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나가는 사무실에는 22년전부터 얼굴 봐오고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근무하고 있다. 자그마한 체구에 무척 야무지고 성실히, 그야말로 모범이 되도록 일을 하는 언니다.

일 나가는 사무실에 추석 전후로 외국인 2명이 새로이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둘 다 여자인데 한명은 베트남이나 필리핀 정도의 피부색이고 다른 한명은 조금 더 짙은 피부색이다.

얼마전 모두가(무스탕+친한언니+외국인 2명+기타 몇 몇 더)한 봉고차에 타고 어딘가로 갈 일이 생겼다.

이 야무진 언니가 갑자기 인상을 팍- 구기며 '저 사람들 뭐니?' 그런다.

'언니. 2층에 통역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이잖아?'

'어우~ 난 싫어'

순간 난 도저히 이해할수 없었다. 이 언니가 왜 이러지..?

물론 사람에 따라 타 인종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고 나 처럼 무덤덤한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싫더라도 그 내색을 꼭 해야 했느냐 하는것이다. 아직 뭘 모르는 어린 아이들도 아니고 막말로 그런거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내는 좋지 못한 성품을 지닌 사람도 아닌 그 바르고 선한 언니가..

22년동안 봐 온 언니의 모든 것을 다 본게 아닌가보다. 사람이 한두 가지만을 가지고 모든것을 판단하는건 역시 무리였나보다.

그렇다고 그 단편만을 가지고 언니를 매도하거나 갑자기 내가 언니를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거나 하지는 않을거다. 이런 생각 외의 일이 놀랍고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것 말고라도 언니는 여러가지로 좋은점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2층에 근무하는 두 명의 외국인들이랑 나는 사실 거의 말을 나눠본적이 없다. 오가며 얼굴 맞닿게 되면 가볍게 인사 하는 정도이고 2층에 일이 있어서 올라가더라도 일부러 말을 섞어본적이 없다.

두 명 다 우리나라 사람과 결혼을 했다는데 한 명은 아이가 둘이고 한 명은 아이가 없단다. 아이 엄마는 귀화를 했고 아이가 없으면 귀화가 안된다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그 둘은 나이가 30도 훨씬 넘었고 우리나라로 온지도 오래된단다. 이제는 이곳이 어색하거나 불편한 곳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8-11-05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8-11-06 13:17   좋아요 0 | URL
그거 알면 도 튼 사람이게요? ^^
우리 모두 그렇게 부족한채로 서로 채우며 사는거지요.
(건방지게 말은 잘 합니다..;;;)

울보 2008-11-0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동감이요
사람속은 알다가도 모를일리라니까요,
내가 어느 정도 저 사람을 안다라고 말하면 안되겠더라구요,
저도 최근에 많이 느꼈는데,,

무스탕 2008-11-06 13:18   좋아요 0 | URL
진짜 모르겠더라구요.
많이 느끼면 그것도 서러운건데..
조금만, 가끔가다 느낄정도로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하늘바람 2008-11-05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뼈저리게 절감하죠

무스탕 2008-11-06 13:19   좋아요 0 | URL
으.. 그런거 뼈에 묻지 마세요. 그냥 털어버리세요.
그려.. 그런가부다.. 그렇게요.
쫌팽이라해도 좋으니까 속 시원해 질수 있으면 응징도 하구요 ^^;

순오기 2008-11-05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 했지요.
그런데 남의 속만 모를까요? 내 속을 내가 모를때도 있던걸요~ㅜㅜ

무스탕 2008-11-06 13:20   좋아요 0 | URL
가끔 하는 말이 머리 뚜껑을 열어서 뇌 속을 들여다 보고 싶을때가 있는데 그러면 뭔가 보일까요?
참 남의 속이건 내 속이건 어려운건 마찬가진가봐요..

마노아 2008-11-05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 우리나라에 와 있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얼마나 삶이 고단할까요. 그 선하다는 사람조차도 이럴진대 말입니다.ㅜㅜ

무스탕 2008-11-06 13: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사무실에 중국 조선족들이 많이 옵니다.
그들을 보면 참 안됐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하여간 그래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런 대접 받았던 적이 얼마전까지고 지금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타인에게 같은 대접을 해서야 어디서 누구에게 화난 소리를 하겠어요?

후애(厚愛) 2008-11-0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종차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는 솔직히 이해를 못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아래층에 흑인내외가 사는데 가끔씩 마주칠 때가 있어요. 제가 웃음으로 인사를 하는데도 인상을 팍 찌푸리고 외면을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저 그럴러니 했는데 두 세번이나 그러니 기분이 나쁘더군요. 갑자기 미국 LA폭동이 생각이 납니다.
왜 한국인과 흑인들의 사이가 안 좋은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왜 그리 외국인들을 싫어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말이 너무 많았네요.^^;

무스탕 2008-11-06 13:24   좋아요 0 | URL
어므낫~ 무슨 말씀을요?! 우리 수다수다 그런거 막 좋아해요 ^^

정말이지 저도 모르겠더라구요. 왜 흑인들이 한국인들을 싫어할까요?
자기들 밥그릇 빼앗는다고 생각을 해서일까요?
제대로 표현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흑인 자기들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나 타국에서 서럽긴 마찬가지 일듯 싶은데 말이에요.
다름을 인정하는건 의외로 간단한 건데 그것을 인정하지 안고 멸시하려 하니 서로 힘든게지요..
후애님. 멀리서 맘 고생 아주 안한다고는 못할텐데 이렇게 수다로 푸세요~ ^^*