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이란 무엇이며, 왜 필요하며, 어떻게 추진하는가
제프 멀건 지음, 김영수 옮김, 희망제작소 기획 / 시대의창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현장에서 갈고 닦은 경험을 이론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는 아무래도 반갑다. 특정한 경험 사례를 자랑하듯 나열하거나,  장황한 이론을 설교하듯 쏟아내는 책들이 가지지 못한 생동감과 균형감각을 맛보기란 쉽지 않은 일. 그런 의미에서 부피로나 내용으로는 가볍게 보이지만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다.

 

현장의 바쁜(?) 이들을 위해 내용 요약을 앞에 배치해 빠른 책읽기를 가능하게 한 후, 주 내용을 본론으로 배치하였다. 마지막에는 저자의 인터뷰를 실어 한국에서의 사회 혁신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했다. 책의 구성부터 혁신적인.

 

사회 혁신은 개인, 조직, 사회변화의 운동으로서 나타날 수 있으며, 비영리 부문, 기업, 정부, 시장 등 곳곳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또 사회혁신을 아우르는 일반적인 이론이 아직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사회 혁신의 특성으로 3가지를 간추려 소개하였는데, 첫째,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의 요소들을 조합하거나 혼합한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 둘째, 사회 혁신을 현실화하려면 조직, 부문, 학제의 경계를 뛰어넘어야한다는 것, 셋째, 사회혁신을 통해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간다는 것이다.

 

혁신은 보통 4단계를 거치는데  첫째, 욕구를 이해하고 잠재적 해결책을 파악하여 아이디어를 끌어낸 후 둘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현실에서 끝까지 시험해 보면서 구체적으로 형상화해나간다. 셋째, 실행단계에서 꾸준히 평가하며 좋은 아이디어를 규모화해야하는데, 이 때 대규모로 지원할 나무들을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전파해야한다. 넷째, 학습과 진화를 거치면서 계속 변화하는 단계에 돌입하면서 혁신의 동력을 이어나간다.

 

사회혁신의 핵심 요소는 열정과 헌신, 그리고 후원자나 국가, 또는 발주자나 소비자들의 자금지원이라고 단언한다. 반면 혁신이나 변화를 방해하는 요소는 효율성, 사람들의 이해관계, 사람들의 마음, 관계-유력자들의 개인적 관계가 사회적 자본과 상호 약속의 형식으로 안정화 요인을 만들어내는- 등 4가지로 꼽고 있다.

 

사람과 자본, 관계와 시스템을 고려할 때, 책의 곳곳에서 소개되고 있는 영국 사회의 주요 혁신 사례는 영국이 얼마나 역동적인 나라인지 가늠하게 할 정도. 역사적으로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에서 물러난 형국인지 모르겠지만, 혁신을 위한 활동가 그룹이나 조직의 저변을 살펴보고 나면 만만치 않은 나라라는 느낌이 밀려온다.

 

돌아보면 이 책은 혁신의 현실을 이론으로 통합해 나가는 중간 보고서 격인데, 저자가 지적하듯이 사회 혁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부족하고 이론적 탐구도 미흡한 상황이니, 거칠더라도 연작으로 꾸준히 업그레이드판이 발간되면 좋겠다.

사회변화를 성취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어떻게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대중의 열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어떻게 장애를 회피할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변화를 실현하는데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한지, 이 모든 것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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