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치가 유시민의 가장 큰 장점은 수려한 글솜씨와 더불어, 자신의 생각을 활자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아닐까 싶다.

 

  <죄와 벌>, <전환시대의 논리>, <공산당 선언>, <인구론>, <대위의 딸>, <맹자>, <광장>, <사기>,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종의 기원>, <유한계급론>, <진보와 빈곤>, <카타리나 불룸의 잃어버린 명예>, <역사란 무엇인가> 등 여러 저작을 빌어 역사와 세계의 지향점, 진보적 가치의 의미, 평등과 자유의 이면, 인간다움과 빈곤의 문제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이란 부제가 담고 있듯이, 청춘들이 읽고,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과 의지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은 <맹자><카타리나 불룸의 잃어버린 명예>. 두 서적을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울분, 진짜 보수가 가져야할 가치와 태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에둘러 표현한 점.

 

   직설적인 화법이 아니면 청년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며, 정련되지 않은 훈계조로 참여와 관심 독려하는 대신, 먼저 앞선 지성인들의 활자와 주장을 빌어 생각 거리를 던진 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중심 화두로 자연스럽게 견인하는 세련됨이 녹아있는 책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정치가란 저자의 신분 때문에 제시된 저작들이 저자의 정치적 의도대로 재구성되어 전달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68혁명에서 공산당의 배신은 극우 언론만큼 치명적이었지만, 지면의 한계 탓인지 언론의 병폐만 그려졌을 뿐 다른 지점은 부각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미덕은 청춘들에게, 바꾸고 싶은 세상에 대한 상을 그리는 밑그림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 아닐까 싶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그려나가고, 문제 삼아야할지 모를 때, 최소한의 문제 의식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독서 목록을 찾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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