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VS 프로이트 C.S. 루이스 연구서
아맨드 M. 니콜라이 지음, 홍승기 옮김 / 홍성사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루이스와 프로이드는 유대인이자, 세계적인 석학이었으며, 인생의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은 공통점을 지녔지만, 세계관에서는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루이스는 무신론자였다가 추후 유신론자로 돌아선 반면, 프로이드는 죽는 순간까지도 무신론자의 세계관을 고수했다. 루이스가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으로 인생을 관통했다면, 프로이드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어떤 세계관을 가졌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졌음을 분석해낸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해, 읽는 내내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프로이드는 철저하게 인간에게서 영성을 지워나갔다.  그 결과 결정론을 신봉하게 되었고, 정신병리나 현상의 분석에 집착했다. 그런 태도 탓에 프로이드에게 인간이란 결정론의 한계에 갇힌 존재이면서 동시에 주어진 문제를 결국은 혼자 힘으로  풀어내야 하는 외로운 검투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인생과 현상의 인과관계의 꼬리를 물고 물었던 그는 끝까지 현실과 불화했다. 그러나 루이스는 미련할 정도로 인간의 영성을 탐색했으며 애써 신을 외면하려는 태도를 고의적 무지로 규정했다. 이해될 수 없는 존재를 앞에 두고, 이해되지 않는다며  애써 그 존재를 부정하면서 자위하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믿음에 확신이 없어 불안해하는 두려움. 신을 등지고 앞만 바라보면서 없다고 외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한다고 역설했다.  


  프로이드는 성의 프리즘을 통해 인간의 발달을 고찰하면서도 니체의 초인 사상을 추앙하며 스스로 금욕생활을 선택했다. 욕망의 억압을 택하면서 자연스러움을 버린 그가 과연 행복했을까. 시간이 갈수록 집요한 그의 노력은 학문적 성취를 이뤘지만, 뜻하지 않은 불안과 동요를 덧붙여댔다. 루이스는 성 뿐만 아니라 인생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신의 섭리로 이해했다. 뒤늦은 결혼, 배우자의 죽음을 겪으면서도 그는 그 안에 숨겨진 신의 메시지를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억척스런 탐색은 오히려 그에게 삶의 고비를 결 곱게 지나도록 하는 방향으로까지 인도했다. 루이스는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죽는 순간까지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  


  인간의 영성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가끔은 구닥다리 취급을 받을 때가 있다. 첨단의 시대, 아직도 신의 존재를 믿는 멍청이가 있느냐는 식의 태도도 가끔은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돌아보면, 인간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존재로만 살 수 있는 존재는 결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죽음은 정신으로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이며, 사회적 논의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과제도 아니다. 신체적 노력으로 이겨낼 수 있는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가 생긴 이래 만고의 진리는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것인데도, 영성의 문제는 터부시되어 왔다.  


  저자는 분명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삶을 단편적으로 비교하려는 의도로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영성의 문제, 그 치열한 마주함 없이 인간의 실존에 대하여, 인생에 대하여 논한다는 것은 어쩌면 가치 없는 일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큰 두 가지 주제, 무엇을 믿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는, 영성에 대한 고민 없이는, 질문될 수 없으며  답변할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영적 존재인 인간에 대한 고찰, 그 작지만 위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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