멸의 모범이 되신, 부끄러운 십자가를 참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라고 권고한다.
예수님은 인간의 죄에 대한 모든 벌을 감당하기 위하여 음부에 내려가셨고, 다시 부활하심으로써 우리도 그의 권능을 힘입어 다시 살게 되는 그 의미에 대하여도 섬세하게 되짚어준다.
저자는 형식적으로 되풀이하는 신앙고백으로서의 사도신경이 얼마나 위대하고 깊은 의미를 가지는지, 한 구절 한 구절씩 집요하게 탐색함으로써 말씀의 권능과 권위를 다시 인식하게 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창조, 사랑,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의 교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한편 아퀴나스의 강해설교를 따르다보면 연옥의 존재나 부활의 모습 등 개신교와 천주교의 교리상 차이점도 설핏 이해하게 된다. 또 교리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과 동시에 지나친 논증이 오히려 말씀을 제한할 우려에 대하여도 생각하게 된다.
독자에게 읽히는 의미는 제각각일지라도 사도신경에 담겨진 엄청난 의미를 되짚어보면서 믿음과 신앙을 다시 점검하고, 묵상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인 것만은 분명하다.
한 사람으로 인해 죽음이 들어왔기 때문에 또한 한 사람으로 인해 죽은 자들의 부활이 옵니다...중략..영생에 있어서 첫째 요소는 사람이 하나님과 연합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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