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 - 10년 앞선 고령사회 리포트
김웅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령화 및 초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뉴스는 종종 들리지만, 의료나 부동산 측면에서 피상적인 내용만 다루어져, 사회 전반적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감이 서지 않는 느낌이었다. 


미래 사회 변화의 가장 강력한 변수가 되는 인구 변화를 먼저 겪고 있는 일본은 어떤 모습일까, 단순한 호기심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삽시간에 둑이 무너져 물바다가 되는 것처럼 어느 순간 사회 변환이 극치에 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독서에의 의지를 거들었다. 


조바심을 수용하면서도 꼼꼼하게 손가르치는 것처럼 사려 깊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무래도 목차의 구성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초고령 사회의 풍경을 열거하면서 제시하는 대신 초고령 사회의 신풍경, 유쾌한 시니어의 등장, 간병의 품격, 시니어 비즈니스의 막오름 등으로 구성되어 체계적인 훑어보기가 가능하다고 할까. 


가장 뚜렷한 장면은 아무래도 노인의 개념에 액티브 시니어가 추가된 부분이다. 평균 연령 62세의 대학 개설, 폐교 위에 세워진 어른들의 학교, 스마트 시니어 네트워크, 시니어들이 즐길 수 있는 고급 카페, 매장, 여행 등 앙트러 살롱 문화, 웰 다잉을 추구하는 종활 문화 등은 초고령 사회의 어두운 면만 강조하는 우리의 시선이 일부 수정되어야 함을 암시한다. 


일본 사회의 문제나 특유의 문화 등이 초고령사회와 맞닿으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도 소개하는데, 치매 머니의 보호, 중장년 히키코모리의 부모 사후 플랜, 유산의 기부, 정년제 및 연금 문제는 우리도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은 노인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에 기인하여 사회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이다. 슬로 계산대라든지, 반려견의 고령화 대비, 주문형 교통의 등장 등은 흥미롭다. 간병 문화에서는 입주자 모두 자신의 힘으로 배변이나 배뇨 활동을 하도록 신체적 강건함 유지에 주안점을 두어 기저귀 없는 요양원을 지향한다거나, 비데형 기저귀를 적용하여 배설 케어의 진화를 도모하는 부분은 놀라움을 넘어설 정도다. 수동적인 보건의료 중심의 케어가 아니라 한 마을이 나서거나 스타벅스 같은 굴지의 기업과 연계하는 등 사회 전반의 시스템 변화로 이행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점이다. 


시니어 비즈니스로 빈집 문제, 도시락 배달 서비스, M 세대와의 동거, 디지털 헬스 벤처 사업, 시니어를 위한 편의점의 변신, 성인 기저귀 재처리 회사의 등장 등 새로운 시장의 도래 역시 흥미롭다. 


피해갈 수 없는 초고령 사회를 맞이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한 부분이 있는데, 사회 전체의 시스템 변화나 노인에 대한 새로운 정의, 보건의료 체제의 개선, 새로운 시장의 창출 등 후발 주자로 나선 우리에게 전략적 시사점을 준다. 


40세가 되면 모두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20년을 기본 계약 기간으로 하고 각자 사정에 따라 연장하면 된다...중략..20-40세, 41-60세, 61-75세로 20년씩 3구간으로 나우어 인생에서 두세 번 정도의 전직이 일반화되는 사회를 만들자 - P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