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나이스비트 메가트렌드 차이나 - 새로운 세계를 이끌어가는 중국의 8가지 힘
존 나이스비트 & 도리스 나이스비트 지음, 안기순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시선의 변화가 때로는 본질을 꿰뚫는 초석이 될 때가 있다. <메가트렌드 차이나>는 중국에 대한 시선의 변화에서부터 시작한다. 중국 외부에서 바라보는 중국이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 바라보는 중국을 이야기한다. 수평적 민주주의 역행, 인권 유린, 공산주의 독재에 의혹을 품는 서방의 시선에서 멀찍이 떨어져, 수직적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중국 정치 체계의 특성, 중국식 자본주의의 특징, 문화 향유와 경제적 안정을 지향하는 샤오캉 사회를 향한 비젼, 집단주의적 사고와 하이구이파의 활약상을 중국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기반 위에서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외부의 잣대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중국의 실상이, 저자가 제시하는 내부의 스펙트럼을 통과하고 나면 세밀하게 재해석된다.

    한편 읽는 내내 중국의 저력을 상기하면서, 현대 중국 사회의 기초를 닦은 덩샤오핑의 정치적 무게감을 제대로 실감했다. '정신의 해방'을 주창한 덩샤오핑은 정치는 공산당 중심의 사회주의로 안정을 꾀했고, 경제에는 적극적으로 개방과 개혁을 도입해 자본주의의 안착을 견인했다.

    책을 읽고 나니, 중국의 변화가 가장 두려운 것은, 기저에 깊은 역사로부터 쌓인 문화의 힘이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더 두터워졌다. 덩샤오핑은 문화와 예술의 기반 없이 쌓이는 경제적 부가 가져올 해악을 경계했던 것 같다. 깊이 있게 향유할 수 없는 부요는 천박과 타락을 불러올 것이고, 정신의 강박으로 굳어지리란 판단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결론적으로 맞아 들어가고 있는 듯 싶다. 뛰어난 식견이다.

    굴곡진 현대사를 지나오면서 중국 국민 스스로 근육과 핏줄에 아로새긴 자부심과 강인성, 새롭게 떠오르는 중화사상, 높은 교육열과 문화에의 긍지, 공산당 일당 체제의 정치적 안정 속에서 차근차근 경제적 부를 축적해가는 놀라운 상인정신. 2050년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되리라는 저자의 결론은 결코 빈 말이 아니다.

   인권의 문제, 정치적 자유에 대한 갈망, 티베트 독립 운동을 비롯한 민족 갈등의 조율, 심각한 부의 편중 현상 등 앞으로 중국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그러나 중국은 숱한 역사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체득하고 내면화한 여러 모략들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방식을 전개하면서 난제들을 타개해나갈 수 있으리란 확신마저 든다.

   편견에 사로잡힌 시선으로는 절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중국을 바로 알고, 그 변화에 예민해야 하는 이유, 그동안 우리는 단견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는지, 그 비상과 발전의 궤도를 폄훼하거나 깎아내리는 데 열중하지는 않았는지, 이 책은 질문과 동시에 해답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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