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에 너구리가 살아요 아이세움 자연학교 3
김순한 글, 김명길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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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첫 페이지를 펴면 징검다리가 놓인 개울을 건너는 자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들을 따라온 강아지도 있지요. 개울가에는 미나리아재비, 강아지풀들이 자연스레 펼쳐져있고 새들과 거미들, 무당벌레, 잠자리등등이 그 속에 숨어있습니다. 이런 싱그럽고 평화로운 풍경을 이젠 쉽게 볼 수 없게 되었지요. 이곳이 도심 속의 하천 양재천이라니 놀라웠습니다.

  책 속의 자매를 따라가며 언니가 동생에게 설명해주는 말을 함께 들으면 됩니다.
  양재천이 ‘학여울’이라고 불리우던 풍요로운 먼 옛날이 있었답니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하천의 물길을 바꾸는 것도, 하천을 막아버리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시절을 양재천도 겪어야 했지요. 양재천은 도시의 하수구 물을 받아주는 죽은 물이 흐르는 곳이 되고 맙니다. 다행히 1995년부터 양재천 다시 살리기 운동이 펼쳐지고 양재천이 오늘날의 모습으로 되살아나게 되었습니다.
  다시 살아난 양재천에 어떤 동식물이 서식하는지 꼼꼼하게 사진자료들과 함께 정리되어 있어서 뿌듯한 느낌으로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책사이사이에 있는 [졸졸졸 하천교실]은 칠판가득 하천에 대한 설명을 써주고 있는데요,  하천을 관찰하는 법, 도시하천의 현재모습들, 도시하천이 하는 일 등등을 가르쳐줍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두 자매는 체조도 하고, 물고기도 구경하고, 하천옆 수풀에 난 시계풀로 시계도 만들고 하면서 즐거운 한나절을 보냅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장소가 많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파괴하기는 쉽지만 다시 살려내기는 힘든 우리의 자연, 지금도 더 살기좋은, 더 편한 곳을 만들자는 명목으로 너무나 쉽게 자연을 훼손하는 쪽을 택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더 살기좋은 곳이 어떠한 것일지 좀더 고민해야합니다. 양재천이 겪었던 과거를 다른 곳들도 겪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자연을 소중히 여기면, 또 자연이 우리에게 소중한 기쁨을 돌려준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 수 있는 참 좋은 책입니다.

  전 또한 이 책의 섬세한 일러스트에 반했답니다. 식물이나 동물에 대한 세밀묘사로 좋고, 주인공으로 나오는 인물들도 어찌나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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