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키가 작아, 그래서 뭐가 문제야? - 사춘기, 은밀한 고백 01
야엘 아쌍 지음, 박선주 옮김 / 해와나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소위 이런 농담도 있지 않은가! 마음씨 안좋은 것은 사귀면서 고치면 되지만 외모는 고치기가 더 힘들다. 그리고 또 흔히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이쁘니까 뭐든지 용서가 된다'
  이러한 외모지상주의가 우리의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심각하다. 방송에서 보이는 키 크고 멋진 사람들의 화려한 생활을 동경하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외모에 대한 불만이 많고 자존감이 결여된다.

  이 책은 이런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해 볼 기회를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도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차분히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면서 자연스럽게 독자를 감동시키고 생각을 전환하게 해준다.
  다 자랐을 때의 키가 1m47cm인 작가는 어린 시절 항상 또래와 키 차이가 나서 키에 대해 별명 등으로 놀림받는 것에 괴로워하거나 혹은 덜 성숙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편견을 이겨내야만 했다. 더욱 의연하려 애쓰고, 때로는 상대방의 더한 약점을 날카롭게 꼬집어 반격해주기도 한다.
  그녀에게 이렇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만 있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부모님은 물론 항상 ‘그래서 뭐가 문제야?’라고 말하며 그녀를 위로한다. 그러나 항상 자신의 편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서 듣는 이런 위로가 진정으로 심경을 변화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이 책의 주인공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키를 제외한 다른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인다. 움츠려들지 않고 ‘언제나 고개를 똑바로 들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자신의 능력껏 실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자 인생을 바꾸어 놓을 만한 삶의 교훈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이런!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키가 아니라 생각이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군! 끝도 없이 자기 자신한테만 집중하면 인생에서 결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내가 강한 인상을 줘야 한다고 말할 때 의미한 것은 육체적인 힘이 아니야. 그 힘든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자기 자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거지. 그렇게 되려면 대단한 정신력이 필요하네. 인생은 그 누구에게도 쉬운 게 아니라는 걸 알아 두게. 자네가 가는 길도 다른 사람들의 길과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함정들이 깔려 있겠지. 하지만 자신을 믿어야 하네. 그게 제일 중요하지.’-역사선생님의 말씀(p.134)

  그러자 키 작은 자신과 화해하고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가 몸에서 샘 솟는다. 주인공이 반 대표로 선출되고, 집회때에 학생들을 대표해서 연단에 올라가서 연설을 하고 박수갈채까지 받는 모습은 정말 눈물이 날만큼 장한 모습이다. 고통스러웠던 콤플렉스를 건강하게 이겨내고,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모든 사람들도 용서할 만큼 큰 마음으로 자라나서 이제 자신의 경험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작가에게 나도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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