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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마음 - 시인 문태준 첫 산문집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넷서핑을 하다가, 때마침 문태준 시인의 첫 산문집이라기에 주저없이 구입했다. 40대에 이토록 담백하고 정감어린 문체로 일상을 묘사할 수 있는 시인의 재능이, 아니 인격이 다시 부러워졌다.
평생을 농군으로 사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배운 대로 시인의 마음은 정갈하고, 꾸밈이 없다.
햇배를 사서 졸망이며 걸어가는 모습, 허기진 아이에게 밥상을 차려주며 눈물짓는 뒷태, 느리게 오그라드는 거북이 목을 바라보며 무심을 상기하는 눈매, 청보리밭 푸른 허리를 남몰래 껴안고 싶어하는 맑은 마음..시인은 문장으로 스스로를 천연덕스럽게 그려낸다.
숲의 호흡으로 다독이는 언어들이 여름 휴가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