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별난 용궁 별난 생물 별주부전 - 생물 편 ㅣ 빽! To The Classic 3
정완상 지음, 조봉현 그림 / 함께읽는책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춘향전, 홍길동전, 별주부전, 봉이 김선달전을 각각 화학, 물리, 생물, 지구과학이라는 과학의 네 영역에 도입시켜 재미있는 과학 배우기를 시도한 <빽! To The Classic>시리즈 중의 한 편이다.
별주부전을 생물과 접목시킨 것은 좋은 선택이다. 별주부전은 바다에 사는 별주부가 용왕님의 병을 고치기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하러 간다는 내용이라는 것은 상식으로 알 것이다. 이 책에서는 토끼의 간이 아니라 토끼의 심장이 필요해서라고 약간 내용이 바뀌지만 아무튼 바다 속 생물도 설명할 수 있고, 별주부의 눈에 처음 보는 생물들일 수밖에 없는 육지의 생물들을 소개할 수 있으니 이만한 선택이 없다.
원전인 별주부전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르면서 세세한 내용은 조금씩 패러디하고 있다. 별주부가 육지로 나가서 길안내자로 두꺼비를 만나게 된다. 두꺼비가 길안내를 하면서 육지생물들을 소개해준다. 물론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이 책의 목적에 맞게 생물시간 같은 소개이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생물을 소개하기 위해 별주부와 두꺼비의 여행길이 여러 장소를 거치게 된다. 쇠똥구리들이 있는 쇠똥밭을 지나 파리지옥을 만나고, 뱀을 만나고, 스컹크를 만나고, 박쥐동굴로 들어간다.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것을 독자가 눈치채고 마는 대목이다.
만나는 생물마다 두꺼비기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두꺼비기자의 주요설명은 글씨크기를 조금 크게 하고 색상에 변화를 주었다. 학습부분과 스토리부분을 색상으로 차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꼭 알아야 할 생물학 용어는 글바탕색을 칠해서 눈에 띄게 했다.
각 장의 끝은 <만화 속에 과학이 쏘~옥~>으로 구성했다. 각 장의 주요 부분만 간단한 2페이지의 만화로 다시 썼다.
책을 다 보고 나니 재미와 학습 두 가지를 다 완벽하게 잡는 것은 역시 조금 어렵나? 생각이 든다. 좀 후하게 말하자면 이 책은 재미 쪽으로 기울었다. 생물내용을 읽다보면 초등교과 단계와 연관시킨 때문도 있겠지만, 전문성이 떨어진다. 스컹크나 파리지옥 등 내용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생물들에 대해서는 책 뒤편에 전문적인 지식을 넣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스컹크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는 살지 않는 동물이 아니던가!
책의 외관은 아주 좋다. 종이 질과 인쇄도 아주 좋다. 하지만 책 잘 만드는 한국에서 아이들의 눈도 자꾸만 높아가기 마련이어서 아이들의 판단이 더 냉혹하다. 초등 2학년인 아이는 재미있지만 그림이 조금 엉성하게 그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녀석은 학습만화를 꽤 많이 보았는데 일러스트가 섬세함이 떨어지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 같다. 초등 5학년인 아이는 책 속에 있는 얼마 안 되는 생물지식을 얻기 위해서 너무 많은 유치한 스토리를 읽게 되어서 시간낭비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