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굴의 눈 NEON SIGN 5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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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인간의 욕망에서 태어난 앱인 부굴의 눈은 부굴의 주구를 찾기 위한 저주 받은 가족의 위험천만한 사투를 담은 이야기이다.

만약에 내가 미래를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면, 아무래도 사실 제일 궁금한건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가 제일 궁금할 것 같다.

근데 또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복권 당첨 번호겠지만 말이다. 근데 실제로 이런 앱이 있다면, 세상은 총체적 난국이 되어있을것 같다.

질서는 다 틀어지고, 뭔가 욕심과 이기심만 남은 나라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소설 부굴의 눈은 앱인데, 가입하고 앱을 실행한 채 잠들면 다섯가지 주구를 마주하게 된다. 미래, 복수, 방어, 침범, 회복이다.

미래를 보고 싶다면 미래를 누군가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면 복수를 공격을 방어하고 싶다면 방어를 누군가의 미래에 개입해 자신의 미래를 바꾸고 싶다면 침범을 현재의 상태를 과거의 것으로 되돌리고 싶다면 회복을 선택하면 된다. 이선택은 자유롭다. 일정한 값을 내고 앱을 구매한뒤 잠들기 직전 인공지능 부굴이 알려주는 힌트를 이용해서 자각몽 속에서 해당 주구를 찾아야 한다. 제한 시간 8분안에 찾지못하면 미션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런 시행착오가 있는 앱이라면 나였으면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다른 이가 내 미래를 개입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나도 부굴의 눈을 사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책에는 해론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원래는 가위에 눌리는 엄마를 위해 부굴의눈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게 점차 사용하게 되면서 부굴의눈이라는 앱의 섬뜩함에 놀라고 만다. 그리고 엄마가 왜 매일 가위에 눌리게 되는건지도 자신의 자각몽속에서 사실을 알아버린다. 나는 이 부굴의 눈을 읽으면서 현실에서는 우리의 개인정보가 누군가에게 팔리고, 보이스피싱이 오고 하는 현상들에 대해 생각이 났다. 달콤한 유혹에 빠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하는 작은 시도가 나중에는 엄청 크게 불어나는 사람들의 욕망에 대해 비판하는 말을 담고 있진 않을까 생각했다.

곽다할시가 대체 무슨 귀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쫓아줘요.

P.050

이거 내가 짠 판이야.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고 잘 버텨, 죽고 싶어질 때까지. 근데 넌 못 죽어. 어차피 너 같은 건 죽자고 들지도 못하겠지만, 죽으려 해도 내 복수 주구가 계속 막을 거야. 내 복수 주구들이 소진될 때까지 너는 죽어도 못죽어.

P.107

부굴의 눈에서는 다섯가지의 선택사항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점점 흘러갈 수록 부굴의 눈 앱속에 또다른 설계자가 있다는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자각몽에서 만나는 인물들과의 관계, 그리고 부굴의 눈의 실체에 대해 점점 파헤쳐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담겨있다. 긴박하고 빠르며, 장면이 빠르게 바뀌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전개로 숨돌릴 틈도 없이 함께 부굴의 눈에서 도망치고 누군가를 쫒는듯한 느낌으로 읽었다.

오컬트 SF 장르의 소설은 이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뭔가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소설을 담은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것 같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부굴의눈 #오컬트sf소설 #조선희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SF소설 #판타지 #네온사인시리즈 #네오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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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의 땅
천쓰홍 지음, 김태성 옮김 / 민음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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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의 땅>은 타이완의 젊은 작가 천쓰홍이 쓴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배경도 타이완이었다. 타이완 중부의 외딴 시골 마을 용징에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조용한 마을에 한남자가 귀향한다. 독일에서 동성 애인을 죽이고 교도소에서 형을 산 뒤에 귀국한 천씨 집안의 일곱째이자 막내아들 톈홍이다. 아홉 식구를 먹여 살리는 데 평생을 바친 조용한 성격의 아버지.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이지만 괄괄한 성격에 입심이 드세고, 타이완의 온갖 미신과 제례 풍습에 밝은 어머니. 그리고 오직 아들을 보기 위해 태어난 다섯 명의 딸과 드디어 그 아래로 태어난 형. 이들이 톈홍의 가족인 천씨 집안 사람들이다.

1980년대의 타이완의 용징은 온갖 미신이 살아숨쉬었다. 텐홍의 가족이 살게된 집 주변에는 귀신이 나온다는 대나무숲이 있고, 짐승이 죽으면 내다버리는 썩어가는 개천이 있고 온갖 신과 귀신을 모시는 묘당 등 이 즐비해있었다. 저때쯔음엔 타이완은 고도의 성장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톈홍의 가족들인 어린 텐홍과 다섯 누나들은 이곳에서 힘들고 고단한 나날을 보내면서 살아간다. 귀신이 들리고도 남았을 집에서 성장한 그들의 삶은 귀신이 들린거 마냥, 힘들고 고단한 일들을 겪는다.

