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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가 자란다 - 논농사와 벼의 한살이 ㅣ 어린이 들살림 4
도토리 기획 엮음, 김시영 그림 / 보리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골에 사는 석이의 일기 속에서 벼 이야기를 찾아서 함께 볼까요?
2월15일부터 시작해요 이렇게 추운 날씨가 벼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요? 볏단이 쌓여있는 논은 아직은 쉬고 있군요. 3월 30일 논갈이가 있어요. 할아버지가 소를 이용해서 논을 가는 장면을 그렸어요. 왠만한 시골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옆에는 보리밭이 있어요. 보리는 벼와 달리 추운겨울부터 자라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자세히 보면 석이는 벼에 관한 일기만 쓰고 있지만 옆에 있는 보리밭도 계속 변해서 벼와 보리를 같이 관찰할 수 있답니다. 4월 20일 못자리에 씨나락을 뿌리는 데, 벌써 보리밭에는 보리이삭이 자랐어요. 보리밭 속에 들어간 석이는 보리피리를 불고 있네요. 5월 23일 모찌기를 하는 날 보리는 노랗게 익어서 베어지고 있어요. 보리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지요.
5월 24일 드디어 모내기를 하네요. 모내기하면서 소리치는 할아버지의 소리까지 구성지게 담았어요. 모내기한나절 후 맛난 논밥을 먹네요. 같이 앉아 먹고 싶을 정도예요. 바가지에 담긴 푸릇푸릇한 상추와 된장, 양푼에 담긴 풋고추, 붉은 고무대야, 노란 양은대야. 정말 시골살림이 잘 그려져 있어요.
6월에는 김매기를 해주고, 7월 가뭄에 양수기로 물을 대주고, 9월에 새를 쫒고, 10월에 벼를 베어서 타작을 하네요. 이렇게 일년 동안 벼가 농부들의 정성으로 자라는 모습이 모두 그려져 있어요.
그림을 보면 볼수록 신기하게도 그림 속에 숨은 생물들이 보이는 것도 이 책의 묘미예요. 김매기하는 논 속에는 물뱀도 살고 개구리도 살고 물방개도 있어요. 나락이 패는 8월에는 벼사이에 메뚜기가 숨어있구요. 여치도 새둥지도 들쥐도 모두모두 숨어있어요.
건강한 논은 이렇게 모든 생명들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쌀만을 주는 논이 아니라, 모든 생물들에게도 나눠줄 것이 많았던 풍요로운 논, 겨울이면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제공하기도 했던 논. 이제 들판을 가로질러 가면서 논을 보면 많은 숨은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떠오르겠지요?
‘오래전부터 하던 대로 손으로 모를 심고 김을 매고 벼를 베는 곳을’ 직접 취재를 해서인지 논의 모습이나 농사일을 하는 동작 등이 매우 자세하고 재미있게 그려져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