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버리다 - 더 큰 나를 위해
박지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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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공 월드컵을 맞으면서 박지성의 축구 이야기를 육성으로 듣고 싶어졌다. 무명의 설움을 딛고 2002 월드컵, 히딩크의 황태자가 된 박지성. 마침내 꿈의 무대 맨유에 입성한 그의 궤적을 따르다 보면, 왜 그가 추구를 잘 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왜 그의 축구는 아름답고, 축구다운 축구로 다가오는지 쉽게 이해된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는 축구가 아니라, 자신이 활용되는 축구를 지향한다. 골을 넣을 수 있도록 기여하는 선수를 꿈꾼다. 스스로 드러나는 대신 잠잠히 헌신하고, 그러므로 비로소 발견되기를 바라는 소박한 꿈을 엿보면서, 축구장 밖에서도 통하는 그의 인품과 인격이 다시 존경스러워졌다.

   재활 기간 동안 눈과 귀를 막고, 피아노를 배웠다니, 축구에 몰입하면서도 동시에 축구에서 스스로 외떨어지는 능숙한 재능은, 부러워지기까지 했다. 축구 인생의 좌표를 더듬으며 끊임없이 정진을 재촉하는 그 잰 걸음이, 그의 축구 미학과 철학에 대한 소신이, 기울어가는 일상의 의지마저도 야무지게 다잡도록 유쾌하게 전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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