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성 - 자연의 색채를 사랑한 화가 어린이미술관 13
신수경 지음 / 나무숲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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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숲의 <어린이 미술관>시리즈가 잊혀진 이름을 상기시켜주는 작업을 해냈다. 1920년대부터 활동한 이인성이란 화가이다. 10대에 이미 천재적인 자질을 인정받아 서동진이 스승을 자처하였으며, 지역유지들이 힘을 보태 유학보내고자 했던 사람이다. 유학시절에도 일본의 신문이 '천재소년'이란 수식어를 붙여주었으며 한가지 화풍에 머무르지 않고 항상 자유롭게 새로운 그림을 그렸던 이.

  그의 천재적인 그림솜씨가 하늘의 시기를 받았을까? 그는 여러번에 걸친 결혼을 하며 힘들게 생활하게 된다. 그의 주변을 이루는 이러한 이야기도 놀랍고 안타까운 구석이 많지만 역시 놀라운 것은 그의 그림들이다.

  그의 그림은 유화에도 수채화에도 능통하다. 고갱의 그림같은 대담한 색채를 이용해서 그는 한국의 황토를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우리의 여인들을 그렸다. 빨강과 노랑과 청색이라는 각기 강렬한 원색들을 쓰면서도 그의 그림은 조화롭고도 강렬하다.

  내가 더욱 감동한 것은 그의 유화보다도 수채화이다. 1929년에 스승을 영향을 받아 그렸다는 <그늘>이라는 작품에서 이미 그는 대가다운 대범하고도 빠른 필치를 터득하고 있는 듯 보인다. 1929년이면 그의 나이 18세에 해당한다. 책 마지막에 나오는 1930년에 만들었다는 화첩 <운상>도 같은 이유에서 놀랍다. 붓자국이 선명하게 비치는 수채화작품들이 벌써 붓을 자유자재로 놀릴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좋은 재주를 가진 사람이 공포탄인줄 알고 쏜 실탄에 목숨을 잃었다니 더욱 아까운 마음이 든다.

 책 마지막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간단한 수채화기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화질도 선명하여 그림 감상에도 좋으며 무엇보다도 그 시기에 이미 우리 고유의 색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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