텐훙이 독일에서 애인인 t를 죽인 후 용징으로 돌아온 시기가 중원절이라고 한다. 귀문이 열려서 온갖 귀신들이 출몰하는 무더운 계절, 옛집이 아닌 용징에 텐훙을 맞아하러 오는 둘째, 셋째누나 그리고 읽다보면 이 책에 나레이션으로 등장 하는 두명의 귀신. 귀신의 나레이션이 담긴 소설이라는게 신기했고, 조금은 오싹했다.

그리고 귀신들이 출몰하는 중원절에 돌아온 텐훙과 텐훙의 누나들 그리고 두명의 귀신들 사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사실 타이완은 역사의 궤도와 민중이 겪은 고초를 이야기 할 때 한국과 흡사하다고 한다. 원주민들이 살았던 시절에 청나라에 반란을 일으킨 명나라 장수 정성공 일파에 의해 점령 당했고, 근대에 들어서는 50년간 일본에게 식민 통치를 당했다. 귀신들의 땅 소설에는 귀신들과 텐훙의 가족이야기에 빗대어 타이완의 슬픈 역사적 배경을 직접적이면서도 간접적으로 드러내며 소설을 이어나간다. 작가 천쓰홍은 성소수자 작가이며, 텐홍과 흡사한 환경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났다. 자신의 이야기를 주인공인 텐홍에 빗대어 타이완의 슬픈역사와 자신의 이야기를 이입해서 풀어나간게 아닐까.

나는 처음에 <귀신들의 땅>이라는 제목만 보고 이런 시대적 흐름과 인물의 서사가 담겨있을 소설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오싹한 이야기만 담긴 소설일줄 알았다. 하지만 점점 이 책을 읽어가며 타이완의 그때의 시대의 이야기를 알게되고, 그리고 저자가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속 사실을 전달하고 싶을지 생각하며 읽었던 것 같다.

일곱째의 천훙과 누나들의 가족관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한민국에서도 있던 남아선호사상이 보이기도 한다.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남매들의 성장과정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어지는 그들의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면 가족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가깝고도 먼 사이라고 할 수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왜 텐훙이 T를 살해할수 밖에 없었는지, 텐훙이 귀향하게된 귀신들의 땅이라는 불리는곳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땅에 머무르는 귀신들은 어떤이유 때문에 저승을 못가고 이승에 떠돌고 있는건지 읽다보면 실마리가 풀리면서 소설의 의미를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귀신들,의 나레이션이 사실적이고 자세해서 조금은 소름이 돋기도 했고 소설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색으로 표현하자면 회색같은 분위기 였다. 저자는 <귀신들의 땅> 소설 속에서 때로는 텐훙이 되었다가 텐훙의 가족이 되었다가 귀신이 되기도 한다. 얼마나 힘들고 복잡하고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7월, 나는 베를린에서 귀신들의 땅을 쓰기 시작하여 2019년 4월에 완성했다. 나는 끊임없이 용징의 기억을 파고들어 갔다. 줄곧 용징에서 도망치고 싶었짐나 오히려 끊임없이 용징을 쓰고 있었다. 원래는 다 쓰고 나면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게 될 줄 알았는데 마지막 한 문장을 쓰고 나서도 울기 좋아하는 울보 귀신이지만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저 눈앞의 모든 것이 불안정하고 종잡을 수 없었다.

P.497

*출판사 '민음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민음사 #귀신들의땅 #텐훙 #타이완소설 #장편소설 #천쓰홍장편소설 #도서리뷰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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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창창 - 2024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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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난 꼼짝없이 저 곽문영 씨와 지지고  볶으며 살아야 하는 걸까, 평생을.
p. 33
태몽 덕분에 곽용호라는 이름을 갖게된 주인공, 저자는 민간신앙중 태몽을 이야기 소재로 가져와 태어나기도 전부터 정해지는 주인공의 삶을 보여준다. 꿈으로 정의되고 그 꿈풀이를 정답처럼 따라야 하는 인생이 주인공에게는 자기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어떨까 싶다고 생각한다.

