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찬송이야기 - 은혜와 감동이 있는
김남수 지음 / 아가페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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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의미와 존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가 찬송가가 아닐까. 인간의 힘과 노력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고난과 절망에 다다랐을 때, 소소해 보이는 일상이 기적임 발견하고 평화를 누리는 기쁨을 새롭게 발견할 때 인간의 인식은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인도된다. 숱한 과학과 철학, 예술과 문학으로도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영성으로 마주한 시공간에서 빚어지는 찬송가. 이 책은 찬송가 뒤에 숨겨진 작사가와 작곡가의 삶, 그리고 삽화 등을 통해 찬송가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영성의 가치를 조명한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내용은 인생의 역설 앞에서 탄생한 찬송가의 비화다. 사랑하는 자녀가 죽고, 아내와 남편이 떠나며 건강, 명예, 부와 권력이 떠나가서 절망의 끝에서 만난 주님은 놀랍도록 강건한 찬송가를 빚어가는 힘이 되어 주신다. 또 찬송가는 전쟁터에서, 죽음의 문턱에서, 혁명의 전선에서, 새시대의 포효와 함께 불리워졌다는 점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일례로 뜻밖의 사고로 죽음에 이른 젊은 더들리 팅 목서는 아버지에게, 일어나라, 예수님을 위해 일어나라,는 유언을 남겼고, 아버지 스티븐 팅 목사가 이를 기리기 위해 '십자가 군병들아' 찬송가의 모태가 된 시를 작사했다. 죽음에 굴하지 않고 주님 위해 일어서는 십자가 군병의 이미지는 어떤 격랑에도 흔들림 없는 믿음의 굳건함으로 승화된다. 절망과 공포를 딛고 분연히 일어서는 강직함에는 감성으로 점철된 어떤 후회나 좌절의 그림자도 없다. '어떤 상황이 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성도의 본분이 무엇인지 각성시키고 분명히 짚어준다. 


처칠과 루즈벨트 대통령이 조약 후 함께 찬송가를 부른 대목, 성부, 성자, 성령의 진리의 말씀을 명백하게 선포하는 찬양, 적군의 총부리를 앞에 두고 찬송가를 불러 목숨을 건졌는데, 집회에서 다시 만나 찬송가로 맺어진 인연, 독일군과 영국군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총을 던져두고 서로 예우하며 성탄절을 화합하며 보낸 삽화, 타이타닉 호의 침몰 시에 갑판 위에서 마지막으로 함께 찬양한 찬송, 노예와 고아와 장애인을 뛰어 넘어 시대를 위로하고 갈 방향을 제시한 찬송가의 힘 등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언제든지 누구든지 진영과 계급, 시대와 국가를 뛰어넘어 하나의 찬송가를 통해 한 마음이 될 수 있는 서양의 토대가 부럽기도 했다. 


영성의 회복에서부터 삶을 시작하고, 시대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온 서양 역사의 발자취를 생각하면서 문득 우리에게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함께 찬송가를 부를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또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항일 운동을 주도하고, 학교를 짓고 문학을 가다듬어 시대 정신을 주도하면서 우리의 찬송가를 지었던 선각자들의 노력이 자꾸만 후퇴하는 것 같아 독서 내내 부끄럽기도 했다. 

많은 찬송들이 삶의 고난 가운데 믿음을 지켜낸 결과로 태어났습니다. 찬송에 얽힌 이야기는 살아 있는 간증이므로 우리는 이를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습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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