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의 과학자들에게는 리자가 어떻게 여행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날 카이로에서 리자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목표를 이루려면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깨달음)로 일련의 변화가 시작되었고, 그 변화들이 결국 그녀의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중요했다. 그 후 6개월 동안 리자는 담배를 끊고 조깅에 매달렸다. 그 덕분에 식습관이 바뀌었고, 일을 대하는 자세와 수면을 취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덩달아 통장에는 돈이 쌓여 갔다. 일과도 달라졌고, 미래 계획도 바뀌었다. 어느덧 리자는 하프 마라톤을 시작했고, 곧이어 풀 마라톤을 시작했다. 다시 학교에 돌아가 공부를 시작했고, 집을 마련했으며, 다른 남자를 만나 약혼까지 했다. 그러고는 마침내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으로 선발되었다. 과학자들은 리자의 뇌 영상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을 찾아냈다. 그녀의 옛 습관을 담당하던 신경계 패턴이 새로운 패턴으로 덮여 있었다. 그녀의 옛 행동과 관련된 신경 활동이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그 충동은 새로운 충동에 의해 밀려나고 있었다. 습관이 바뀌자 뇌까지 바뀌었던 것이다.-8쪽
과학자들은 그런 변화의 원인이 카이로 여행 때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혼이나 사막 여행도 아니었다. 리자가 처음으로 하나의 습관(흡연)을 바꾸겠다고 결심하고, 그것에 집중한 결과였다. '핵심습관(keystone habit)'으로 알려진 것에 집중함으로써 리자는 자신의 삶에서 기계적으로 행하던 다른 모든 습관들까지 다시 프로그래밍할 수 있었다.-8쪽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군대에서 배운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습관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습관은 모든 걸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까지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잠자리에 들자마자 잠들고,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나고 싶습니까? 그럼 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아침에 눈을 뜨면 기계적으로 무엇을 하는지 눈여겨보십시오. 달리기를 잘하고 싶습니까? 그럼 달리기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생각해 내십시오. 나는 아이들을 그런 식으로 훈련시킵니다. 아내와 나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습관 계획도 짰습니다. 우리가 지휘관 회의에서 매일 말하는 게 그런 것입니다. 쿠파에서는 누구도 우리가 케밥 장사꾼들을 몰아내서 군중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습관의 결과라는 걸 안다면, 만능 열쇠를 손에 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일이든 시작할 수 있는 열쇠 말이죠."-15쪽
던지의 코칭 전략은 '습관 변화를 위한 황금률'을 구체화하는 것이었다.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습관 변화를 위한 황금률은 습관을 형성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던지는 나쁜 습관을 완전히 없앤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따라서 습관을 바꾼다는 말의 정확한 뜻은 과거의 신호를 유지하고 과거의 보상을 전달하면서 반복 행동만을 바꾼다는 것이다. 황금률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동일한 신호와 동일한 보상을 제공하면 반복 행동을 바꿀 수 있고, 따라서 습관도 바꿀 수 있다. 신호와 보상이 같다면 거의 모든 행동을 바꿀 수 있다.-100쪽
습관을 근절할 수는 없지만 습관을 바꿀 수는 있다. 또 '동일한 신호와 동일한 보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반복 행동을 더하라'는 습관 변화의 황금률을 사용하면 습관을 쉽게 바꿀 수 있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습관을 항구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여기에 필요한 믿음은 같은 목적을 지닌 사람들의 모임에서 도움을 받을 때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 (중략)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당신의 습관을 면밀히 관찰해서 간식거리를 찾아 매번 책상을 떠나는 이유를 알아내라. 그런 다음 카페테리아로 먹을 것을 찾아가는 대신에 당신과 함께 산책할 사람이나, 체중 감량이란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임, 혹은 가까운 곳에 감자칩보다는 잘게 썬 사과를 놓아두려는 사람들을 찾아라.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다른 반복 행동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모임의 일원으로서 습관을 바꾸려 할 때 성공할 확률이 극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습관의 변화에서 믿음은 필수적인 요건이다. 믿음은 공동체와 함께할 때 성장한다. 두 사람만으로도 공동체는 가능하다.-142쪽
