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이가 사는 군포에 있는 문화예술회관에서 오늘 내일 '염쟁이 유씨' 공연이 있다는걸 지난달에 알았다.
이 연극 꼭 보고 싶은 연극중 하나 였는데 공연 장소가 매번 지방 아니면 서울이고 저녁 공연만 있어서 마음만 굴뚝이었는데 집 앞에서 공연을 한다는데 안 갈 수가 없지 않은가?
공연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예매를 하고 오늘 연극을 보러 갔다.
집안 대대로 염쟁이를 하던 유씨가 오늘은 마지막 염을 한다고 한다. 제일 처음 염을 한 시신과 마지막으로 염을 한 시신과의 필연적인 인연.
1시간 30분동안 혼자 연극을 이끌어 가는 유순웅 배우의 놀라운 흡입력에 그저 숙연해 졌다 같이 들떴다 그 장단에 잘도 휘둘리다 왔다.
오랜시간 주목받고 이름을 날리는 이유가 다 있구나.. 싶었다.
연극 시작 초반에 관객이 자연스레 핸드폰을 OFF 시키도록 유도하건만 그래도 중간에 울리는 핸드폰 소리에 정말 짜증 작렬.. -_-+
제일 먼저 기자로 지목된 '박선생'도 연극 끝까지 열심히 참여해 주었고 어느 시신의 자식들로 나온 관객들도 연극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잘 해 주었다.
나도 문제 하나를 맞춰서 '한강아트컴퍼니'에서 공연하는 연극 두 편의 2인 초대권을 상품으로 받아왔다 ^^V
예매할때 엄마랑 신랑한테 보러 가겠냐고 물으니 다 싫단다. 그래서 혼자 보러 갔다.
아.. 사실 오늘 내 컨디션은 염쟁이 유씨의 관에 누워 있으면 딱 좋을 상태였거늘.. ㅠ.ㅠ
택시타고 가서 1시간 30분 보고 다시 택시타고 왔다. 도저희 걸을 컨디션이 아니었다.
어제 퇴근하고 집에와서 저녁먹고 아프기 시작하면서 오늘 아침 차려 먹고 기절하듯 쓰러지고 애들 점심 차려주고 몰래 집을 나서서 다녀왔다.
연극보러 간다 그러면 엄마한테 '아픈애가 어딜가?!' 하고 구박 들을것 같아 몰래 살금살금..
갔다 와서 다시 졸도를 했지만 오늘 이 연극을 안 봤으면 얼마나 후회를 했을까..
정말 멋진 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