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9일의 문장


하루쯤은 그저 가만히 있어본다.


- 카페에 놓인 휴지에 적혀있던 글 -


ㅁ 문장은 우리 주변에 너무 많아서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저 눈에 스쳐 지나갈 뿐이다.


그걸 까먹고 있어서 그저 눈에 스쳐간 문장들이 수도없이 많았는데,


오늘은 정말 뜬금없는 곳에서 문장을 하나 보았다.


그게 저 문장이다.


ㅁ 하루쯤은 가만히 있어본다... 그 말이 이렇게나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겨질 줄은 몰랐다.


가만히 있어본 날이 있긴 했던가? 이 생각이 가장 먼저 들면서도,


그 다음 생각은 가만히 있는게 어떤거지? 별 이상한 생각도 들었다.


하루쯤은 그래도 되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가, 하루야 뭐 괜찮지 않은가? 낙관적인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휴지를 들고 가만히 생각에 빠졌다.


옆에 주문한 커피는 식어가고, 내가 꺼내둔 책을 덮여져서 뒷 표지만이 눈에 띌 뿐이다.


그렇게 예기치 못한 곳에서, 눈에 맺히지 못한 문장들이 그렇게나 많은데,


가끔은 저렇게 눈에 새겨져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 문장도 있는 걸 보면,


아직도 많은 문장들이 누군가의 눈에 새겨지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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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8일의 문장


노력하다 실패하는 건 괜찮아. 최선을 다했으니까.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버틴다는 건 어느 쪽으로든 힘들어. 버티다 실패하면 어떤지 알아? 허무해져. 이게 뭐지? 겨우 이렇게 될 거, 뭐하러 버텼던 거지?


[점선의 영역](창비) - 최민우


ㅁ 버티다가 실패하면 정말 저런 느낌이 든다. 


억지로 꾸역꾸역 해낸 일에서는 어떤 뿌듯함도, 어떤 개운함도 없다.


단지 남는 것은 '이게 뭐야...'라는 허무감.


뭘 위해서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내 에너지를 낭비했는가. 그런 회의감만 들 뿐이다.


그럼에도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어디에서 그 빈 공간을 채워넣어야 할까.


ㅁ 허무감이 들 때면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하는 걸까.


마치 목마름과 같은 갈증처럼 생각해서 물을 마시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일까?


나는 그 허무감을 질겅질겅 씹는다. 밥알을 오래 씹다보면 단 맛이 나듯이,


허무감에선 씹다보면 그곳에선 한 가지 맛이 난다.


짭짤하면서도 쓰디쓴 맛.


버티면서 허무함을 느끼고 허무함을 씹어대며 짭짤하고 쓴 맛을 삼킨다.


그렇게 또 하나의 나이를 먹어가는 게 당연한 일인 걸까...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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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7일의 문장


난 그대 작은 창가에 화분이 될께요.

아무 말 못해도 바랄 수 없어도

가끔 그대의 미소와 손길을 받으며

잠든 그대 얼굴 한없이 볼 수 있겠죠.


음악 럼블피쉬 - 화분 中


ㅁ 그저 바라만 볼 수 있는 나에겐 그대는 너무 먼 존재였다.


가끔씩만 어루만지던 손길은 오히려 애가 탔으며, 그대의 미소는 과연 나를 향하는 것일까


의문이 드는 그 날부터, 나는 한없이 그대만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대는 나에게 하루에 10분의 시간을 소모한다.


그 짧은 10여분은 나에게 세상 모든 것이었다. 바라보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찰나의 시간을 난 매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시간은 그저 햇빛을 바라보고, 달빛이나 도시의 별빛을 쬐며,


그저 날 바라보기만 기다리는 존재.


그대와 함께 웃고 대화하는 존재들이 너무 부러웠다. 나는 왜 그런 존재가 되지 못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 그저 서글퍼져, 시무룩해지곤 했다.


시무룩한 걸 또 그대는 알아채서 나에게 조금이나마 신경을 써주길 기대한다.


그렇게 기다리는 일상이 지나가며,


나는 과연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까. 너무 고통스러워져, 난 다음 생을 고대한다.


그렇게 난 힘들게 한 발짝을 내밀어본다.


한 발짝을 내밀어 내가 그대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난 그것만으로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일이니까.


난간 끝을 향해, 한 발짝 내밀어


난 다음 생을 기대한다.


그대와 만날 수 있는 존재가 되길...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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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6일의 문장


사람은 그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더 잘 표현된다.


- 유현준 -


ㅁ 사람이 다른 생명과 다른 점이라면 바로 이런 점, '관계'가 아닐까 싶다.


관계라고 하는 것은 생명체 간의 어떤 연결고리를 의미하는 것이겠다.


물론 다른 생명체도 그런 관계라는 게 존재하기 마련이다.


단지 그 관계가 어떤 특징을 표현한다는 점이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의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와 성격과 특징들이 발현되곤 한다.


예전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금 자신이 연락하는 5명의 사람의 직업을 보아라. 그것이 네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다.


그 말에 내가 연락하는 5명을 생각해보았다. 지금 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이처럼 우리는 어떤 관계속에서 많은 게 결정되곤 한다. 그것이 어떤 미래일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사람은 확실히 '관계'라는 것에서 엄청 많은 것들이 드러나는 듯 하다.


우리는 그런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또 자신을 만들어가는 걸,


잊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관계가 사람이라는 걸 의미한다면, 그것은 어쩌면 모든 이들이 갖고 있는 본능일지도 모른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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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5일의 문장


다만 자기들의 마음이 숨 돌릴 틈도 허락하지 않는다고, 밤에도 그 많은 생각들을 내려놓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의심, 의문, 매사에 날카롭게 반응하는 의식, 사소한 것 하나 가벼이 넘기지 못하는 감각이 지긋지긋하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부키) - 크리스텔 프티콜랭(이세진 옮김) 


ㅁ 생각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아직 닥치지 않는 미래에 대해 너무 많은 걸 걱정한다고 말한다.


미리 안하면, 언젠가 힘들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걱정만 한가듣이다.


힘들 걸 안다고 해서, 지금 당장 내가 뭘 할 수 있는 게 없는 걸 알면서도,


그저 걱정만으로 뇌 속을 가득 채우는 나.


그런 나에게 이 책은 그것이 별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생각이 많은 너에게


담담히 받아드리라고 말한다. 그저 너는 그대로 대단하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많고 적고는 병이 아니다. 단지 그 사람의 특징일 뿐이다.


생각이 많아서 걱정을 한다면, 그만큼 신중한 거라고 말하는 것.


그 이미지 전환만으로 많은 심리가 변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위 문장은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심리처방을 하기 위한 생각이 많은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ㅁ 생각이 많아서 혼자 있으면,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예전에 그런 말을 들었다. 생각이 많은 자에겐 대화가 필요하다고,


혼자 있으니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파고 들어간다고


생각 같이 끝이 없는 흐름에선 그런 방식이 좋은 게 하나도 없다고, 적당한 걸 넘어서서


파고들기 시작하면 더 이상 헤어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딱 그런 상황이었으니까.


요즘 무언가 해놓은 게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까, 점점 생각이 파고 들어서


가슴팍을 콕콕 찌르고 있다.


이게 아프다가 무뎌질 줄 알았는데, 점점 더 세게 찌르는 것 같았다.


그게 점점 아프다. 조금 더 지나면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이 될 것 같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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