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터는 뭐든지 자기 멋대로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135
케빈 헹크스 지음,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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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면 무슨 내용의 책일지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안타까운 점이다. 제목을 보고 이 책은 아마도 어린이들의 생활습관 바로잡기 책 쯤으로 짐작했었다. '자기 멋대로'라는 표현이 주는 부정적 어감때문이다. 짐작은 빗나갔고, 간단히 말하자면 서로의 개성을 다 존중해주는, 아니 더 나아가서 서로의 개성마저도 모조리 흡수해서 좋아해버리는 체스터식 친구사귀기 이야기다.

  책의 초반부에는 체스터의 별난 '자기 멋대로'이야기들이 나열된다.:

          샌드위치는 언제나 세모꼴로 잘랐고,
          침대에서는 언제나 한쪽으로만 내려섰고,
          밖에 나갈 때면 반드시
          신발 끈 매듭을 두 겹으로 묶었지.


  체스터의 친구 윌슨도 마찬가지다. 둘은 '자기 멋대로'인 서로를 닮아서 두 친구는 항상 자전거를 같이 타고, 같이 책을 읽고 등등 누가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로 똑같은 행동을 하며 잘 지낸다.

  그러던 어느날 그 동네에 릴리가 이사를 온다. 릴리도 역시 '자기 멋대로'하는 아이였기에 책을 읽고 있던 나는 릴리로 인해 체스터와 윌슨에게 어떤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어른의 생각이다. 릴리의 신기한 행동들에 관심을 가지던 두 친구는 릴리가 하는 '자기 멋대로'의 행동들을 모두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릴리도 두 친구들이 지금까지 공유해온 놀이들을 배운 것은 물론이다. 이제  체스터, 윌슨, 릴리 이렇게 세사람이 친구가 되어 또다른 공동의 문화를 다시 만들어간다.

  아이들이 가진 무방비적인 흡수력과 호기심을 잘 표현하면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친구사귀기의 미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귀여운 생쥐 캐릭터로 표현되는 주인공들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모쪼록 아이들이 이 놀라운 긍정의 힘을 더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이 세 친구들에게는 그들의 '자기 멋대로'의 행동을 그 아이만의 특별함으로 바라봐주는 부모님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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