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도 오르기 힘든 히말라야 산맥에 입시에 허덕이는 청소년이 도전할 수 있을까요? 매년 로체 산맥을 오르는 "로체청소년원정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청소년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자기만의 속도로 정상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청소년. 로체원정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대화는 푸른숲주니어 출판사에서 진행해주셨습니다. | 알라딘 도서팀 김효선    

내 생애 가장 용감했던 17일 -   대한민국 1%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도전과 열정의 키워드 
한국로체청소년원정대 지음 / 푸른숲주니어



 

안녕하세요, 대장님. <내 생애 가장 용감했던 17일>이 출간된 뒤로 많이 분주해지셨죠? 로체 원정대가 히말라야에 도전한 지도 어느덧 5년째네요. 그들의 도전과 열정을 책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신 동기라도 있으신가요?  


 원정대장 이충직(시민특허개발연구원 원장) : 청소년들과 해마다 히말라야에 도전하면서, 그들이 원정대 활동을 통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처음에는 평범하기 짝이 없었던 대원들이 훈련 과정을 하나하나 거치면서 특별한 존재로 변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의 감동은 가히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대원들의 그런 모습들을 원정대 활동을 경험하지 못한 다른 청소년들에게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로체 원정 대원들을 만나 변화와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잠시나마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책 속의 친구들처럼 성장해 갈 수 있다면 더 큰 보람이 없겠지요.    
 

 


이번에 책을 엮은 4기는 100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되었다고 하던데, 각지의 쟁쟁한 학생들이 다 지원을 하나 봅니다. 로체 원정대는 어떤 식으로 선발하나요?   


원정대장 : 4기는 히말라야 임자체 정상에 도전을 했는데요. 대한민국의 15~19세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특목고 학생의 비중이 높다 보니까 그런 학생들을 골라 뽑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저희가 대원을 선발할 때는 학교나 성적은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1년에 한 차례 선발을 하는데, 신청 기간은 한 달 정도이고 도전과 열정, 과정 중심적인 사고를 가진 중․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뽑습니다. 
1차 심사는 지원서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2차 심사에서는 면접과 체력 테스트를 거쳐 50명을 선발하는데요. 체력 테스트는 청소년들이 히말라야에 도전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갖추고 있는지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기본적인 종목으로 이루어집니다. 학교에서 하는 체력장을 떠올리면 될 겁니다. 면접에서는 청소년들의 참여 의지와 활동 계획, 표현력을 평가합니다. 이렇게 체력 테스트와 면접을 통해 선정된 2차 합격자들을 선정한 뒤, 그들을 대상으로 1박 2일 동안 산악 지역에서의 아웃도어 로체 캠프 심사를 실시합니다.
3차 심사에서는 공동체 생활에서 나타나는 각자의 개성을 파악하며 산악 적응 능력 및 팀워크를  평가합니다. 이렇게 서류 심사, 면접과 체력 테스트, 아웃도어 로체 캠프 심사를 통과한 청소년들이 히말라야로 떠날 원정 대원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책을 읽어 보면 훈련 과정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것들을 이루어 낸 친구들이 정말로 멋지게 보이더군요. 평범한 학생들이 너끈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하시는 거지요? 훈련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원정대장 : 저희는 할 수 있는 일만 하라고 합니다. 할 수 없는 일을 던져 주고 이루지 못했다고 닦달하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국내 훈련은 7차까지 진행됩니다. 산악 훈련, 인성 및 문화 교육을 바탕으로 설악산, 북한산, 계룡산, 팔공산, 태백산, 도봉산 등 전국의 대자연을 통해 자연 생태 탐사 교육 및 공동체 생활에 대한 적응 훈련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국내 훈련을 마친 후 히말라야에 도전하게 되는 거지요.  

 



훈련을 하다가 낙오되는 대원이 생길 때는 어떻게 하나요?    


원정대장 : 기다려 줍니다. 먼저 올라간 대원이 다시 내려와서 배낭을 들어 주기도 하고, 손을 잡아 이끌어 주기도 하고요. 저희는 자기 속도를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경쟁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요. 협력을 중시하지요. 힘이 들면 뒤로 처지라고 말합니다. 다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되는 거지요. 안전 문제도 걱정할 것 없고요. 체력이 떨어지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뒤로 처지는 대원이 생기면 서포터즈와 팀닥터가 함께 남아서 수시로 체크를 하고 적절히 처방을 내리니까요.   
 

 


‘로체 원정대’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겨났나요? 


원정대장 :  ‘로체(Lhotse)’는 네팔 쪽의 히말라야에서 네 번째로 높은 봉우리입니다. 이 봉우리의 남벽(해발 8516m)은 산악인들에게 세계에서 난이도가 제일 높은 산으로 꼽힙니다. 전 세계의 최고 산악인들이 스무 차례 남짓 도전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정상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로체’는 정상에 오른다는 결과를 목적으로 하는 등정(登頂)주의보다는 어느 길로 올랐는지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登路)주의를 상징하지요. 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정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우리 로체 원정대의 정신과 일맥상통합니다. 
 

