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빠져드는 기독교 역사 -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재미있는 기독교 이야기
유재덕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기독교만큼 이성적 접근이 필요한 종교도 없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이성적 접근이 성숙한 신앙 발달에 무해한 것처럼 오도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고,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읽으면서 중세 철학의 주요 토대가 된 기독교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서양 철학의 허리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구나 싶었다.

 

이성으로 믿음의 세계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성적인 판단이 있어야 제대로된 신앙을 가질 수 있다는 신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역사를 관통하면서 신앙의 주요 교리형성 과정이나 이단의 치리 결과를 읽으면서 신앙을 이해하고 믿음을 성숙시켜 나가는 데, 사회와 맥락, 역사와 시대상을 고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절감하게 된다.

 

베뢰아 사람들처럼 무엇이 옳은가를 끊임없이 간구하고 사색하기보다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요받다보니, 신앙이 피상적으로 흐르고 믿음이 제자리 걸음을 벗어나기 어려운데, 기독교 역사를 읽고 배움으로써 시대적 조망 안에서 바른 신앙과 믿음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성찰해야한다는 점도 각성하게 된다.

 

다만, 개정판에서는 관련 지형이나 지도, 특정 국가의 역사들을 함께 수록하면 더 깊이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읽는 동안 동로마제국, 서로마제국과 관련된 별도의 자료를 찾아봐야만 이해가 되는 대목도 있었고, 특히 이단의 경우에는 그 계통이나 특성을 개괄적으로 요약한 도표 등이 있다면 내용이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싶다.

 

현대 부분에서는 유명 목회자를 중심으로 기술하다보니 서양이 주가 되는 점도 없지 않은데, 한국 기독교 역사를 간략하게 수록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기독교, 특히 개신교가 유례없이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는 까닭을 현대 들어 한국 기독교 역사의 맥락 속에서 짚어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본회퍼는 히틀러에 맞서는 크라이사우 서클이라는 저항조직 핵심부와 연결되었다..중략..그 일에 관여하게 된 까닭을 이렇게 설명했다. "죄 없는 구경꾼들의 무리를 향해서 차를 모는 미친 사람을 본다면,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그저 재앙을 기다리다가 상처 입은 사람을 위로하고 죽은 사람을 장사지낼 수 없다. 나는 그 운전자의 손에서 운전대를 뺏으려고 애쓰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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