"그들은 쿠키를 포기하는 데 어느 정도 의지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훨씬 더 빨리 포기하게 되었던 겁니다. 그 후로도 이 이론에 대한 연구가 200건 이상 진행되었지만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의지력은 단순한 스킬이 아니라 팔이나 다리의 근육과 비슷합니다. 많이 쓰면 피로해집니다. 그래서 다른 일에는 그만큼의 의지력을 발휘할 수 없죠." 연구자들은 이 이론을 근거로 온갖 현상을 설명해 보려 했다. 예컨대 성공한 사람들이 혼외정사에 빠지는 이유, 유능한 의사가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를 이 이론에 근거해 설명한 학자들까지 있었다. 무레이븐은 나에게 "의지력이 필요한 일, 이를테면 퇴근 후 달리기를 하고 싶다면 낮에 의지력 근육을 아껴 둬야 합니다. 이메일을 쓴다거나 복잡하고 따분한 지출 결의서를 작성하면서 일찌감치 의지력을 소진해 버리면 퇴근할 즈음에는 의지력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 겁니다"라고 말했다.-199쪽
달리 말하면, 환자들은 통증이 가장 극심한 때, 운동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가장 강할 때를 중심으로 계획을 세웠다. 환자들은 가장 힘든 순간을 이겨 낼 방법을 스스로 생각해 냈던 것이다. 그들이 직관적으로 사용한 방법은 클로드 홉킨스가 펩소던트를 판매할 때 사용했던 법칙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단순한 신호를 찾아냈고, 확실한 보상을 생각해 냈다. 예컨대 버스 정류장으로 부인을 마중 나간 남자는 '3시 30분이군. 집사람이 돌아올 시간이야!'라는 단순한 신호를 찾아냈고, '여보, 어서 와요!'라는 보상을 명확하게 규정했다. 산책을 나가서 중간쯤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밀려와도 자제력을 이미 습관화했기 때문에 그런 유혹을 이겨 낼 수 있었다.-206~207쪽
다른 환자들, 즉 회복 계획을 기록하지 않은 환자들도 똑같이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모든 환자가 병원에서 똑같은 권고와 경고를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회복을 위해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또 그들 모두가 재활에 매달렸다. 아무런 계획도 기록하지 않은 환자들의 회복 속도가 현저하게 느렸던 이유는, 고통스러운 순간인 변곡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겠다고 미리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의지력을 습관으로 발전시키지 않았다. 그들도 주변을 산책할 생각이었겠지만 첫걸음을 뗄 때 극심한 통증이 밀려오면 산책을 포기해 버렸다.-207~208쪽
타킷과 폴이 찾아낸 이 광고 방법은 디제이들이 '헤이 야!'를 성공시키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과 근본적으로 똑같았다. 타깃은 기저귀 할인 쿠폰을 임신과 관련 없는 상품들 사이에 끼워 넣기 시작했다. 그래야 광고가 무작위로 보내진 것처럼 보여 익숙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테니까. 이처럼 타깃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비밀을 감추었다. (중략) 노래, 음식, 유아용 침대 등 무엇을 팔든 간에 교훈은 똑같다. 새것에 익숙한 습관을 덧입히면, 대중들이 새것을 훨씬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292~293쪽
자료의 분석에 따르면, 회원 유지를 위해서는 감정적인 요인이 중요했다. (중략) 따라서 YMCA가 회원들에게 운동을 하라고 독려하려면, 기존에 존재하는 습관을 이용하고 직원들에게 회원의 이름을 기억하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었다. 타깃과 라디오 디제이들이 터득한 교훈이 조금 변형된 형태였다. 요컨대 새로운 습관(이 경우에는 운동)을 팔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이미 알고 좋아하는 것(친구를 사귀기 쉬운 곳으로 가려는 본능)으로 그 습관을 포장해야 했다.-294쪽
요컨대 토머스(몽유병자)는 자신에게 내재된 패턴을 억제할 여지가 없었지만, 앤지(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습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어떤 습관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순간부터, 그 습관을 변화시킬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앤지가 좀 더 끈덕지게 노력했더라면 도박 습관을 억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훨씬 큰 유혹을 받으면서도 습관 고리를 끊어 낸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몽유병자가 자신의 습관을 몰랐다고 주장하면 타당하게 들린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범죄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 삶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패턴들, 예컨대 우리가 먹고 자는 방법,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세, 시간과 돈과 관심을 무심히 낭비하는 태도 등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습관들이다.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깨닫는 순간부터 우리는 언제라도 습관을 바꿀 수 있고, 그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습관이 개조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습관의 힘을 파악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그때부터 남는 과제는 습관을 바꾸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하는 것이다.-373쪽