 


김범수 대원은 4기 대표였잖아요. ‘로체 원정대’ 하면 무엇이 가장 떠오르나요?   


김범수 대원(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3년) : 참 많은 것들이 떠오르지요. 그중에서도 ‘수첩’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늘 메모를 해야 했거든요.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냄새 맡은 모든 것들을……. 지금은 그 수첩 속에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시간들이 들어 있는 듯합니다. 수첩을 넘겨 보면 첫 훈련 때의 설레던 그 마음이 고스란히 떠오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해 보지 않은 것을 시도하는 것. 참 행복한 두근거림이었습니다. 마지막 훈련의 비장한 각오도 생각나고요. 그동안 제대로 하지 못한 것들, 앞으로는 반드시 잘 해내고 말겠다는 다부진 각오. ‘로체 원정대’는 언제나 제게 기분 좋은 설레임 그 자체입니다. 훈련 과정 하나하나가 기적 같은 일들의 연속이었고, 축복받은 시간이라 생각될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비록 지적받고 혼나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그로써 더 성장하는 나 자신을 바라볼 때의 기쁨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김경남 대원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로체 원정대 활동을 했던데, 어머니께서는 불안하지 않으셨어요? 다른 학생들은 학원이다 과외다 하루 스물네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공부에 매달려 있는데, 김경남 대원은 중간고사를 앞두고도 서울에 올라와 훈련을 받은 거잖아요? 속으로 조마조마하셨을 것 같아요.  


김경남 대원(구미 경북외국어고등학교 2년) : 걱정을 많이 했지요. 그런데 대입 원서를 쓸 때 보니 고등학교 생활 중에서 로체 원정대 활동을 하던 2학년 때 성적이 가장 좋았어요. 8월부터 12월까지 격주로 비박과 야영 활동으로 심신이 고달픈 데다 시간도 부족해서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을 참 많이 했어요. 그런데 대원들과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걸으면서 산과 나무들처럼 묵묵히 힘든 상황을 견디다 보니, 경남이의 마음을 담는 그릇인 몸이 아주 단단하게 단련이 된 모양이에요. 당연하게만 여겼던 일상생활의 소소한 부분들에서 고마움을 느끼고,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체감하면서, 훈련으로 줄어든 시간을 오히려 더 보람 있게 보낸 듯해요. 신체가 강해야 정신도 강해진다는 말을 직접 체험한 셈이지요. 경남이는 로체 활동으로 신체가 단련되면서 정신이 더 굳세어졌거든요.  

 



홍지원 대원은 대원들 중에서도 특히 더 추억을 많이 쌓은 것 같아요. 히말라야 중턱에서 생일을 맞았죠?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하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로체 원정대’ 활동을 통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홍지원 대원(성남외국어고등학교 1년) : 네, 맞아요. 히말라야에서 영상 통화할 때 가족들이 보고 싶어서 펑펑 울었어요. 저는 로체 원정대가 되기 전에는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만 하던 아이였어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문제집만 풀던……. 국내 훈련을 할 때 시시때때로 한계에 부딪혔어요. 위험하거나 힘든 일과 맞닥뜨릴 때마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부터 들었거든요. ‘왜 이런 걸 해야 하지?’라고 툴툴거리기도 하고……. 그런데 막상 해 보면 다 되더라고요. 안간힘을 쓰면서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여 정상에 다다랐을 때의 느낌이란……. ‘난 여기가 끝인가 봐.’라는 생각에서 ‘어, 된다! 나도 할 수 있구나.’로 바뀌는 순간의 짜릿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이제는 어떤 상황과 맞닥뜨려도 망설임 없이 도전할 수 있어요. 로체 원정대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 같아요.  

 



마지막으로, 대장님께서 청소년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원정대장 : 21세기는 글로벌 시대입니다. 입시 경쟁과 점수 경쟁에서 몇 발짝 앞선다고 해서 글로벌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될 수는 없습니다. 폭 넓은 경험과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가치를 발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가 아닌 ‘우리’로서 타인을 배려하고 협력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글로벌 시대가 원하는 인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로 이끌어 주는 로체 원정대에서의 경험은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발돋움하는 데 첫걸음이 되리라 믿습니다. 《내 생애 가장 용감했떤 17일》을 통해 로체 원정대의 훈련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독자 여러분도 지금까지의 시야에서 벗어나 창의적 가치와 도전 정신을 일깨워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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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단미 2011-06-16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 받아서 읽어봤는데...어린 학생들의 이야기라서 뭐 큰 감동이 있을까 했지만...
만일 내가 이 학생들이라면 이걸 해낼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만큼 정말 훌륭한 모습을 봤습니다.
우리 나라 학생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할 기회가 많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