곽용호의 엄마는 작가이다. 어느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뭔가 인생을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놓아버리고 자신은 자유로워져버린 상황이 대조되면서 곽용호는 자신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버린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윤칠기삼이라도고 하고. 태몽 따위에 크게 데인 당사자라서 그런지 나는 그런 말 절대 안믿었다. 눈에 안보이고 근거도 없는 허깨비들만 믿고 의지해 복을 빌어보려 하는 이들을 현혹시키기에 딱 좋은 말 아닌가 싶어서.
P.46
태몽으로 삶을 정해버리면 얼마나 답답할까 싶다. 나는 미신을 잘 믿지 않는데, 요즘은 또 미신을 믿는 사람도 아직 꽤 있다는게 신기했다. 이책은 장편소설이지만, 뭔가 있을법한 이야기같아서 이책의 주인공인 곽용호의 마음을 공감하면서 읽었다.  엄마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엄마가 하던일을 대신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태어나기전부터 인생이 정해져버린데다가 태어나서 살아가는것 조차도 마음대로 할수 없게 되어버린 곽용호의 삶이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몇번이고 고쳐쓰고 버렸다고 한다.  자기 자신의 주관이 사라진 곽용호의 삶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고민이 많았겠지? 시나리오를 쓰는것을 부탁받았지만, 어쨌든 자신에게도 누군가가 정해놓은 삶을 사는게 아닌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결정권이 주어지면서  그의 삶이 다시 시작되는듯 하다.

곽용호 뿐만 아니라 이책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은 대부분 자신의 꿈을 잃은 채 살아간다. 
사실 나는 누군가가 이걸하라고 정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요즘 하고 살았는데, 이책의 인물들과 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조금은 미안했다. 20대에는 꿈이라는게 있었는데 살아가면서 그런꿈들이 현실의 상황과 비교를 하면서 점점 작아지는것 같다.  곽용호는 사라진 엄마에게서 자유로움을 얻으나 이내 세상의 시선 때문에 엄마를 찾아나선다.  별빛 창창에서 주요 공간 배경중 하나가 광혜암이다.

승복을 입은 외관부터 수상한 이곳을 관리하는 스님역시 어딘가 미심쩍어보인다.  별빛창창은 자기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듯 하다.  자기자신이 아닌 다른 타인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나 생각해본다. 그런 현실을 비판하는것 같기도 하다.  


*출판사 ‘밝은세상’으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별빛창창 #설재인 #장편소설 #밝은세상 #도서리뷰 #한국소설 #한국장편소설 #베스트셀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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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공간 앨리스 NEON SIGN 4
로희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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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콤팩트하게 선사하는 네온사인의 네번째 책으로 출간된 <투명공간 앨리스>는 SF소설이다.

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관련이 있는 제목일까 궁금했다. 이책의 주인공들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생명에 깃든 영혼을 빛무리 몸이라고 부르며 인간의 빛무리 몸을 노리는 외계종족 데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낸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그들을 통해 작가는 나와 타인 사이에 투명하게 얽혀 있는 연결성에 대해 역설한다.

생각해보면 내가 살아가는 공간과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연결이 있다. 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길을 걷고, 움직이고 무언가를 사고, 살아가고 지낸다.

모든 생명은 빛의 몸을 갖고 있다.

육체에 포개져 있는 또 하나의 몸, 육체가 죽어도 죽어지지 않는 사차원의 존재.

귀신, 유렁, 이더, 영혼 ,부르는 이름도 많지만 우리는 빛무리 몸이라고 불렀다.

P.009

인간들을 구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유이와 믐의 이야기, SF소설에 자신의 이야기를 숨겨담아 이야기가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을 담았다고 하는데, 나도 그래서 소설이 좋은 이유가 이런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일까를 발견해내는게 재밌어서 SF소설을 찾아 읽게 되는것 같다. SF소설을 쓰는 작가분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나를 그 안에 초대하여주는 초대장이 작가의 공간안에 간섭하러 들어가는게 책을 읽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재밌는 장편소설을 읽게 되어서 좋았다. 이책은 뭔가 파란색과 보란색 사이에 노란색이 어우러진 이야기 같다.

어쩌면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을 한다는 것은 별빛과 같은 게 아닐까요. 별은 항상 그 자리에 빛나고 있지만 바라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별빛은 존재하는 게 아닐테니까요. 누군가 빛을 보아준다 해도 그 별은, 아주 오래전에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P.193

*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SF소설 #판타지 #네온사인시리즈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투명공간앨리스 #유이 #믐 #서평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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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내추럴 와인이 재미있습니다 - 정의할 수 없고, 예상할 수 없는 펑키한 매력 경험들 시리즈 5
장경진 지음 / 파이퍼프레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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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한 와인바에 가기전에 알아야 하는 내추럴 와인의 모든것 호주의 벌크와인을, 한국의 오늘의 와인한잔에서 와인의 와자도 모른채 단맛만 즐기던 와인을 내추럴 와인 바와 보틀숍을 운영하며 일찍부터 내추럴 와인을 소개한 저자의 <그래서 저는 내추럴 와인이 재미있습니다>는 와인의 와자도 모르는, 그래서 와인의 기원전 시초와 와인의 종류도 모르는 그냥 맛만 좋다고 먹어대던 와인에 대해 관심이 갈 수 있는 제목의 이책이 끌렸다.

