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 : 원시를 갈망한 파리의 부르주아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9
피오렐라 니코시아 지음, 유치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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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갱! 하면 타히티가 떠오르지 않는가? 이 책을 펼치기 전 나도 그러했다. 이 책을 읽는 잠시동안을 한 화가의 낙원 타히티를 엿볼 수 있겠거니하는 생각으로 행복해했었다. 그러나 고갱의 생애를 착실히 따라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작 고갱이 내가 짐작했던 만큼 타히티에서 행복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시를 갈망한 파리의 부르주아'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그는 원시를 갈망했으나 어린 시절을 너무도 유복하게 보낸 부르주아였기에, 원시의 생활에서도 그리 편안하지는 않았을 터이며 자녀와 아내에 대한 책임감으로부터도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더군다나 혼을 불어넣은 작품들이 원하는 만큼 팔려주지 않아 원하는 바를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과연 그는 자신이 평생 사로잡혀있었던 '순수한 예술과 자유로운 정열이 살아 숨쉬는 낙원을 찾겠다는 영감'을 충족시켰는지도 알 수 없다. 두번의 타히티에서의 생활이후에 그는 또다른 원시의 장소를 찾아서 떠났던 것이다.
  그의 생애에 관한 것은 이 책 한권으로도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탄생에서부터 그의 죽음까지 인생의 모든 사건들을 기록하려 노력했으며,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들은 책의 흐름과 별도의 간단한 페이지를 만들어서 정리해주고 있다.'퐁타방파''반고흐와의 만남'등등이 그렇다.

  무엇보다 화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받고싶어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고갱의 되도록 많은 작품을 싣고자 한 점을 높이 사고 싶다. 두께가 얇지만 많은 작품을 볼 수 있으며, 그림의 컬러도 좋은 편이다.

   또 하나 나에게 너무나도 강한 인상으로 박혀있던 고갱의 타히티그림들은 그의 인생의 한 시기의 작품에 불과했다. 고갱의 작품은 꽤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의 초기작품의 치밀함과 그의 만년의 작품의 고요함은 그의 타히티 시절의 작품들과는 아주 달랐다. 그러니까 그는 꾸준히 노력하며 변화를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 연대표가 있어 고갱의 생애와 그의 생존동안 일어났던 역사적, 예술적 사건과의 영향여하 등등을 살펴볼 수 있다.

* 책 속의 한 구절:
고갱은 예술을 생명력 넘치는 자율적인 언어로 보았고, 불안하고 정열적인 영혼이 필연적인 표현으로서 일상적이고 부르주아적 실존을 대체할 수 있는 시적, 이상적 실존 형태로 여겼다. 그는 자신의 자유에 대한 이상과 창조적 본능을 따르면서 전에는 결코 얻을 수 없었던 해답에 이르렀다. "지나치게 자연을 모방해서 그리지 말라", "예술은 하나의 추상이므로 몽상 속에서 자연으로부터 추상적 요소를 끌어내야 하고, 창작으로 인해 생겨날 결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라는 글을 1888년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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