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몰래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3
조성자 글, 김준영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 책을 많이 읽으면서 일러스트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느끼고 있다. 이 책도 일러스트 덕분에 책이 더욱 재미있어진다. 몸을 움츠리고 눈을 모로 뜬 표지그림이  몰래 무슨 꿍꿍이를 계획하고 있는 아이의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음은 물론이고,  다른 그림들도 그림작가가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만원짜리 하나를 주머니에 넣고서 허둥지둥 집을 나서는 안절부절한 모습의 은지. 문구점에서 몰래 사고 싶은 문구를 고르다가 언니를 만나 뜨악한 표정이 되는 은지. 떡볶이로 입이 미어질듯한 모습으로 엄마에게 들킬까 두려워 숨어있는 은지. 모두 어찌나 실감나는지...^^ 독자에게 책 읽는 재미외에 또다른 기쁨 한가지를 더 선사한다.  

  그림이 예뻐서 몇번이나 자세히 다시 보다가 두 가지 조금 어색한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먼저 15페이지의 그림일기이다. 책 속 은지는 초등학교 1학년이다. 어린이다운 글씨체를 썼지만 일부 글자들의 모양이 너무 예쁘고 필력이 느껴진다. 초등 1학년아아이들은 그만한 필력이 나오지 않는다. 다음은 39페이지에 나오는 재석오빠의 모습이다. 재석 오빠의 스웨터와 바지가 엄마의 옷들과 너무 흡사하다. 특히 스웨터는 똑같은 색상을 사용한 것 같다. 얼핏보기엔 헷갈린다.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을 부끄럽지만 소재로 차용해왔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인지 어린 아이의 감정과 소심한 두려움과 부질없는 욕심 따위를 잘 그려내고 있다. 엄마의 지갑에서 슬쩍한 만원짜리 한 장을 사용하는 하루동안의 은지의 심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독자는 수긍하면서 안타까워하면서 어느새 함께 두근거리고 고민하게 된다.

  만원을 써도써도 다 써버릴 수 없고, 날은 어두워가면서 은지는 점점 마음이 불안해지고, 집이 그리워진다. 집이 그리워지는 만큼 은지의 죄책감은 커가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후회와 반성으로 마음이 어두워진다. 그렇게 괴로워하며 집으로 향한 은지가 망설이며 올려다보는 집에는 모든 방의 불이 환하게 켜져있다. 순간 은지의 마음도 밝아진다. 가족 모두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은지가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환한 모습으로 돌아가면서 독자도 환한 마음이 되 어 책을 덮을 수 있다. 은지와 함께 불안하고 초조하던 마음이 해소되면서 따뜻한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어린이들이 이런 행동을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은 말로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은지의 불안과 초조함과 후회를 함께 느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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