저자는 내추럴와인이, 어느지역의 어떤 품종 포도를 쓰면 이런 맛이 난다고 정의하기 쉬운 일반 와인과 달리,

예상하지 못한 맛이 나오는 그리고 또한 너무 비싼 내추럴와인의 이러한 독특한 매력이 빠져 ,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따라 맛이 다르고, 대량 생산이 되지 않아 희소성이 높은 내추럴 와인에 대해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내추럴 와인을 경험하는 독자들이 좀 더 내추럴와인을 재밌고 맛있고 값지게 경험할 수 있도록 그의 노하우라면 노하우, 경험가치를 담은 책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와인은 사실 잘 모른다. 비싼와인을 먹어도 잘모르겠고, 그냥 마트나 공장형 마트에가서 생각하는것보다 조금 비싼와인을 사거나 추천해주는 또는 선물받은 와인을 먹을때도 이와인이 언제 만들어졌고, 어떻게 발효되었고 어느지역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가 궁금하지는 않았다. 다만 비슷한 주류중 맥주는 맥주의 종류가 어떤지, 어떻게 하면 이렇게 다양한 종류와 맛을 개발해낼 수 있는지에는 관심이 많았다. 만약에 이런 비슷한 류의 책중 맥주의 매력을 소개한 책이

있었다면 덥석 집어서 냅다 읽어버렸을 수도 있다.

근데 또 관심은 잘 없지만 그래도 아주조금 와인의 종류나 와인의 맛을 알고 있는 나로써는 내추럴와인을 사실 먹어본적이 없었을것 같은데, 이렇게 와인은 펑키한 매력이 있고 정의할 수 없다고 소개하니 관심이 없다가도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을지로 와인바를 몇번 경험해 본 나로써 사실 와인의 맛의 기억보다는 을지로 와인바의 풍경과 분위기의 기억이 더 컸지만, 을지로 와인바 사장님의 경험을 담은 책이라고 해서 더 이끌렸다.

내추럴이라는 단어만 봤을때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본연의 것이라는 뜻이 생각나는데, 그래서 처음에는 내추럴와인이라고 와인을 정의할때 큰 논란거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극히평범하게 마주했던 와인들은 사실 컨벤셔널와인이라고 불리고, 다시 내추럴와인이라는 단어를 접했을땐 내추럴와인의 의미를 다시금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것 또한 이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던 사실이었음에 벌써부터 재밌다! 라고 느꼈다.

나에게 술을 먹는것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나 자신에게 오늘하루 잘해냈다 라는 의미로도 먹기도하고, 때로는 스트레스를 풀려고 먹기도 하는데 그래서 맥주로 비유하자면 전자의 상황에서는 수제맥주나 해외맥주중에 값이 많이 나가면서 맛있는 맥주를 적당히먹고, 후자의 상황에서는 국산맥주를 들이붓는경향이 있는데, 저자 또한 내추럴와인이 충분히 개성있고 매력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힘들게 일하고 번 돈으로 나에게 주는 선물로 사서 마신다면 어느와인보다 더 특별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는 문장에서 공감이 가기도 했다.

내추럴와인에 대한 모든것이라는 주제로도 이책을 설명할 수도 있겟고, 내추럴와인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담긴 책이라고도 소개할 수 있겠다. 이책을 읽고나면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내추럴와인을 조금 더 알게된 사람이 되어있고, 이책에서 얻은 지식으로 와인을 먹으러 갈때 지인들 사이에서 내추럴와인이 말이야~ 하면서 뭔가 아는체를 할 수도 있는 약간의 지식이 생긴것 같다. 그리고 물론 나는 평생 내추럴와인을 접할지 안접할지는 모르겠지만, 컨벤셔널와인을 먹으면서 때때로 내추럴와인을 상기시킬것 같았다.


몇몇 와인 병 중앙에 붙어 있는 오렌지색 v모양 스티커는 어느 내추럴 와인 수입사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p.75

와인에 붙어있는 스티커들이 사실은 그냥 디자인인줄 알았는데 수입사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고, 따로는 가리기위해 붙이는경우도 있다는것을 이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내추럴와인에 대해 한번더 알수 있는 계기였고, 한분야나 어떠한 것들에 경험과 수집을 쌓고 있는 사람들의 노하우와 지식을 이책을 통해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파이퍼의 다른 경험들 시리즈중에 향수와 거울의 건축여행자 시리즈도 한번 읽어봐야 겠다!

*출판사 '파이퍼'에서 경험자들 4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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