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베트남 사람들
부씬 투이 지음, 배양수 옮김 / 대원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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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를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는 현지인이 직접 소개하는 글을 읽는 것도 효율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펼쳤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베트남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된다.

 

변형된 몬순기후로 강이 2300여개에 이를 정도로 많고 홍강과 메콩강 주변으로 펼쳐진 델타 지역은 수경벼 재배를 가능케 해  베트남을 세계 최고 수준의 쌀 수출국으로 끌어올렸다는 점, 열과 습기가 많아 1만 2000여종의 야생식물이 있고, 수산물도 6500여 종이 있을 정도로 식물, 동물이 다양하다는 점, 50개 이상의 종족이 있고, 인구는 이미 2000년 즈음에 인구는 7600만을 넘겼다는 점, 송나라, 몽골, 명나라 등을 물리치고 독립을 지켜낸 왕조들, 프랑스의 지배와 저항, 베트남 전쟁의 승리, 수많은 미신과 신앙을 수호하고 있지만 인구의 10% 정도가 믿는 천주교가 베트남에서는 두 번째로 큰 종교라는 점 등은 주로 초반에 다루고 있다.

 

5대 조상까지 제사를 지낼 정도로 가부장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여성을 중시하고, 그러므로 장례 때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정면으로 걷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관을 바라보며 뒤로 걸을 정도라는 점, 민족 독립을 쟁취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한 문학의 힘, 남부 지역에서 근무일에 따라 노동 결과를 계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잉여 수확물을 분배하는 방식을 시작하였고 이를 집권층이 흡수하여 정책화한만큼 도이머이 운동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민중에 의해 먼저 일어났다고 주장한 점, 베트남 주재 외국인 관리자와 베트남 노동자 간 갈등 사례 중 한국기업이 많다는 점 등 중, 후반부에는 주로 문화와 정책, 베트남의 현 주소 등을 살펴본다.

 

일종의 베트남 소개서 같은 책이다보니 베트남인으로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글을 써야겠다는 의지를 피력이라도 한 것처럼,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인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 사회에서 쟁점이 될 만한 사안은 거의 다루지 않거나 다루더라도 짧게 언급만 하고 있어 단편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제 관계를 전공한 전공자답게 베트남의 정치, 역사와 관련된 부분을 좀 더 깊이 있게 할애했다면 이야기거리가 훨씬 더 풍성했으리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여행이나 베트남 이주, 사업 진출 등을 앞두고 있는 이들이라면  일상생활, 관습, 문화 등을 맛보기로 알아보는 데는 더할나위 없이 간결하고 명료한 편이다.

베트남이 유교를 받아들였지만 베트남인은 유교의 공식인 중남경녀를 따르지 않고 반대로 여성 존중을 도덕의 한 기준으로 삼아왔다..중략..여성과 어머니는 땅과 벼, 즉 삶의 근원으로 간주되었다. 여성은 성인의 경지로 받들어져 제사를 지내고 칭송을 받았다. 심지어 베트남에 유입되는 종교는 일부가 여성화, 즉 여신으로 바뀌게 된 경우도 있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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