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을 용기 - 정신과 전문의가 찾아낸 기적의 금연 치유력
전지석 지음 / 스토리3.0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간결하고 가독성이 높으면서도 독서의 유익이 충분하다면 더할 나위 없는 실용서의 조건일텐데, 이 책은 금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참신함까지 포함하는 장점을 지녔다.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이면서 동시에 애연가로서 금연에 성공한 자신의 경험담을 되살려 금연에 대한 정신의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책은 유혹, 착각, 자기파악, 치유, 자유의 5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흡연과 금연의 심리, 시도, 성공과 실패의 변곡점에서 작동하는 정신 기제의 세밀한 부분을 묘사한다. 경험자가 아니면 제시할 수 없는 싱싱함이 살아있다.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금연에 접근하는 방법론적인 장점은, 무엇보다 기존의 공포, 협박의 기저에서 출발하는 생의학적 접근의 문제점을 드러나게 하는 것인데, 금연을 일종의 의지박약의 문제인 것처럼 협소하게 치부하는 시선을 날카롭게 포착해낸다는 것.

 

흡연자로서의 경험을 되살려 분석한 <착각> 장은 담배는  독해야 성공한다든지, 인간 관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거나 스스로 담배를 원한다는 등의 금연 회피 심리를 정확하게 드러낸다. 또  흡연의 효과에 천착하거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흡연해도 괜찮다는 안일함, 금단증상에 대한 두려움도 제시함으로써 금연 정책의 출발점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할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울, 두려움, 자기 연민 등에서 확대되는 흡연 행위를 분석하고, 새로운 자아,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금연의 심리를 증폭시키자는 주장이 흥미롭다. 다만, 저자가 증보판을 낸다면 흡연과 금연의 일반론에 덧붙여 성별, 연령 사회적 지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흡연자의 심리 양태를 사회적, 구조적 측면과 연계하여 분석하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독자로서의 욕심도 생긴다.

꿈과 목표의 부재와 흡연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분명 관계가 있습니다. 담배에 중독된 이상, 꿈과 담배를 맞바꾸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담배에 상당한 양의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시간 자체도 상당하지만 어디서 담배를 사야 할지, 언제 어디서, 때로는 누구와 담배를 피울지 고민하는 시간까지 따진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담배와 관련해 흘려버리고 있는 셈이니까요. 어쩌면 인생에 있어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담배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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