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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의 성을 습격하라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2
장 클로드 무를르바 글, 클레망 우브르리 그림, 김유진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면 뭔가 거칠은 모험담이나 전쟁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만 지극히 마음이 여린 방랑시인의 이야기입니다. 염소나라의 대표가수 노총각 ‘큰뿔비크’는 짝사랑하던 ‘큰뿔비케트’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고집쟁이비크’와 결혼하자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방랑길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자신의 벤조를 메고 정처없는 여행에 나섰지만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들아닌 아들 ‘피애’ 때문에 방랑의 목적이 정해집니다. 그리퓨들에 의해서 멸종될 위기에 처한 ‘피애’의 단 하나 남은 여자짝을 찾는 것이지요.
양말에 들어갈만큼 작은 동물인 ‘피애’를 애지중지하면서 큰뿔비크는 모험과 방랑의 생활을 계속합니다. 항상 품에 품고 금주머니가 걸린 마라톤대회도 나가고, 욕쟁이대회도 나가고 그러다가 피애를 잃어버려서 이야기가 어찌될 것인지 종 잡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떠돌이 약사 램박사를 만나면서 진짜 모험이 시작됩니다. 둘이서 ‘피애’가 잡혀갔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마마의 성으로 잠입하는 작전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지요.
램박사는 관절염전문의사로 큰뿔비크는 그의 조수로 위장하여 잠입하는데 성공하는 데 엉뚱하게도 램박사가 실수로 그리퓨들의 여왕인 포악한 마마를 왕진가방에 넣어오고 말았지요.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는듯 하지만 이야기는 뜻밖에 잘 풀리기 시작합니다. 만성불면증에 시달리던 마마는 램박사가 처방한 약이 아닌 독한 술에 단잠을 자고 나서 램박사를 전적으로 신임합니다. 둘은 그래서 마마의 차분히 재운 후에 ‘피애’와 세상에 단 하나 남은 그의 여자짝을 모두 찾아서 염소나라로 돌아오는데 성공합니다.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노총각 큰뿔비크를 내내 짝사랑했던 하양비쿤이 돌아온 큰뿔비크와 결혼을 하지요.
염소나라, 그리퓨들의 나라, 수탉의사선생님 등등 모든 등장인물이 동물이지만 그들의 사회는 인간 사회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상상동화같기도 하지만 인간사회의 모습이 어느정도 투영되고 있어서 교훈을 주는 우화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사랑, 실연, 방랑, 모험, 귀향, 결혼 즉 해피엔딩. 마치 중세기사의 이야기나 전래동화의 플롯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요. 한 개인의 사랑이야기를 시작으로 독자를 유혹해서 여러 가지 세상을 골고루 보여주며 주인공의 모험을 따라가며 우리의 주인공이 내적으로 성숙하면서 서서히 영웅의 반열에 오르는 전개를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영광스런 귀향을 하고 행복을 누리게 되는 편안한 결말을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