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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서 놀아 보자 - 선사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조정육 지음 / 대교출판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이 말을 한다. 그림을 설명하는 저자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말을 하는 듯 진행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저는 안악 3호분의 안주인이에요.
옆방에 근엄하게 앉아있는 사람은
이 무덤의 주인이자 저의 남편이고요.
오늘 멋진 손님이 오신다기에
색동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천 년이 넘는 시간을
이 무덤 속에서 기다렸어요.
-<4세기, 황해남도 안악군 오국리 안악 3호분> 그림 설명 중 일부
각 그림들 옆에 설명을 이러한 동시같은 간결한 글귀로 써서 그림의 배경과 기본 지식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슬그머니 말을 건네온다.
선사시대의 암각화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고구려시대의 무용총, 각저총, 강서대묘
등의 고분군의 벽화의 이야기들을 듣고나면 어느새 삼국시대에 이른다. 백제의 산수문 벽돌과 신라의 천마도, 통일신라의 화엄경그림(대방광불화엄경변상도), 성덕대왕 신종 비천상을 지나면 고려시대이다.
작품이 적은 점이 안타깝지만, 세월을 이겨내기 힘든 그림들이 기나긴 세월을 견뎌온 것을 생각하면 한편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에 감상의 기쁨이 배가된다.
고려시대 작품으로 수월관음을 소개하고 있는데, 비단에 채색한 작품이 지금까지도 그 수려한 아름다움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고려시대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는 수월관음과, 지장보살, 아미타여래 모두 일본 소장품으로 되어있다. 일본 소장품이지만 고려시대의 우리작품이라고 생각하는 특징 등을 간단하게나마 소개해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의 작품들과 대화를 간단하고 쉬운 대화를 끝내면 책 뒤편에는 조금 전문적인 <우리 그림이야기>가 실려있다.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문화사와 더불어 미술사를 풀어 설명한다. 책 마지막에는 다시 연표를 실어 책 속의 작품들과 시대적 사건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