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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에세이를 읽지 않은지 오래. 여백으로 채워지는 감성이 팔 그늘 아래로, 눈 그림자 밑으로
스몄다가 번져 나간다. 꾸미지 않은 말투,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시는 담백함. 투영하지 않고, 반추하지 않은 날것으로의 삶, 어쩌면 그게 희망일 것이다.
결혼하지 못한 이유..게으름. 미루고 미뤄대다 끝내 마감을 넘기고야 마는 천형같은 습관. 김점선 화백에게 화사한 붉은 말로 표현될 정도로 뜨거웠던 열정, 강박장애에 시달리다 천로에 뛰어들기 전 장영희 교수님을 찾은 제자..그 이야기들 속에서 몇 가지 공통분모를 찾아냈다.
장영희답게 산 것처럼, 김지학답게 살라고, 씩씩한 활자들이 등을 토닥인다.
어부
-김종삼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노를 저어 가면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