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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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이 의식을 결정한다는 주장에 빗대어 본다면 이 책의 저자는 지리, 즉 땅이 우리의 정치, 경제, 역사 등 삶의 좌표를 상당 부분 결정한다고 단언한다. 산맥, 하천망 등 지리적 요인은 단순히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는 것이며, 기후, 인계, 통계, 문화, 지역, 천연 자원에 대한 접근성 등 또한  총체적으로 지정학적인 지리적인 요인에 포섭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요인들을 바탕으로 국제적 현안을 접근할 때 현상의 실체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책 전반에 걸쳐 사례를 들어 실증한다. 


저자는 해양 강국을 꿈꾸며 다양한 민족을 통합하고 영유권 분쟁을 마다 않는 중국의 속내, 지리적으로 축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한편 막강한 해군력, 에너지 자급 자족 등을 내세우며 패권을 휘두르는 미국, 지리의 이점과 단점에 따라 이합집산하면서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유럽연합, 넓은 지형과 풍부한 천연 자원이 있어 주변국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필살기로 내세우지만 부동항이 없어 해상권 장악에서 미흡한 러시아, 높은 산맥과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발전이 저해되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 제국주의의 희생양이 된 후 풍부한 자원과 광활한 지리적 요건이 오히려 분쟁의 요건이 되고 있는 아프리카, 종교와 지리, 강대국의 계산속 때문에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나는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과 경쟁에 영향을 미친 지리적 특성, 북극을 둘러싼 각국의 첨예한 경제 및 외교의 실상 등을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지정학적 세계관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역설한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입장은 아무래도 눈길을 뗄 수 없었다. 한반도의 위치와 군사 기지 등의 지정학적 현실을 살피다보면 한반도 긴장에만 집중할 수 없는 것이 대만과 중국의 갈등이 가시적으로 촉발되는 시점에서 제주도를 기점으로 강대국 간 전선이 우리 나라에서 형성될 수도 있다는 추론마저 들었다. 북한의 위협 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긴장 상태를 면밀하게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각성할 수 밖에 없다. 


저자가 2편을 통해서 드러낼 지정학적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통찰력 있는 대담한 시각과 근거 중심의 설득력 높은 자료들이 어떤 하모니를 보여줄 것인지 기대된다. 또 저자가 책의 도입부에서 언급했듯이 단순히 지리뿐만 아니라 인구 특성, 기후, 문화 등의 지정학적 측면을 고려할 때 세계 각 지역의 운명을 어떻게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을 것인지 보다 총체적인 연구서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생긴다. 

실제로 역사를 다룬 저술이나 오늘날 국제 문제를 다룬 보고서들에서 자주 도외시되는 것이 바로 국내외 정치의 근간을 이루는 물리적 현실이다. 확실히 지리학은 무엇 못지 않게 왜 라는 질문의 근간을 이룬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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