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 - 텍스트로 콘텍스트를 사는 사람들에게
박양규 지음 / 샘솟는기쁨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한다"고 성경은 단호하게 기록하고 있지만, 때로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오히려 고리타분한 옛 기록에 갇힌 문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성경 말씀을, 내가 사는 현실에 적용해 믿음으로 사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에 당연한 단견일런지 모르겠다. 더구나 저자의 진단대로 성경 속 영웅의 활약과 믿음, 그들의 위대한 신앙에 주눅이 든 탓에 때때로 현실의 초라한 믿음과 대비되어 더더욱 괴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의 강점은 두드러진다. 첫째, 한 축으로는 성경 전반을 훑으면서, 현대 성도들의 주된 고민 12가지를 대비시킴으로써 어떤 신앙의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안내한다. 둘째, 성경의 주된 인물들 또는 영웅들이 아니라, 이름 없는 아무개, 소수자 등에 집중하면서 직접 계시를 받지 않은 그들의 놀라운 믿음을 돌아보게 한다. 셋째, 직접 계시를 받은 영웅들과 달리 그들의 모습을 보고 함께 했던 아무개들의 신앙처럼 우리도 해석하고 고민하며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넷째, 이러한 해석, 고민, 판단은 결국 말씀의 텍스트가 이루어지고 있는 콘텍스트를 이해해야한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다섯째, 신앙이 결국은 시대의 현실 속에서 이루어짐을 자각할 수 있도록 여러 인문학적 장치, 예술, 사회학, 정치학, 문학 등을 접목시킴으로써 '인문학과 성경의 조우'라는 저작의 목표를 명확하게 달성한다. 


저자는 인문학으로 성경을 읽는 방법론으로 세 가지 방법을 차례대로 제시하고 있는데, 먼저 텍스트와 콘텍스트의 구조를 이해할 것, 그리고 벤치마킹을 할 것, 마지막으로 텍스트와 콘텍스트의 언어 간극을 좁히기 위해 공감사전의 코너를 제시하면서 공감하기를 시도한다. 


방법론에 따른 구조적 체계를 갖추고, 아담의 시대로부터 초대 교회 바울까지 12장의 각각의 내용에 인문학적 장치들이 드리워지면서, 당시 이름 없는 이스라엘 백성, 유대인, 성도들이 느꼈을 갈등, 고민, 감정 등이 매우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되살아난다. 동시에 하나님은 그 때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조망하기에 어떤 믿음의 선택, 결단이 필요한지 현실적인 각성으로 이끈다. 


말씀을 어떻게 읽고,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그것도 제대로 배운 것 같아 감사하다. 

고대 시대에도, 조선 시대에도, 그리고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텍스트는 우리의 콘텍스트에 근간이 된다. 수많은 아무개가 그것을 의지해서 살았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현실을 극복해 나갔다면 우리도 아무개들처럼 하루를 사라 낼 것이다. 그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 P2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