프롤로그에서 인용했듯이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 삶이 일정한 형태를 띠는 한 우리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 실리적이고 감정적이며 지적인 습관들이 질서 정연하게 조직화되어 우리의 행복과 슬픔을 결정하며, 우리 운명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를 그 운명 쪽으로 무지막지하게 끌어간다"라고 말했다. (중략) 두 달 후, 제임스는 결단을 내렸다. 무모한 짓을 하기 전에 1년 동안 실험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과 운명을 통제하고 더 나아질 수 있으며, 무엇이든 바꿀 수 있는 자유 의지가 있다고 굳게 믿으면서 12개월을 보냈다. 그런 믿음이 사실이란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지만 그는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었으며, '지금 생각하면 어제가 내 삶에서 위기였던 것 같다'라고 일기에 고백하기도 했다. 자신의 변화 능력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선 적어도 내년까지 이 믿음이 환상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 자유의지에 따른 첫 행동은 자유의지를 믿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썼다. 이듬해에도 그는 매일 의지력을 훈련하며 그 자신과 선택에 대한 통제력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일기에 썼다. 그리고 결혼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373~375쪽
그 후 그는 변화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믿음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유명한 글을 남겼다. 또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완전히 받아들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습관이라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처음에는 어렵게 하는 일을 점점 쉽게 해내고, 충분히 연습한 후에는 거의 기계적으로 혹은 거의 의식하지 않은 채 해낼 수 있게 해 주는 힘이 바로 습관이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면 종이나 코트가 일단 구겨지거나 접히면 그 후로는 항상 똑같은 곳이 접혀지는 경향이 있듯이, 우리도 훈련하고 연습한 방향으로 성장한다." 당신도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또 그런 믿음을 습관화한다면 변화가 실제로 가능하다. 당신의 습관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란 깨달음이 중요하다. 습관의 힘은 그런 깨달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어떤 습관을 선택해서 그 습관이 기계적으로 행해지면, 우리는 그 습관을 필연적인 것처럼 느끼기 시작한다. 제임스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 운명이 무엇이든 우리를 그 운명 쪽으로 무지막지하게 끌어가는 것"이 된다.-375~376쪽
윌리엄 제임스는 습관에 대해서, 또 습관이 행복과 성공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서 많은 글을 남겼다. 그는 그의 대표작 <<심리학의 원리(The Principles of Psychology)>>에서 한 장을 통째로 습관에 할애하기도 했다. 그는 습관이 작동하는 원리를 가장 적절하게 비유할 수 있는 것은 물이라고 했다. "물은 자신의 힘으로 길을 만든다. 한번 만들어진 물길은 점점 넓어지고 깊어진다. 흐름을 멈춘 물이 다시 흐를 때에는 과거에 자신의 힘으로 만든 그 길을 따라 흐른다." 이제 우리는 그 물길의 방향을 돌리는 법을 알고 있다. 자유 의지에 따라 선택한 물길에서 마음껏 헤엄쳐야 하지 않겠는가.-377쪽
Appendix 누구나 습관을 바꿀 수 있다 -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4단계 법칙
기본틀
단계 1. 반복 행동을 찾아라 단계 2. 다양한 보상으로 실험해 보라 단계 3. 신호를 찾아라 단계 4. 계획을 세워라-378~392쪽
습관 고리를 알아내면, 즉 습관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보상과 신호, 그리고 습관에 따른 반복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내면 그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신호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당신이 열망하는 보상을 안겨 줄 적절한 행동을 선택함으로써 반복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계획이다. 프롤로그에서 습관이란 "어떤 시점에는 의식적으로 결정하지만, 얼마 후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도 거의 매일 반복하는 선택"이라 말했다. 습관은 우리 뇌가 기계적으로 따르는 공식이다. 즉, 신호를 보면 반복 행동을 해서 보상을 얻는다는 공식이다. 이 공식을 재설계하기 위해서는 선택을 다시 해야 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의 선택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계획을 '실행 의도 (implementation intention)'라고 한다.-390~3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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