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하무적 해적 1 - 팔코호의 해적 노트, 해적시리즈
세바스티아노 루이즈 미뇨네 지음, 김은정 옮김, 김방실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의적이라는 말이 있다. 의로울 의자와 도둑 적자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글자가 조합된 말이다. 그런데 이 의적이라는 말을 우린 참 좋아한다. 홍길동도, 일지매도, 임꺽정도 의적이었다. 이 우리고 또 우린 소재가 다시 드라마로 제작될 때마다 그런 대로 흥행에 성공했었다. 그것은 아마도 차마 하지 못하는 우리를 대신해서 행동해주는 것에 대한 통쾌함을 느끼기도 하거니와 그들의 운명적 삶에 대한 측은지심이 발현하기도 했으리라.
여기 또다른 분위기의 의적 한 명이 우리의 마음을 끈다. 그의 이름은 몽가르드. 하는 일은 해적질! 그런데 해적질이 썩 유쾌하지 않은 이.
“아직도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니? 우리가 무엇이 되었는지 모르겠어?”
티미는 어리둥절해서는 몽가르드를 쳐다보았다.
“왜 그래요. 선장님? 뭐가 됐는데요?”
티미가 천진난만하게 묻자, 몽가르드는 소년을 바라보며 하얗게 질린 채 대답했다.
“해적이 되어 버린 거야.”(p.68)
이발사로 무임승선하던 처지에서 졸지에 해적선을 얻게 되고 더군다나 선장이 되어 버린 이 주인공은 그래서 독자가 보기에 밉지가 않다. 오히려 그가 겪어야 할 상황이 코믹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를 따르겠다고 맹세한 100여명의 사나이들도 그렇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객들과 사무라이, 아줌마처럼 잔소리하며 배를 치우는 갑판장 등 각양각색 인물들의 조합이다. 나름대로 사연이 많을 것 같아서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사나이들 역시 해적이 되기엔 너무 착해빠졌다.
‘배가 나타났다!’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그들의 격투와 모험이 앞으로 더욱 재미날 것은분명하다. 험악한 두 검객을 사부로 모시고 검술을 닦으며 스스로의 능력을 키워가고 있는 몽가르드 선장도 더 멋진 활약을 보여줄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겠다. 다음 편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