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태어나던 날의 기쁨을 기억할 것이다. 이 기쁨을 아이에게 전할 수 있도록 아이의 눈높이에서 잘 표현해준 그림책이다. 생명의 탄생은 신비하고 오묘하고 거룩하다. 우리 눈앞에서 바로 일어나는 우리 아이의 탄생은 더더욱 경이롭다. 달빛마저도 바람마저도 비 마저도 세상 모두가 마법을 부리는 것 같은 순간이다. 자연의 당연한 움직임도 아이를 위해 잠시 멈춘 듯 느껴진다.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다면 서로에 대한 실망도 원망도 생겨날 수 없을 것이다. 아이가 자라고 세월이 흐르면서 부모와 아이는 서로를 얻었던 바로 그날의 행복감을 잊어간다. 아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큰 관심과 축복 속에서 태어났던가를 생각하지 못할 수 있다. 부모들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당연히 자라나고, 자라면서 부모들에게 행복을 주기보다는 실망을 주는 일들이 더 많다. 그것은 어찌 생각하면 당연하다. 아이에게 기대한만큼 실망할 터이니, 자신의 아이에게 실망을 한 적이 없다면 그건 아마 거짓말일 거라고 생각해본다. 아이에게 가끔씩 이 책을 읽어주면서 그 날의 기쁨을 서로 다시 기억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또 엄마아빠는 아이에게 실망하게 되는 순간에 이 책을 다시 읽어보자. 그토록 신비롭고 소중했던 그날의 행복을 다시 기억해내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두루뭉실한 윤곽의 캐릭터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웃는 달의 얼굴들이 아이들에게 친밀감을 주도록 도안되었다. 자꾸만 다시 펼쳐보고 싶어지게 하는 그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